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과 함께 민족최대의 명절로 꼽히는 한가위가 불과 다음 주로 다가왔다.

민족의 명절이 돌아올 때마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는 향우들이 대거 고향을 찾아 우리군을 방문한다.

어릴 때 뛰어놀던 산과 바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논과 밭... 반가운 얼굴, 친숙한 환경에 고향을 찾으면 언제나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런데 남해에서 태어나고 자란 남해사람인 향우들이 고향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생각 외로 많다.

40대 이후에 고향을 떠난 출향인이라면 우리군에 대해 이곳저곳 잘 알고 있겠지만 진학 또는 취업을 위해 젊은 나이에 고향을 떠난 이들은 태어나 자란 마을과 늘 다니던 곳 말고는 잘 모르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본지는 한가위를 맞아 남해군을 찾은 향우들이 고향의 아름다움을 새기고 돌아갈만한 명소 몇 곳을 소개한다.

한가위가 농번기와 겹치는만큼 연로하신 부모님의 일손을 덜어드린 후 시간이 허락된다면 다음의 장소를 한 번씩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편집자 註>

▲제주 올레길? 남해는 바래길

 

지난 2010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해 3년째를 맞고 있는 남해 바래길은 현재 1코스 ‘다랭이지겟길’부터 8코스 ‘진지리길’ 13코스 ‘이순신호국길’, 14코스 ‘망운산노을길’까지 10개의 코스가 길동무를 맞고 있다. 총길이는 150km에 달하며 바래길의 절경은 물론 주변볼거리도 다양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짧은 역사임에도 대규모 행사인 ‘바래길 가을소풍’을 올해로 3회째 개최할 예정이며 지난 6월에는 제1회 바래길 걷기대회를 열기도 했다.

남해바래길사람들 송홍주 대표는 남면 평산항부터 (구)가천초등학교로 이어지는 1코스 ‘다랭이지겟길’과 가천다랭이마을에서 벽련마을까지 계속되는 2코스 ‘앵강다숲길’, 적량해비치마을부터 동대만휴게소에 이르는 7코스 ‘고사리밭길’을 향우들에게 적극 추천했다.

송 대표에 따르면 1코스 다랭이지겟길 매력은 척박한 생활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산비탈을 깎아 만든 논과 밭 사이로 난 지겟길을 걸음으로써 선조들의 억척스런 삶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2코스 앵강다숲길은 조용한 앵강만에서 고향의 포근함을 느낄수 있는 코스이며 7코스 고사리밭길은 적량마을부터 시작해 고사리밭을 따라 조성된 바래길을 걸으며 푸른초원을 걷는 듯한 낭만과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

 

▲한려해상국립공원, 노도·금산도 좋아

 

한려해상국립공원사무소가 추천하는 명소는 노도와 금산이다.

서포 김만중 선생의 유허가 있는 노도는 그간 정기적으로 운행하는 도선이 없어 섬 주민과 관광객의 출입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지난 11일 정기운항 도선인 ‘노도호’가 출항식을 갖고 정식 운행에 들어감에 따라 출입이 훨씬 쉬워졌다.

노도호 운항 시간은 벽련에서 오전 9시와 오후 12시 30분, 2시 30분, 4시 30분이며 노도 출발시간은 오전 8시 30분과 12시 오후 2시와 4시다. 운임은 성인 4000원, 중·고생 2000원, 초등학생 이하 1000원 선이다.

 

금산은 남해군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지만 최근 개방된 신규 탐방로를 아는 향우는 거의 없을 듯하다.

지난 2일 일반에 공개된 두모계곡 신규탐방로는 두모계곡부터 부소암을 거쳐 복곡헬기장에 이르는 2.8km 구간으로 한려해상국립공원측은 지난 2011년부터 사업비 2억여원을 투입해 목재데크와 안전난간, 종합안내판 등 안전·편의시설을 조성했다. 특히 이번 탐방로에는 남해군이 최근 역점추진중인 서불과차 프로젝트의 핵심인 남해양아리석각과 진시황의 아들 부소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부소암이 있어 전설을 따라 금산의 절경을 즐길 수 있는 좋은 코스다.

 

▲대마도가 있는 덕월마을, 모세의 기적 문항마을

 

일본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도 대마도가 있다. 남면 덕월아이펀마을에 딸린 무인도인 대마도는 ‘무인도 조개캐기 체험’의 최적지다. 경험 없는 사람이 들어가도 주먹만한 우럭조개를 한 바구니 가득 캐 나올 수 있고 운이 좋으면 문어와 해삼 등 귀한 해산물도 채취할 수 있는 대마도는 해산물과 함께 무인도의 낭만과 신비함까지 경험할 수 있는 체험의 명소다. 다행이 이번 추석에는 물때가 좋아 무인도 방문을 원하는 체험객들이 있으면 추석당일에 한해 배 운항이 가능하다고 하니 관심있는 향우들은 대마도에 들러 무인도가 선사하는 재미에 흠뻑 빠져들어도 좋겠다.

 

또한 설천면 문항마을의 작은섬인 상·하장도에서는 ‘모세의 기적’을 경험할 수 있다. 한국판 모세의 기적으로 유명한 진도의 경우 지난 1975년 프랑스 대사를 지낸 피에르 랑디가 자국 신문에 소개한 뒤 세계적인 화제가 됐는데 문항마을에서 연출되는 ‘모세의 기적 역시 본지를 포함한 언론·방송에 수 차례 소개된 바, 전국의 남해향우들께서 홍보에 관심을 가져 주신다면 언젠가 진도에 버금가는 바닷길의 명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이번 추석은 물때가 좋아 상·하장도가 바닷길로 육지와 연결된다. 그러나 문항마을을 방문하더라도 바닷길을 걸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인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문항마을은 여름내 체험객에게 시달린 바다와 갯벌의 휴식을 위해 이번 연휴기간 바다 출입을 원천 차단키로 했다. 그러나 ‘모세의 기적’은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그 신비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을 내 문항마을을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주상절리 비룡계곡

 

수십m 높이의 깎아지른 듯한 주상절리 절벽이 웅장함을 자랑하는 비룡계곡은 상주면 대량마을 조금 못미친 곳에 위치해있다.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제법 유명한 관광지이기는 하지만 그 위용이 남해군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럽다할만하기에 고향을 찾은 향우들에게 방문을 권장한다.

비룡계곡은 산길을 따라 육지에서도 가 볼 수 있지만 땅에서의 비룡계곡은 그냥 깊은 해안 절벽에 불과할 뿐 절경을 제대로 감상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육지보다는 배편을 이용해 바다에서 관람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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