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료 징수 등 수익축제로의 가능성, ‘축제경영’ 개념 도입 필요
주한독일대사관 등 유관기관 유대 지속성 확보 노력해야

지난 4~5일 삼동면 독일마을맥주축제는 예년 축제에 비해 풍성하고 또 다양한 프로그램 구성으로 군민과 향우는 물론, 올해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에게도 축제의 참신함과 특별함을 인정받으며 전반적인 호평 속에서 마무리됐다.
본지는 지면 사정으로 인해 충분히 다루지 못했던 독일맥주 축제 평가와 내년도 더욱 나은 축제로의 발전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군민과 향우, 방문객 등의 의견을 종합해 세부프로그램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전반적인 축제의 지향점을 제안해 보려한다.

▲“근처에 현금지급기 없나요?”
“근처에 현금지급기 없나요?”. 지난 독일마을 맥주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흔히 들을 수 있는 질문 중 하나가 이 말이었다.
이미 상당수 독자들도 체감하고 있듯이 국내외 여행시 현금을 이용한 지출보다 신용카드 등을 이용한 관광비용 지출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실정.
국내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관련 통계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여행경비의 신용카드 이용빈도 및 현황을 조사한 한 카드사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 카드사의 발급 카드를 이용한 국내 외국인 관광객들의 카드 사용 관광경비 지출액은 지난해에만 24억 달러로 전년에 비해 10%가량이 늘었고 매년 외국인 관광객들의 카드이용 규모는 커지고 있는 추세로 조사된 바 있다.
다수의 국내 관광객들도 현금을 소지하는 규모는 줄이고 신용카드를 이용한 관광 경비 지출이 늘고 있는 추세인 점을 감안할 때 내년도 독일마을 맥주축제에서 시급히 보완, 개선해야 할 점 중 하나가 관광객들의 현장소비 유도를 위한 편의시설의 확충이다.
이미 남해군의 대표축제인 마늘축제에서는 이동식 현금인출기 설치 등으로 축제장 방문객들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현재의 현금 위주 결재방식을 그대로 이어가더라도 내년에는 우선적으로 이동식 현금인출기의 현장 설치는 시급히 도입되야 할 부분이다.
또 앞서 언급한 신용카드 이용 빈도 증가세를 뒷받침 하기 위해서는 내년도 축제장내 휴대용 신용카드 단말기 등을 설치해 맥주 교환권으로 결재가능한 시스템의 도입 등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축제에 경영마인드를 도입하자
이번 독일마을 맥주축제 이후 남해군이 잠정 추산한 현장 판매액은 행사장내 맥주와 소시지세트 등 10개 품목에 약 1억3840만원으로 전년 1억375만원에 비해 33% 가량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단 이틀간의 행사로 주최측 추산 5만명의 방문객과 1억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데도 불구하고 독일마을 맥주축제로 인해 남해군과 인근 상권에서 유발되는 체감 수익은 그리 크지 않다.
주최측인 독일마을 축제위원회의 판매수익은 마을 내부의 수익에서 그치고 이를 후원하는 남해군으로서도 축제로 인한 실시예산 투입 대비 거둬 들이는 수익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
남해군은 우선 올해까지 4회에 걸친 맥주축제 추진 경험과 수익률 분석 결과를 토대로 내년도 맥주축제의 입장료 징수 등 수익형 축제로의 전환을 신중히 모색하겠다는 내부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이미 강진청자축제를 비롯해 상당수 지역축제들이 입장료 징수 등을 통해 수익형 축제의 틀을 이어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독일마을 맥주축제의 수익형 축제 전환 검토가 성급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수익형 축제로의 전환에 선행돼야 할 몇 가지 검토사항에 대해 충실한 내부 검토가 이어져야 한다.
가장 우선 전제돼야 할 것은 “내 호주머니를 털 수 있을 정도의 가치 있는 축제인가?”라는 질문에 긍정적인 답변이 올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프로그램의 내실화는 기본적으로 전제돼야 하고, 타 지역축제나 이벤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일마을 맥주축제만의 유니크함이 더욱 세련되고 차별화된 방향으로 업그레이드 되야 한다.
또 실제 방문객들이 축제 자체의 가치를 제외하고 “얼마의 입장료라면 만족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답을 준비해야 한다.
실제 상당수 지역축제는 여전히 관 주도의 실시예산 지원 기반을 토대로 이벤트형 무료 축제의 경우가 많다. 이같이 ‘공짜’로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많은 현실에서 무리한 수익형 축제로의 전환은 이벤트형 무료축제에 길들여진 국내 관광객들의 반발과 외면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러나 ‘버리는 돈’으로 생각되는 입장료를 다시 방문객들에게 되돌려 주는 형태로 심리적인 완충장치 마련한다면 독일마을 맥주축제는 수익형 축제로서도 손색없을 정도의 상당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성인 1인 기준 7천원의 입장료를 받는다면 입장권과 함께 5천원의 맥주 교환권을 함께 줄 경우 실제 관광객은 축제 입장료로 2천원의 비용만 들인다는 생각에 심리적 반감은 줄어들고 자연스레 5천원의 현장 소비 촉진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또 2천원의 입장료 수익은 지역축제의 공익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내년도 축제예산의 기금형태로 적립해 재투자하는 조건이나 사회환원사업을 통한 기탁 등의 조건을 내건다면 자신의 지갑에서 나온 2천원의 입장료를 아까워하는 방문객들의 심리적 저항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지난호에서 언급했던 스폰서십의 발굴로 인해 안정적인 실시예산 확보의 외연 확대까지 병행된다면 맥주축제의 수익형 축제 전환도 한층 수월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한독일대사관 등과의 지속적인 유대 강화돼야
특히 올해 독일마을 맥주축제에는 롤프 마파엘 주한독일대사의 방문으로 독일마을 맥주축제의 격 또한 한 단계 높아지는 성과를 거뒀다. 독일마을에서 열리는 맥주축제에 주한독일대사가 초청됨으로 인해 유발되는 이른바 이벤트에서의 ‘VIP 효과’다.
국내 유일의 독일 광부 및 간호사 귀향촌이라는 독일마을의 특성을 감안할 때 주한독일대사관이나 주한독일문화원 등 독일마을 맥주축제의 격을 높여줄 수 있는 이들 기관·단체의 참여와 협조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전해지는 축제의 신인도 제고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올해 주한독일대사 방문을 계기로 이들 기관·단체와의 지속적인 유대, 또 이 창구를 활용한 파급효과 증대에 남해군 등 독일마을 축제위원회의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
또 여러 차례 강조했던 것과 같이 국내에 진출한 다수의 독일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스폰서십 유치와 프로모션 유치에 있어 주한독일대사관이나 독일문화원 등은 남해군이 단독으로 접촉했을 때 유발될 수 있는 교섭능력 이상의 신뢰성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주한독일대사의 방문 이후 지속적인 유대 강화 필요성에 더욱 무게를 더해 준다.
<다음호에 계속>
/정영식 기자 jys23@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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