김광석 본지 편집인.                        
  
  
  ‘수레의 바퀴를 복원하라!’는 지난주 본지 사설에 대해 남해군은 남해군청 간부공무원 일동이라는 이름으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의 요지를 압축하면 본지가 의회와 집행부 사이를 이간질하기 위해 사실을 왜곡했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 군청간부공무원들은 집행부가 군정의 주요사항에 대해 의회와 충분히 논의하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말 집행부는 의회와 사전에 충분히 논의하고 의회의 의견을 행정에 반영하고 있는가?

군청 간부공무원들의 주장대로 “집행부는 의회와 협의하여 사업을 설계하고 추진하며, 의회는 검토하여 조언을 해주고 추진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살피는 등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군민 복리증진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향해 매진하고” 있는가?

군청 간부공무원들이 이런 주장을 하려면 그 한쪽 수레바퀴인 의회도 그렇게 느끼고 만족해야 한다. 의회가 “그렇다”라고 말하지 않는 이상, 군청 간부공무원들이 그렇게 주장하는 것은 스스로 착각을 하고 있거나 진실이 드러나는 것이 두려운 심정의 발로일 것이다.

언론의 비판에 대해 걸핏하면 군청 간부공무원들이 집단으로 신문사를 방문해 항의하고 성명서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는 우리는 딱히 뭐라 말할 수 없는 갑갑함을 느낀다. 집행부가 의회와 함께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듯이 언론도 비판을 기본 임무로 하는 언론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언론의 비판에 대한 군청 간부공무원들의 대응이 이번과 같은 방식으로 몇 차례 반복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군청간부공무원들이 자치시대 지역언론의 역할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이를 좀더 직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군청 간부공무원들이 언제부터인가 비판을 허용하지 않으려는 자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성역! 그 성역은 자치시대인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관은 여전히 비판자에게는 불이익을 주고 협력자에겐 이익을 줄 수 있는 예산배분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정을 집행하는 집행기관이 비판을 허용 않는 성역을 만드는 순간! 그 때부터는 민심으로부터 멀어지기 시작하는 시점이라는 점을 군청 간부공무원들은 명심하길 바란다.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을 잊었는가? 군청 간부공무원들은 선거직 인사권자를 떠받드는 역할만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곧 자치를 망치는 일이요, 인사권자의 앞날을 망치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작은 문제제기라도 그런 문제제기가 어디서 왜 나오는지 마음을 열고 분석하여 인사권자에게 충언으로 고해야 한다. 민심의 흐름과 동향을 소신을 가지고 정확히 보고해야 한다.

의회가 진정한 자치동반자가 될 수 있게 집행부가 협력하라는 본지의 주장이 우리 스스로 말했듯이 현재 삐걱대는 의회와 집행부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의회가 스스로의 위상과 역할을 정립해갈 수 있는 열 가지 이유 중에 한 가지에 불과하더라도, 또는 군청 간부공무원들의 주장대로 설령 본지가 진실을 왜곡했다 하더라도 혹 그런 점은 없는지 성찰해야 하는 것이 도리이다.

이번 성명서처럼 우리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지역언론이 의회와 집행부를 이간질시키려고 했다고 맞받아 치기만 한다면 우리는 정말 민선 3기 군정에 희망을 걸 수가 없는 것이다.

집행부는 이제 갓 새로 출발한다는 자세와 관점으로 의회를 자치수레의 한쪽 바퀴역할을 할 수 있도록 대하라! 의회를 진정한 파트너로 수용하지 않은 이상 집행부가 앞으로 펼쳐갈 주요사업은 ‘읍 시가지·경제활성화와 사업’처럼 의회로부터 예산을 삭감 당하는 사태에 직면하고 말 것이다. 

분명히 말해둘 것은 의회와 집행부를 이간질시켜 남해신문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럼에도 군청 간부공무원들이 스스럼없이 그런 표현을 쓰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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