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①남해 설립예정 기숙형 거점중학교는 무엇인가?
②전국 기숙형 거점중학교 현재까지 운영과 성과는?
③남해에 맞는 기숙형 거점중학교가 되려면

젊은 층의 외지 전입 증가, 이농(離農) 현상으로 전국의 모든 농어촌의 고령화는 갈수록 심화되는 추세다. 단연 젊은 층의 농어촌 지역 유출은 학령자원의 감소로 이어졌고, 이는 자연스럽게 초·중학교의 학생 수 감소로 귀결됐다. 남해군 또한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30%이상인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같은 문제를 직면하게 됐고, 과거 군내 학교만 30개교가 있었던 이야기는 어르신들에게만 아련한 추억으로 남을 정도로 많은 면 지역 학교들이 통합되거나 폐교됐다. 교육부는 이 같은 이농현상과 이에 따른 학령자원 감소의 대안으로 농어촌 지역의 기숙형 거점중학교 설립 카드를 꺼내 들었고, 남해군도 이 교육부 방침과 정책방향에 따라 최근 군내 한 지역에 1개소 설립에 합의하고 2016년 개교를 목표로 교육부 중앙심사만을 통과하면 되는 상황을 맞고 있다.
본 보도는 이같은 군내 기숙형 거점중학교 설립까지의 추진과정을 반추해 보고 국내 1·2호 기숙형 거점중학교인 충북 속리산중학교와 오성중학교의 운영성과 및 설립과정에서 나타난 제언들을 살펴봄으로써 군내 거점중학교 설립과정에 이해와 도움이 될 정보들을 제공하기 위한 기획의도를 띠고 있다.
또 본 취지를 통해 향후 설립될 군내 기숙형 거점중학교의 모델을 제시하고 설립과정 중 발생할 수 있는 갈등요인을 미리 분석해 갈등요인을 선제적으로 해소시키는 대안을 제시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향후 학력인구 추세에 따른 학생 수용 준비
앞선 보도에서는 군내 기숙형 거점중학교 설립배경과 논의를 살펴보며 설립에 해당하는 대상학교를 중심으로 이야기 했다면, 이제는 그 일부지역을 넘어 남해군을 대표하는 기숙형 거점중학교가 되기 위해서 준비·고려해야 되는 사항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먼저 향후 학력자원 추세에 비춰봤을 때 거점중학교 설립대상으로 우선 선정된 남수·물건·고현중학교가 다른 학교에 비해 감소추세의 폭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된 것이지, 다른 지역의 학교는 학력인구 감소추세가 없어서가 아니다.
남해교육지원청의 ‘남해지역 중학교 중장기 수용계획’에 따르면 5년 뒤인 2018년에는 공립의 경우 미조·설천중학교는 전교생이 각 45명, 32명으로 50명도 되지않고, 사립의 경우 전교생이 해성중 37명, 창선중 55명, 이동중 36명, 상주중 17명으로 잠재적 폐교위기에 맞닿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즉 장기적으로 삼동면 일원에 설립될 기숙형 거점중학교는 현재 설립대상학교 이외의 학교학생을 수용 할 수 있는 계획도 마련해야 한다.
여기서 거점중의 수용은 군내 모든 지역의 학생이 거점중을 찾아 올 수 있도록 학구를 풀어두는 것을 기본으로 전재하지만 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는 건 사실이다. 


거점중학교 설립대상지 외 군내 공·사립 중학교에 자녀를 둔 학부모를 만나 취재한 결과,
장기적으로 폐교위기를 비켜갈 수 없다는 점과 질 높은 교육이 이어져 소규모학교의 발전이 이뤄지기에는 학교의 재정 부족을 부인 할 수 없다고 한다.
이러한 현실에 학교의 본질이자 목적인 교육이 흐려져 가는 소규모학교 보다는 기숙사생활에서 오는 문제와 인성교육 부족문제가 지적되더라도 기본적인 학교의 본질에는 부족함 없는 거점중학교가 학부모의 눈길을 끄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군내 모든 부모의 뜻이 거점중으로 모여 있는 가운데 학구를 자유롭게 푼다면 거점중을 제외한 다른 소규모학교는 더 자연스럽게 학생 수가 줄어들 것이고 기존보다 빠른 시간에 폐교에 도달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며, 거점중을 선호하고 자녀를 보내고 싶은 뜻은 강하지만 선뜻 나서지도 못하고 있다.
또 현재 교육부에서 추진하는 기숙형 거점중학교는 공립학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재단으로 운영되는 사립학교는 학교의 적적할 통폐합보다는 학교의 존립에 더욱 무게를 주고 있어 사실상 기숙형 거점중학교로 통합되는데는 어려운 점이 있다.
또 교육법상 사립교육법과 공립교육법에서 오는 차이점으로 인해 학구지정 및 통합 등 거점중학교 운영에는 어려움이 존재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청과 각 공·사립학교 그리고 학부모의 지속적인 논의로 학생에게 교육적 혜택이 돌아가지 못하는 일은 없도록 준비할 필요가 있다.
 
▲신규교사 양성소 오명 이어지지 않도록 강사진 확보 필요
일반적으로 농어촌의 대부분 학교가 겪는 고충으로 유능한 교원확보가 매번 손꼽힌다. 이미 남해를 비롯한 농어촌은 ‘신규교사양성소’라는 타이틀을 벗어 던지지 못할 만큼 경력직 교원확보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교육부에서 도서산간지역 및 농어촌의 학교를 벽지·준벽지 지역로 지정해 가산점을 제공한다고 해도 농어촌으로 유입되는 경력직 교원의 빈도는 그렇게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군내 설립될 기숙형 거점중학교 또한 이러한 우수교원확보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군내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원들과 같이 아마 2016년 거점중학교에 근무할 교원들도 대부분 남해에서 자취하거나 인근 전세로 남해에 머물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필요하다면 교원의 복지확대를 통해서라도 교원확보에 주력해야 된다.
신설될 거점중학교가 체육시설, 목욕탕, 실험실 등 하드웨어는 빠짐없이 완벽하게 갖췄으나, 학생을 지도할 교사 즉 소프트웨어가 없는 상황만큼 최악의 경우는 피해야 할 것이다.
또 교원확보와 함께 학교를 이끌어 갈 총 책임자인 교장 선정에 있어서 공모제를 통해 실력과 열정을 겸비한 수장을 둘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야 한다.

▲기숙사는 유연하게, 인성프로그램은 남해만의 특성 살려서
기숙형 거점중학교가 설립 시 군내 학부모를 비롯한 지역민의 가장 많은 지적을 받은 부분이 기숙사 생활로 인한 가족과의 단절, 이로 이어지는 인성교육의 부재다.
우리는 앞서 충북의 오성중학교와 속리산중학교의 기숙사 생활과 운영방법에 대한 차이를 발견 할 수 있었다. 기숙사 생활을 자율에 맡기는 오성중학교, 필수인 속리산중학교. 각 학교별 기숙사운영방법에 대한 특징이 있어서 무엇이 ‘좋다’, ‘나쁘다’고 표현할 수 없지만, 군내 기숙사운영방법에 대해서는 설립이전 학생 및 학부모와의 의견교류를 통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특정 방법을 지정하는 것 보다는 상황에 맞는 유연성으로 기숙사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


또 앞선 거점중학교 선진학교에서 인성교육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보면 대부분 1학생 1악기, 1스포츠 활동 외에도 다도교실, 검도교실 등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오성중학교의 경우 기존 통합대상인 감물중학교에서 운영하고 ‘풍물패’를 그대로 이어받아 연계 진행해 학교만의 특색으로 자리했고, 속리산중학교의 경우 교육부에서 허가하는 오케스트라단을 구성해서 현재 전국대회에서 뒤처지지 않는 실력을 선보이며 자리 잡고 있었다.
앞서 지켜본 학교보다 바다로 둘러싸인 보물섬 남해라는 지역적 특성을 살려 다른 곳에서는 할 수 없는 프로그램을 운영, 개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요트나 카약 등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활동으로 이어 갈 수 있는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

이번 기획취재를 통해 군내 기숙형 거점중학교 설립논의해서부터 전국의 1, 2호 기숙형 거점중학교의 설립논의과정, 교육과정 및 프로그램, 기숙사생활 등을 살펴봤다. 최종적으로 앞 사례를 중심으로 남해에 설립될 기숙형 거점중학교를 준비함에 있어 사전에 발생할 수 있는 갈등요인을 분석하고 몇 가지 제안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논의되어야 할 문제가 수없이 많이 남아 있다. 현재 거점중학교 설립에 대해 해당 지역의 주민 혹은 학부모를 제외하고는 자세한 내용도 모르는 군민이 대부분이다.
이제는 기숙형 거점중학교가 이제는 단순히 그 지역문제만이 아닌 군 전체의 문제임을 인식하고, 관심을 가져 최종 군내 기숙형 거점중학교가 설립되기 전까지, 지속적인 정보공유 및 의견교류로 남해만의 특성을 가진 학교가 되도록 준비해 나가야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김인규 기자 kig2486@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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