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크한 독일맥주축제의 성공 기반과 자산 유지 필요

지난 4~5일 삼동면 독일마을맥주축제는 예년 축제에 비해 풍성하고 또 다양한 프로그램 구성으로 군민과 향우는 물론, 올해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에게도 축제의 참신함과 특별함을 인정받으며 전반적인 호평 속에서 마무리됐다.
본지는 지난주 지면 사정으로 인해 충분히 다루지 못했던 독일맥주 축제 평가와 내년도 더욱 나은 축제로의 발전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군민과 향우, 방문객 등의 의견을 종합해 세부프로그램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전반적인 축제의 지향점을 제안해 보려한다.

▲‘입소문’이 만든 독일마을 맥주축제의 성공
먼저 올해로 네 돌을 맞은 독일마을 맥주축제는 축제장을 처음 찾은 관광객들에게는 아름다운 독일마을 전경과 주변 경관, 이색적인 축제로서의 볼거리들을 다양하게 제공하며 군내 여타 축제보다 더 나은 평가와 반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지난해는 물론 다소 의도된 주최측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 노력이 별다르게 진행되지 않았음에도 상당수 외국인 관광객들이 양일간 축제장을 찾은 것을 볼 때, 독일마을 맥주축제의 인지도가 국내 관광객을 넘어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들에게도 상당한 높은 수준임을 미뤄 짐작 가능케 했다.
축제기간 중 현장에서 만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독일마을 맥주축제의 정보를 어디서 얻었는지를 탐문한 결과, 대다수 응답 외국인이 ‘친구 또는 지인의 소개’나 ‘지난해 맥주축제를 찾았던 외국인들이 국내 체류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커뮤니티’등을 통해 축제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고 답변했다.
한반도의 남쪽 끝 그것도 작은 시골마을인 독일마을에서 개최되는 지역축제에 외국인 관광객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맥주축제의 힘은 단연 이색적이고 이국적인 독일 현지의 맥주축제를 벤치마킹해 이 곳에서만 가능한 축제로 특화시킨 것이 크다.
그리고 이같은 외국인들의 답변을 유추해 볼 때, 외국인들도 국내 관광객들의 관광실태조사나 동향조사와 같이 축제 또는 관광 정보 제공처로 ‘입소문’에 의존하고 신뢰하는 편향이 강함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였다.
외국인 뿐만 아니라 이곳을 처음 찾은 국내 관광객들은 일단 ‘남해 여행’을 계획단계에서 독일마을 방문일정을 포함시킨 경우가 대다수였으며, 여행 계획 수립시 맥주축제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 일정을 맞춘 사례가 흔했다.
창원에서 여자 친구와 함께 왔다는 20대 후반의 이강훈 씨는 “독일마을 맥주축제가 열린다는 것은 오래전에 알았는데 막상 처음 와 보니 주변경관과 잘 어우러진 행사장 구성과 분위기에 만족스러웠다”고 평가한 뒤 “와서 알게 된 거지만 내년에 주변 건물들이 다 지어지면 더욱 안정되고 재미있는 축제가 될 것 같다”며 내년에도 축제 시기에 맞춰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이 씨는 내년에는 친구들과의 단체 여행도 괜찮을 것 같다며 돌아가면 주변 친구들에게 맥주축제를 알려야 겠다는 의견도 전했다.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참여, 성공한 축제의 기본
이같은 현장반응에 더해 축제를 좀 더 전문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의 평가는 어떨까.
올해 독일마을맥주축제 현장에 많은 자원봉사자와 진행요원을 투입해 축제 운영의 큰 몫을 차지했던 남해대학 관광과 김석영 교수는 축제 첫 날 현장에서 간단히 본지 취재기자와 가진 대화에서 “독일마을 맥주축제는 성장 잠재력이 무궁하고 또 성공할 수 있는 기본을 갖춘 축제로 변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의 이같은 평가내용을 좀 더 내밀히 살펴보면 맥주축제는 독일마을이라는 지명과 마을 조성취지는 대한민국 그 어느 곳에서도 벤치마킹할 수 없는 유니크(Unique, 유일무이함 또는 독특함)한 축제라는 특성을 태생적으로 안고 있다는데 있다. 또 김 교수는 이같은 독특함을 토대로 한 가지 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점은 비록 상당수 준비와 진행에 관(官) 주도의 냄새를 지우기 힘든 현실적 한계는 있지만 매년 축제에 독일마을 주민, 즉 축제의 기본적인 구성원인 지역주민들이 소세지 판매 등 별도의 수익부스를 운영하고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일본의 대표적인 축제들은 대다수 마을축제인 ‘마쓰리’에 기원을 두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대다수 성공한 일본축제들의 성공요인을 꼽자면 적극적인 지역주민의 참여와 능동적인 운영, 이를 바탕에 둔 축제의 지속적인 동력확보를 꼽는 것이 학계의 공통된 평가라며 맥주축제가 이같은 유형을 띠고 있는 점에 후한 점수를 매겼다.
그러나 상당수 독일마을 주민들이 고령화 되어가고 있는 점 등은 축제의 지속적인 동력을 이어가기에는 힘든 상황으로 점차 이어지고 있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축제의 외적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브레인스토밍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집객’을 위한, 스폰서십 유치를 위한 노력 이어져야
지역축제에서, 특히 방문객 수 및 축제로 인해 파급되는 지역경제 활성화 정도는 축제를 축제 자체로만 즐기는 외국의 사례와는 달리 국내의 대다수 지역축제, 특히 행정주도의 지역축제에서는 도외시 할래야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의도적으로 피하려 해도 축제의 성공여부를 방문객 수의 증감추이로 평가하고 또 축제로 인해 발생한 수익, 통상 지역경제 유발효과로 일컬어지는 수치 평가에 치중할 수 밖에 없는 탓에 이는 축제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이들에게는 ‘숙명’과도 같이 따라다니게 된다.
그렇다면 무엇이 필요할까. 독일마을 맥주축제의 인지도를 지속적으로 높이고 많은 집객(輯客)을 위한 이벤트 발굴, 이와 더불어 축제의 재정적 부담을 덜어주고 축제의 내실을 높여갈 수 있는 스폰서십 유치의 노력이 경주돼야 한다.
국내 상당수 대형축제들의 경우만 살펴보더라도 고객인 방문객들에게 축제의 신인도를 높이고 홍보를 위한 전략 마련 차원에서 대중에게 인지도가 높은 대기업 또는 공기업, 그리고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는 성격에서 주관방송사들을 선정해 축제 후원사로 선정한다.
‘축제의 성공과 예산은 정비례한다’는 국내 축제의 불편한 통설을 알고 있으면서도 남해군은 열악한 재정상황으로 인해 제대로 된 축제의 외형을 갖출 수 있을 만한 예산을 지속적으로 투입하기는 힘든 여건이다.
그러나 이벤트 개최시 실시예산의 확보는 지역축제와 같은 이벤트 성공의 필수요건으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정된 재원을 지속적으로 투입하기 힘들다면 안정된 재원확보의 방안으로 기업후원 유치 활동에 전문적인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 채널과 인적자원 양성 또는 확충이 절실하다.
올해 맥주축제에서 깜짝 이벤트로 선보였던 프러포즈 이벤트가 있은 뒤 현장을 찾은 이들에게서 나온 반응은 내년도 맥주축제 집객을 위한 사전 홍보와 축제의 잠재적 고객들에게 방문을 유도하는데 좋은 아이템이 될 것이란 의견도 제기됐다.
매년 맥주축제는 단순히 지역 언론 등 신문광고, 남해군 홈페이지 광고, 페이스북 또는 SNS를 통한 비교적 누구나 예상할 수 있고 손쉽게 할 수 있는 단순한 축제 정보 안내에 국한됐다. 그러나 매번 본지가 마늘축제 평가 또는 여타 지역축제 평가기사에서 강조했던 것과 같이 연중 관광객들에게 축제를 알리고 홍보하고 이 과정을 통해 실제 축제장을 찾게 하는 연중 축제 마케팅은 맥주축제에서도 너무나 필요하고 절실한 일이다.
이번 프러포즈 깜짝 이벤트 뒤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내년에 아예 축제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메인 프로그램 중간 중간 쉬어가는 코너로 전국의 연인들을 대상으로 한 프러포즈 공모전을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튀어나오기도 했다. 일컫자면 ‘독일마을 맥주축제에서 아주 특별한 프러포즈를…’이라는 제목으로 SNS를 비롯한 다양한 홍보채널을 활용, 전국의 연인들에게 관심을 끌 수 있을 기획을 선보인 뒤, 이를 통해 젊은 층의 잠재적 축제 방문객들에게 축제도 홍보하고 아름다운 사연들을 위주로 주무대 행사장에 올려 신선한 볼거리로도 활용하는 방식이다. 또 주무대행사로 올리기 힘든 사연이라도 공모전 대상자들을 추첨해 독일마을 맥주축제 무료시식권 등을 배포하면 자연스레 젊은 층 관광객,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축제장 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다음호에 계속>
/정영식 기자 jys23@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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