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없는 전장(戰場) 종자전쟁 현장을 가다>
<‘총성없는 전장(戰場) 종자전쟁 현장을 가다>
  • 정영식 기자
  • 승인 2014.01.1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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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종자 등 종 자원 보호에 정책적 관심을 기울이자

섣부른 시설 투자보다 인적·기관네트워크 활용에 초점 둬야
외부 종자 의존도 줄이고 지역 맞춤형 종자 개발·활용 노력 지속되길

<글 싣는 순서>
①종자, 우리 것에 집중하다 - 충남 당진시 종자은행
②종 자원(種 資源) 확보 노력, 국내 현실은? -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유전자원정보센터
③되풀이되는 남해군 종자 문제, 해법을 모색하다!

올 한해 남해군의 농업 현안 중 가장 세간의 논란이 뜨겁게 일었던 대목은 외지산 종구의 무분별한 유입이 원인으로 지목된 스폰지 마늘 논란과 최근 시금치 발아력 약세 현상 출현으로 인한 시금치 종자 논란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반농반어(半農半漁)의 지리적 특성과 농어업 분야 등 1차 산업 비중이 군내 전체 산업비중의 68%를 차지할 정도로 지역 소득과도 직결되는 농업분야에 있어 농한기 마늘과 시금치는 각각 매년 400억원, 100억원 이상의 소득을 창출하는 중요한 작물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지속적인 이농현상의 심화와 이에 따른 영농인력 고령화로 지역내 주요 농한기 소득작목에 대한 새로운 영농정보의 습득과 개발은 지지부진한 상태에 머물러 있으며 특히 농사 풍흉을 가름짓는 종자(種子)에 대한 관심과 이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음에도 외지산 종구 반입, 종묘회사 의존도가 높은 종자확보 방식으로 인해 매년 대외적인 변수에 의한 논란이 지역내 이슈로 반복되고 있다.
본지는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사 선정에 따른 기획취재 지원을 받아 총 3회에 걸쳐 국내 지자체 및 국가기관에서 추진되고 있는 종자원 확보노력의 현실, 군내 종자원 확보 및 보전 현주소 진단과 더불어 언급한 것과 같이 매년 반복되는 종자 논란을 방지하며 이미 ‘총성없는 전쟁’으로 일컬어 지고 있는 종 자원 확보 경쟁의 중요성에 대한 일선 농가와 농정당국 등 유관기관의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는 기획보도를 이번주 보도로 모두 마무리한다. <편집자주>

▲되풀이되는 군내 종자 논란, 도돌이표 돌림노래!
남해군내에서 재배되는 다양한 작물 중 종자논란이 계속 되풀이되는 지점은 사실상 마늘과 시금치, 두 작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독자들이 이미 수 회에 걸친 본지 및 지역언론 보도를 통해 알고 있는 것과 같이 마늘 작목에서는 일명 ‘스폰지마늘’이라 불리는 불결구 엽상화 마늘의 출현이 잊을만 하면 반복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또 올해 유난히 드세게 들끓었던 시금치 종자 논란도 결국은 종자의 내병성 등 종자 특성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사안이었다.
올해 마늘과 시금치, 두 주요 소득작물에서 예년에 비해 심각한 수준의 가격 하락세가 병행돼 이어진 탓에 이에 따른 농가의 영농의지 상실, 종자 논란으로 인한 책임공방으로 눈에 띄는 손실 외 무형의 손실을 크게 가져온 것이 사실이다.

올해 불거진 이같은 논란으로 인해 각 작목별 원인 분석과 이에 따른 단기적인 해법이 각각 급변하면서 예측하기 힘든 기상 이변의 빈도 증가와 외지산 종구의 무분별한 유입, 군내 토양 특성 등 재배 여건과 제대로 맞물리지 못한 종자의 식재 등으로 원인이 분석됐으며 이에 따른 해법으로 우선 마늘에서는 마늘명품화 기금 운용을 통한 우량종구생산단지 조성, 주아재배단지 확대, 군내 지역별 종구 순환책 도입 등이 거론됐다.
또 시금치 종자 논란에 있어서도 그간 단일품위 유지를 통한 판로 확보 등의 장점이 있긴 했지만 기존 사계절 종자에서 상대적인 약점이 되고 있는 노균성에 대한 내병성 정도 등이 이상 난동, 발아기 태풍 내습 등 기상 조건과 맞물리고 여기에 농가의 관성적인 재배 관행 등이 병합되며 결국 종자 논란이 어느해 보다 심해지는 결과를 불러왔다. 이에 따른 대책으로 현재 주력인 사계절을 대체할 수 있을 품종의 발굴과 적지 재배 권고, 올바른 시금치 재배기술 보급 등 사후약방문, 단기적 처방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처했다.
많은 일선 농업인과 재배 농가에서 자연스레 회상 후 독백처럼 흘러 나온 이야기는 “예전에는 이런 일이 그리 자주 있지 않았는데…”라는 말이었다.


▲생산량·소득논리에 외면당한 토종 마늘, 토종 시금치
왜 이런 농가의 독백이 튀어나오는 것일까? 농업도 산업인지라 소비트렌드의 변화와 새로운 영농기술 보급에 따라 눈에 확연히 드러나지 않지만 시나브로 변화를 거듭해 왔다.
이 과정에서 남해 마늘의 경우 중국 상해산 가정백 종구 도입을 통해 전면적인 종자 갱신이 2회에 걸쳐 대대적으로 이뤄졌고 종구 도입 후 몇 년간은 도입 원종의 우월한 인자가 발현되며 농가소득 향상과 남해마늘의 우수성을 제고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이 사실이다.
시금치의 경우도 상당수 고령의 재배농민들 사이에서 “옛날 토종 남해시금치는 뿌리 색도 지금 키우는 것보다 붉었고 잎수나 작물의 생장력는 비교적 약했지만 습해나 혹한에도 참 강했던 것 같은데…”라는 회고가 나왔다. 지난 2000년대 후반 클러스터 사업의 본격적인 추진과 더불어 남해시금치의 재배면적이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또 소비자 선호도에 맞춰 종자를 선택해 재배하다보니 자연스레 비교 하위에 놓인 옛 남해시금치 종자는 점점 농가의 외면을 받게 됐다.

올해 낮은 시금치 가격으로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긴 했지만 매년 시금치는 가격이나 생산량, 농가소득 측면에서 남해 마늘과의 비교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하며 결국 재배면적 등 외형적인 수치에서 마늘을 능가하는 작목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더더욱 옛 토종 남해시금치의 자취를 찾기 힘든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다시 종자 문제로 회귀해 이번 보도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종자와 지역 재배여건과의 궁합이다. 많은 일선 농업인들의 의견과 같이 과거 남해마늘과 남해시금치는 남해의 토질과 기후에는 비교적 잘 맞았던 종자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전언한대로 농업도 산업이다 보니 농가소득과의 상관성에서 소비지 선호도를 따를 수 밖에 없고 생산량 등 여타 제반 조건과의 경쟁력에서 밀려나면서 토종 종자의 설 자리를 점점 잃어가게 됐다.


▲종 자원 확보의 정책적 가치에 좀 더 주력해야
현재 남해군농업기술센터 뒤편 시범재배포에는 마늘의 경우 각 산지별, 품종별 재배포가 잘 가꿔져 있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남해군내에서 재배돼 왔던 마늘 재래종 포장도 매년 시험 재배포에서 식재, 육종돼 일정 수준의 양은 확보해 나가고 있다.
반면 시금치의 경우 작목 성장세가 급속도로 이뤄진 탓에 종 자원 보전의 가치에 신경 쓸 여유조차 없이 빠르게 토종 시금치 종자의 자취를 감추게 돼 아쉽게도 남해군농업기술센터에서조차 재래 토종 시금치 종자를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앞선 기획보도에서 언급한 종 자원 보전의 가치에 주력해 일선 농가에 혹여 보관돼 있을지 모를 종자 확보에 정책적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충남 당진의 사례에서 보듯 다양한 토종 종자의 확보가 향후 지자체의 농업 미래를 결정지을 수 있는 자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적·기관네트워크 활용에 주력하길…
그러나 여기서 다시 상기해야 할 부분은 농업유전자원센터 관계자들의 조언과 같이 단순히 종자를 보관하는 것에 그치는 지자체의 관심이나 저온저장시설 하나 달랑 갖춰 종자를 보관하는 ‘창고형’ 종자 보존 방식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당진시농업기술센터 김선호 종자개발팀장의 언급과 같이 종자 가치는 단순히 보관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종자의 가치를 확인하고 이를 활용하는데서 비롯된다는 조언과도 맥을 같이 한다.
그런 점에서 남해군의 종 자원 보전에 대한 정책적 관심을 환기시켜 이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의 토대를 갖추고 향후 군내 토종종자 보전 및 활용, 이를 통한 종자 논란의 재현을 막기 위해서는 현재 시행 또는 추진되고 있는 우량종구 생산·증식단지 조성 등 단기적인 대책과 처방이 아닌 지속적인 우량종구 개발·보급 시범단지 조성이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고 인력 및 예산 소요가 큰 부분은 농업진흥청 산하 각 과학원 등 원종 확보에서 육종 및 보급까지 담당하는 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남해군에서 도입·시행될 필요가 있는 부분은 이들 기관을 통해 보급된 종자가 우리 지역 재배 여건에 적합한지를 끊임없이 시험하고 갈수록 심화되는 기상이변과 이에 따른 재배여건 변화에 신속한 대체 품종을 제시해 안정적 종자 공급의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마무리하건대 이번 기획 연재의 취지는 남해군내 산업 분포 중 농업이 60% 이상을 상회하는 비중있는 산업분야인 점을 감안해 이미 전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종 자원 보호의 가치에 정책적 관심을 환기시키는 차원이고, 되풀이 될 수 밖에 없는 종자논란에 대비한 대체 품종 발굴과 시험 재배,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농업 전문인력 양성과 이 전문인력과 연계된 지역내 우수·선도 농업인 지원 등 행재정적 지원이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차원이다.
모쪼록 부족한 사례 분석과 객관적 데이터를 내포하지 못한 보도이긴 하나 본 기획보도의 취지가 정책 단계의 검토 및 계획 수립단계에 작은 영향이라도 미쳐 군내 농업의 안정적 발전 기반 확보와 종자 논란으로 인한 무형의 손실을 줄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정영식 기자 jys23@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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