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3대 천부권(天賦權)을 갖고 생활하고 있다. 첫째의 권리는 출생권이다. 임신한 여인은 태아를 잘 보존하여 무사히 분만할 산모의 의무가 있다. 이점에 있어서 남성보다 여성을 존대할 가치를 갖고 있다. 인간세계도 다른 자연생물처럼 번식하지 아니하면 인간존재는 소멸되기 때문이다. 둘째 권리는 남녀 결혼하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결혼할 권리가 있고, 결혼을 통해서 가정을 꾸미고 자녀를 갖으면서 인간존재가치와 삶의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셋째는 사망하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늙어지면 죽게 되어있다. 중국 진시황도 죽지 않으려고 불사초도 구해보았고, 그의 무덤에 8천명의 군인 인형을 무덤에 매장하여 자기를 보호하게 했다. 이 세가지 인간권리는 법으로나, 그 어떤 것으로도 제지 못하기 때문에 천부권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 3대 천부권이 시대변화에 의해서 변색되고 있다. 출생도 국가적으로 산아제한 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임신한 태아를 유산시키기도 하면서 출생의 천부권을 제한시키고 있다. 결혼도 하지 아니하는 세대가 증가하고 있고 결혼해도 애기를 낳지 아니하는 사람들, 심지어 미국과 불란서는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세태 등이 증가하고 있다. 인간의 사망도 다양한 장사방법이 생기고 있다. 일제 때의 만주사람들은 가족이 죽으면 시체를 들판에 내버려 들개들의 먹이로 되게 했고, 일본인은 사망하면 화장을 하고 그 화장 골분을 절에나 석각묘에 안장한다. 기독교적 서양인은 교회인근에 공동묘지를 마련하고 평장매장을 하고 그 앞에 비를 세워 사망자를 기념한다. 우리나라는 고려시대에 고려장 풍습이 있었고, 조선시대는 유교적장사로 마을 인근 산에 묘를 높이 부각시킨 분묘매장을 했었다. 이 매장문화가 일제중기에 문중선산묘지와 마을공동묘지제도가 마련되어 농촌사람들은 대부분이 선산 아니면 공동묘지에 전통적 분묘매장을 했었다. 60년대 만해도 가정의 부엌 땔감이 필요해 공동묘지에 자란 소나무나 잡목을 마을 주민이 공동채벌해서 일석이조로 이용해 왔다. 즉 묘지관리 겸 부엌 땔감을 얻기 때문이다. 이런 마을공동 묘지가 농촌 젊은 인구감소와 부엌연료나 온돌연료로 석유, 가스, 전기를 대체하는 시대로 전환되자 공동묘지에는 각종 나무가 자라 묘지를 친입하여 야산으로 변해가고 있다. 공동묘지가 협소해가고 야산은 산림이 우거져 주민들은 할 수 없이 자기농토에 묘지를 쓰는 경우가 증가했었다.
정부가 장사문화개선을 법으로 규정하자 지방자치행정이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지역은 자기농토나 자기산, 문중선산등에 거리규정, 기타조건으로 매장에 제한받고, 공동묘지에 매장할 공간이 없으면 할 수 없이 본의 아니게 부모, 또는 가족이 사망하면 화장해서 납골당 또는 납골묘 안장을 택한다. 시체를 해손하면 형사법에 처벌을 받으나, 불에 태우면 괜찮다고 하는 격이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부모나 가족이 죽는 것도 어꿀하고, 애통한데 화장한다는 것은 가족들은 쉽게 납득하지 아니한다. 불교신자는 화장장례문화에 공감할 수 있을런지 모르지만 유교전통과 기독교 문화는 화장문화를 쉽게 받아드리지 아니한다. 유교교육과 유교 예절을 환영하면서 전통적 유교장사문화는 퇴색하게 한다. 인생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장례문화는 엄숙하고, 명예롭게 장사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문화다. 특히 고향에서 태어나, 고향에서 일생동안 고통과 고생으로 살다가 삶을 끝내는 농촌사람들에게 후대들이 영원히 기념하며 관리할 수 있는 매장묘를 종전보다 작은 규모로 보기 좋게 개선적 방법으로 거리와는 관계없이 문중선산, 자기산, 공동묘지 등에 안장할 수 있는 정책이 살아 있어야 한다.
기존의 마을 공동묘지를 공원묘지 형태로 정리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방자치관청이 재정지원을 하는 것이 미래의 농촌발전을 위해서 필요하다. 분묘연고자의 협력을 얻고, 재정확보를 하는 데는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영구적 묘지관리와 생존해 있는 농촌 사람들의 사후에 명예로운 장사와 매장을 하며 전통적인 장사문화, 성묘문화, 문중문화, 가족문화, 애향심을 이워갈 수 있도록 지방관청은 노력해야 한다. 우리 남해는 인구는 감소하고 있지만 땅도 좁다. 좁은 땅을 효과적으로 개척하고, 아름답게 관리하는 행정이 필요하다. 즉, 야산이 잡목으로 번식해가고, 소나무는 솔파리충에 고갈되어가고, 소나무재목은 경제성이 없어져가고, 산길도 없어져 가고, 논, 밭은 황무지로 변해가는 현실에 산길도 마련하고, 수종도 개량식수하여 아름답고, 경제성 높은 땅과 산을 개척해나가야 한다. 현재 시급한 것은 마을 공동묘지에 나무가 번식해 야산으로 변하고 있는 것을 채벌하고 정지하여 그곳에 묘지공간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연지골 공원묘지처럼 각 면에 산재해 있는 기존의 마을 공동묘지도 정리하여 그 지역민들의 정통적인 장사 문화를 이워갈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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