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광우병 파동 여파가 국내에 상륙하면서 시작된 소고기 소비 급감 현상이 지역에서도 큰 파장으로 다가와 침체된 지역경제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광우병 파동은 오래 전부터 유럽 일부 국가에서 일어났지만 이번처럼 지역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유는 인간광우병(변형 크로이츠펠트 야콥병)에 대한 발표가 있으면서 파장이 더욱 커지고 있어 행정당국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광우병 파동 영향은 지난 1월말 설이 끝난 시점부터 읍내 식육점과 소고기를 파는 식당에서 시작됐다.
군내 대부분의 식육점에 소를 공급하고 있는 남해축산기업조합에 따르면 2월 19일 현재 소 도살이 13두로 지난해 11월 26두, 12월 29두, 올해 1월 42두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또한, 자체 도살을 하고 있는 축협 판매장도 한우 매출이이전의 60% 수준이라고 밝혀 소비가 급감하고 있음을 뒷받쳐 주고 있다. 축협판매장 류용식(30) 정육주임은 "원래 특별한 행사가 없는 2월이 소비가 줄어들지만 올해는 광우병 파동으로 더욱 소비가 줄어든 것 같다"고 밝혔다.
일반 식육점뿐만 아니라 군내 고기집도 매출 감소 현상은 마찬가지다. 남해읍에서 한우만을 전문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한 식당 업주는 "그래도 2월은 졸업 시즌이 있어 기대를 좀 했는데 손님이 절반으로 줄었다"며 "상당수의 계 손님들도 발길을 끊은 상태"라며 앞으로의 장사를 걱정했다. 식육점을 찾은 한 주부는 "TV에 광우병 이야기가 연일 나온 뒤로는 그나마 한달에 서너번씩 먹던 소고기국도 아예 안한다"며 돼지고기를 찾았다. 시장에서 식육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예방만 잘하면 소고기를 먹어도 광우병에 대한 걱정이 전혀없는데도 정부나 언론에서 홍보를 제대로 하지않아 소비급감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중앙 언론에서 국민들에게 소고기 먹으면 큰일날 것처럼 연일 떠드는 바람에 우리만 죽어났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소고기 소비가 급감하자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읍면 영농교육시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한우 고기의 안전성을 홍보하고 있으며,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창원 대동백화점에서는 화전한우 판촉전도 벌였다. 환경축산팀 이종갑씨는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인간광우병은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나 양고기, 염소 고기를 먹지 않으면 걸리지 않기 때문에 접촉만 차단하면 예방이 가능하다"며 "특히, 남해에서 사육되고 있는 화전한우나 일반 한우의 경우 유통 경로가 확실하기 때문에 광우병에 대한 걱정은 없다"고 밝혔다.
군의 이같은 홍보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소고기 외면 현상은 특별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쉽게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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