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일과 3일에 걸쳐 개최된 김만중 문학상 시상식과 이어서 개최된 김만중문학제에 김만중문학상 운영위원 자격으로 참석하였다. 지난해에는 하루 전에 개최된유배문학관 개관 기념식과 운영위원회에 참석하고 뒷 날의 시상식에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하여 아쉬웠다. 올해는 11월 1일에 회의도 없었고 부산에서 개최된 시의날 행사에 순서를 맡았으므로  남해문학회 행사에는 화환만 보내고 11월 2일과 3일에 참석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남해로 가는 버스가 남해터미날에 도착하기 직전 미리 도착한 남면 출신으로 문학상 심사에 참여한 백시종 소설가의 전화도 받아 오랜만에 만나 많은 이야기도 나눌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감으로 유배문학관에 행사 시작 30분 전에 도착하였다.
  시상식 전에 김주영 작가와의 대화라는 형식의 문학강연에서 대상 수상작 <잘가요 엄마>에 대한 원로 작가의 진솔한 작품 창작의 변에 대하여 들을 기회를 마련한 점이 돋보였으며 지역 문학독자들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하였다고 볼 수 있는 순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잘가요 엄마>는 김주영 소설가의 대표작인 <객주>나 <천둥 소리>등에 비하여 스케일이 큰 장편소설은 아니다. 그러나 그의 자전적 소설로 자기의 가족사를 고백하였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소설이고 쓰기 힘든 소설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의 자작의 변을 통하여 그러한 점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래서 대상은 반드시 공모제가 아닌 심사제라고 끈질기게 주장한 필자로서는 어느 정도 성공적인 선정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년에는 김주영 소설가도 말했듯이 원로 작가보다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하여 문학사에 위치를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으면서 더욱 문제작을 창작할 중견작가의 작품이 대상작으로 선정되었으면 하는 기대도 갖게 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이 순서 말고는 개선되어야 할 점이 많은  김만중문학제였음은 비단 필자만 느낀 점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 개선방안에 대하여 몇 가지 지적해보기로 한다. 우선 김만중문학제라고 해서 계속 김만중의 한시 번역을 낭송하는 점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낭송자가 군의원과 문화원장이라는 것 역시 지나치게 관 주도 행사라는 우려를 더 할 수 있는 선정이었다. 우선 김만중의 한시는 한 편 정도  낭송하고 낭송은 지역 시 낭송전문가나 문인들에게 맡기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김만중을 기리는 시를 이미 김만중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을 초청하여 자작시를 낭송하게 하거나 그들의 작품 중에 골라 낭송 전문가가 낭송하는 것이 더 유익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학제에 간혹 음악이 곁들여지기는 한다. 그러나 그것은 오로지 문학을 도와주는 차원이라야 되지 그것이 오히려 주인행세를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이번 김만중문학제는 문학보다 음악에 치중한 공연이었다. 음악은 안치환  가수의 초청 하나로 족하였다. 안치환 가수의 선곡의 태도는 다른 대중가수보다 안목이 있었다. 이렇게 문학에 음악공연이 등장할 때에는 그 분위기에 맞는 선곡이 돼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분위기에 맞는 선곡일지라도 그 것이 많으면 공연의 성격상 음악이 문학을 압도하게 되는 것이다. 차라리 학생 백일장 입상자들의 낭송이나. 지역 문인들의 시 낭송 혹은 김만중 관련 시를 노래로 작곡하여 합창으로 한 두 곡 부르는 것이 더 감동적이고 격에 맞는 것이다. 충북 옥천군의 경우 <지용제>의 일환으로 그러한 프로그램을 오래 전부터 개발하였다.
 김만중문학상의 연장선상에 김만중문학제가 더욱 유기적이 되려면 대상수상작가와 작품에 대하여 좀더 집중적으로 조명할 필요가 있다. 작가의 자작의 변이나 작가와의 대화도 본격적인 비평가와 작가와의 대화를 심도 있게 하여야 하며, 작품론을 발표하는 것도 뜻 있는 일일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를 문예지와 연계하여 지상에 발표하는 것이 또한 남해군의 홍보에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그리고 같은 단체가 매년 참가하여 주인 형세를 하게 되면 지역 문인들이나 지역을 연고로 한 문인 단체가 소외되어 결국 문학제 자체가 문제가 생기게 된다. 따라서 내년에는 이러한 점에 대하여 고려를 해야 할 것이다. 김만중문학상운영위원회가 완전 민간주도가 되고 지역문인들과 출향문인들 그리고 김만중기념사업회가 힘을 모아 김만중문학제 추진위원회가 조직되고 그 단체가 주도하여 김만중문학제의 규모를 더욱 확대하고 각 행사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앞에 지적한 문제점도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끝으로 좀 다른 주제지만 김만중문학 혹은 유배문학과 관련 있는 일이라 언급하기로 한다. 남해신문에서 지적하고 있는 임종욱 작가의 유배문학 관련 고전의 번역작업과 결과물의 출판에 관한 글에 전적으로 동감하는 바이다. 필자 역시 귀중한 자료를 어렵게 번역하여 비매품으로 책을 발간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왜 그렇게 되었는가 진상도 밝히고 앞으로는 제대로 된 출판사에서 정가가 매겨지고 출판등록 절차를 밟은 책으로 발간되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그리고 임종욱 작가는 김만중문학상이 발굴한 소중한 인재이다. 그에게 그 자질에 맞는 자리를 마련하여 남해사랑에 대한 열정을 지속시키는 것 역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김만중문학제가 끝나고 나서 회식자리에서도 유익한 이야기가 많았다. 그리고 남송가족호텔에서 백시종 소설가와 한방에 자면서 문학의 섬으로서의 남해의 방향, 김만중문학상과 문학제 등에 대하여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앞으로 두 사람이 뜻과 힘을 모아 문학을 콘텐츠로 한 남해군의 발전방향에 노력하자고 다짐을 했다. 이 점 역시 이번 방문의 큰 성과였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