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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행정조직을 관리해 나갈 김두관 행정자치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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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전 남해군수가 행정자치부장관으로 발탁될 것이 확실시 됨에 따라 본지는 미리 서면으로 질문을 보내  인터뷰를 요청했다. 바쁜 가운데도 김 장관은 서면 인터뷰에 응했다. 다음은 그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축하드린다. 군민에게 드릴 인사말씀은

=나를 키워 준 것은 고향이며 지방자치의 소중함을 가르쳐준 학교였다. 그동안 걱정하고 성원해 주신 군민들에게 감사 드린다. 군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충실히 하겠다.

▲행자부장관으로 발탁된 배경은

=연초에 대통령과 만나 3시간 동안 지방분권에 대한 토론을 한 적이 있다. 대통령께서 지방분권을 강력하게 추진해서 지방과 서울이 차별 받지 않는 지방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단체장 출신이 적임자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 제가 최종적으로 발탁될 줄은 몰랐다. 지방자치의 상징이라는 점이 반영된 것 같다. 남해군수 시절의 행정 사례를 좋게 봐주신 것 같다.

▲군수출신에다 나이까지 젊어 행자부 내부에 반발이 있었다고 하던데.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뒤로는 행자부에 계신 분들도 많이 달라졌다. 이제는 권위주의에서 벗어나야 하고, 지방분권도 시대적인 대세라고 생각한다. 행자부가 다른 부서보다 시대를 앞서서 변해야 한다는 것도 인정하고 있다. 그런 반발을 하는 분들은 소수라고 알고 있다. 물론 행자부 국장님들에게는 막내 동생처럼 보일 것이다. 남해군수 때도 저보다 나이가 적은 계장님들이 별로 없었다. 큰 형님과 집안일 의논하듯 정중히 하면 잘 될 것으로 본다.

▲가장 시급한 업무는 아마 대구지하철참사 수습이라고 보이는데. 

대구 지하철 참사로 무고한 생명을 빼앗긴 시민과 유족들에게 깊은 사과를 드린다.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 생명을 지켜주는 정부가 되어야 한다. 국민들이 재난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살수 있는 바른 사회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개혁이다. 사고 수습은 물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국가재난관리시스템을 정비하는 일에 적극 나설 것이다.

▲어떤 일들을 역점적으로 추진할 것인지.

균형과 분권, 그리고 참여가 행정자치부의 키워드가 될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지방분권특별법 제정과 같은 지방분권을 강화하는 일, 주민소환제, 주민투표제 등과 같은 주민참여를 제도화하는 일, 지역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한 지원을 적극 추진하게 될 것이다.

▲공직사회 개혁은.

공무원 각자는 모두 유능한 자질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런 역량을 발휘할 시스템이 만들어지지 않아 자기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지 못하다. 조직이 역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내부 운영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행정자치부를 지방자치단체 지원업무를 담당할 수 있는 인재 풀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권위적인 자세를 버리고 봉사하면서 공직자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조직을 만들 것이다.

▲지방자치문제는 참여와 분권으로 압축된다. 지방분권에 대한 장관님의 철학은.

분권이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공적인 영역을 확대하고 지방이 균형 있게 발전하기 위한 것이다. 권력이 한군데로 모이면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고 차별이 생긴다. 사람과 돈과 문화 등 모든 것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것은 나라발전의 큰 걸림돌이다. 새 정부는 국민의 참여를 활성화하고 지방을 균형 있게 발전시켜야 하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다. 중앙의 기능과 권한을 지방에 넘기면서 동시에, 넘어온 권한을 민주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지방의 자치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민투표제나 주민소환제를 도입하여 주민 직접참정권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 지방재정을 확충하기 위해 국세와 지방세간 에 세목을 일부 교환하고, 교부세율을 높이고 총괄지원 방식으로 바꿔서 지역에 맞게 예산을 쓰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남해군수로 재직한 7년 동안의 행정경험을 되돌아보면. 

다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환경시범 지자체로 지정되면서 남해군의 주요정책에 환경마인드가 도입된 것, 스포츠마케팅을 지역발전을 위한 하나의 산업차원으로 육성하기 위해 갖은 어려움을 무릅쓰고 추진했던 것, 남해에 덴마크 국가대표가 월드컵 캠프를 차린 것도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후손들에게 묘지강산을 물려줄 수 없다는 생각으로 추진한 장묘문화 개혁운동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일이다. 나이 드신 분들을 많이 섭섭하게 해드렸다는 생각에 죄송한 마음도 있다. 하지만, 언젠가 누군가는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기 때문에 추진했다는 것을 다들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

▲어디서 어떻게 생활하게 되며 고향에 대한 지원은.

아직 서울에 방을 구하지 못했다. 당분간 후배 집에 머물며 출퇴근할 생각이다. 생각보다 전세값이 비싸 걱정이다. 관심을 가져 주신데 대해 감사 드린다. 장관의 출신지라 해서 많은 혜택을 준다는 것은 원칙을 세우는 일에 어긋난다.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 창의적인 사업을 계획하고 추진하는데 행자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다른 지자체와 마찬가지의 기준을 가지고 지원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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