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적조, 벼멸구 피해 확산, 지역 정가를 휩쓸고 있는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 등으로 푹푹 찌는 무더위 만큼이나 가슴 답답한 소식들이 이어지고 있는 요즘, 고려대장경이 100% 남해에서 판각됐다는 학계의 연구결과 발표는 가뭄의 단비와 같은 청량감으로 군민들의 가슴에 닿았다.
지난 27일 남해유배문학관에서 열린 학술심포지엄에서 한국문화유산연구원 박상국 원장은 주제발표에서 기존 강화 판각설이 통설로 인정되던 학계 연구를 뒤엎고 “고려대장경은 100% 남해에서 판각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박 원장의 연구 결과에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은 물론 중앙 언론 등에서도 박 원장의 이같은 발표에 주목하면서 남해군은 이 연구 결과로 인해 조선조 난세의 영웅이자 위인이었던 이순신 장군의 순국지라는 것에 더해 고려 호국불교의 상징이자 세계가 인정한 문화유산인 고려대장경이라는 강력한 문화유산자산을 지닐 수 있는 학술적 토대와 기반을 안게 됐다.
이같은 학계의 고려대장경 남해 판각설 제기는 현재 남해군이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는 사업 중 동서기록문화단지 조성사업의 추진 배경과 탄탄한 근거를 제공하고 현재 경남도가 의욕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는 대장경 세계문화축전 등 축제 콘텐츠의 주무대로 남해군이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는 의미도 가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같은 학술연구 결과에 이제 이를 탄탄히 뒷받침할 튼실한 자산관리가 이어져야 한다. 많은 역사문화자산을 가진 곳은 많지만 단순히 물질사료 정도만 가지고 있는 정도로는 성공하지 못한 사례들은 국내 지자체 중에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고 빠르게 변하는 현대사회에서 역사문화자산은 대중의 관심에서 쉽게 잊혀지는 안타까운 한계 또한 안고 있다. 이같은 고려대장경 남해판각설에 쏠린 관심과 학술적 근거를 토대로 남해군과 학계, 향토사학계 등을 비롯한 남해군 지역사회 전체의 체계적이고 탄탄한 자산관리 노력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