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농기센터, “종자 이상 섣부른 판단, 재배여건 복합 고려해야”
발아 불량 포장 재파종 시기, 이번주 넘기면 생육 전망 낙관 못해


▲올해 소립종 파종포장에서 주로 확인된 뿌리썩음병 발생시금치<사진 왼쪽>와 충 발생 포장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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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농가와 클러스터사업단·농업기술센터측의 주장이 서로 엇갈리며,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우선 일부 농가의 주장에 대해 실태 조사에 나선 클러스터사업단 관계자는 “지난해 시금치 종자 공급 부족으로 인해 남해군의 주력품종인 ‘사계절’ 외 타 품종의 종자가 추가 공급된 사례가 있어 올해는 클러스터사업단에서 조기 종자확보를 위해 주력했는데 예상치 못한 농가의 종자 이상 주장 제기로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먼저 전했다. 또 이 관계자는 “올해 군내 일선 시금치 재배농가의 기계 파종 증가로 인해 기존의 대·중·소립 혼합입자를 공급하던 방식에서 입자규격별로 별도 포장해 공급해 농가의 파종 편의를 도우려고 했던 의도가 결과적으로 일부 소립 종자를 공급받은 농가의 발아 부진과 생육장애 발생으로 연결돼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클러스터사업단 측은 “현재 각 단위 농협별로 이같은 발아불량 및 부진의 원인 분석하고 있으며, 군 농업기술센터에서도 농업인 여론동향을 접수해 원인 규명과 대책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종자 이상 아닌 파종 전후 잦은 비와 병해충 발생 증가 영향”
일부 농가의 이같은 종자 이상 주장에 대해 클러스터 사업단과 농업기술센터는 비교적 대동소이한 원인과 분석의견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농가 주장에 대한 양 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포장에 발생하고 있는 생육불량은 연작 및 배수불량에 따른 습해와 세균에 의한 뿌리썩음 등이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특히 평년보다 높은 기온으로 인해 해충 발생이 크게 증가해 조기 파종 농가에 피해가 쏠린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 양 기관은 지난 2011년 군내 시금치 농가 대다수가 피해를 입었던 습해 당시의 상황과 비교하며 당시의 기상여건과 올해 파종기 기상여건을 분석하면 소립종 파종 포장의 생육 불량을 유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 기관의 이같은 분석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2011년과 올해 파종기 전후 강우량 및 평균기온 등 기상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1년 10~11월 강우량 누계는 326.4mm(10월 126.8mm, 11월 199.6mm)로 오랜 기간동안 지속적인 강우가 지속돼 전례 없는 습해로 이어졌고, 올해 추이를 살펴본 결과 강우량 누계는 192.6mm(9월 92mm, 10월 100.5mm)로 파종기 전후로 인해 많은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며 발아 및 생육초반 생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파종기 집중강우로 인해 습해와 비슷한 발아 불량 및 부진을 보이는 곳은 지난 2011년과 같이 주로 논시금치 재배지에서 동일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분석할 때 종자 이상보다는 파종 전후 잦은 비 등 기상여건에 따른 발아 부진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는 양 기관의 설명이다.
기상여건에 따른 원인 분석에 더해 양 기관은 올해 발아 부진현상을 보이는 재배포장 다수에서 병해충이 발생했으며, 이는 평년보다 3~4℃가량 높은 9~10월 기온으로 병해충 세대 단축으로 개체수 번식이 빠르게 진행되는 조건을 형성했고, 이같은 영향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상대적으로 대·중립종에 비해 발아력 및 종자 자체 생육조건이 약한 소립종 파종 농가의 초기 초세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또 일부 농가에서 지난해 종자를 파종한 포장과 올해 공급된 포장을 단순 비교해 종자 이상을 주장하는 의견에 대해서 클러스터 사업단 및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인접한 포장이라 하더라도 토질과 토양 함수율, 배수 정도 등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를 두고 종자 이상을 주장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과 더불어, 소립종 종자의 이상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대중립종 공급이 주를 이뤘던 이동 등 동남해농협 관내 재배포장의 재파종 사례도 없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거듭 일부 농가의 ‘종자 이상’ 주장에 반론을 제기했다.
▲향후 대책과 단기처방책은 없나?
먼저 클러스터사업단을 포함한 일선 농협과 농업기술센터 측은 일부 농가에 국한된 상황이긴 하지만 소립종 파종 농가의 발아 부진 및 불량, 생육장애 발생 원인을 분석하는 한편, 현재 실태조사를 통해 확인된 병해충 발생 포장을 대상으로 신속한 병해충 진단 및 처방을 통해 피해발생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연구기관에 분석을 의뢰해 두고 있으며, 분석결과가 도출되는데로 일선 농가를 대상으로 한 지도·홍보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농업기술센터는 관내 시금치 재배농가에 공급된 종자의 규격별 발아시험 및 파종 후 생육관찰을 통해 일부 농가에서 제기된 종자 이상 주장을 검증·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농기센터는 올해 소립종 파종농가를 중심으로 재파종이 진행되고 있는 면적을 올해 시금치 예상 재배면적인 1400ha의 5% 내외인 약 50ha 정도로 추정하고 실태조사를 통한 자료수집, 원인규명 등 행정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으며, 올해 종자 공급을 담당했던 클러스터사업단도 지역농협장 연석 회의, 실무자 회의 등을 통해 대책을 숙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사계절 품종의 경우 저온에 약한 종자특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재파종은 이번주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고 밝혔으며, 병해충 발생 포장의 경우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무분별한 농약을 살포하게 될 경우, 잔류농약 검출로 인해 전체 남해시금치 이미지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무분별한 약제 살포를 절대 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병해충 피해가 커 약제 살포가 불가피할 경우, 친환경 약제를 살포하되 잔류농약 검출에 대비해야 한다며 거듭 자제를 당부했다.
한편 클러스터사업단 및 일선 지역농협을 통해 올해 공급된 시금치 종자량은 500g 포장단위로 군 전역에 48,100봉이 공급됐으며, 이중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소립종(MS)은 전체 공급량의 49%인 23,500봉이며, 주로 새남해농협 관내 농가에 공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영식 기자 jys23@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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