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2011년과 2012년  두 해의  연말과 연초를 미국 LA에서 지냈다. 첫 해는  헐리우드에 있는 대중음악  전문대학인 MI에서 뒤늦게 대중음악을  공부하는 큰 아들과 외국계 컨설팅 회사 서울지사에서 LA지사로 잠시 근무지를 옮긴 며느리 내외가 웨스드 헐리우드에 머물고 있어서 2개월 동안 제대로 헐리우드 거리 뿐만 아니라 비버리 힐스, 영화에 자주 나오는 LA 다운타운, 산타모니카 비치와 롱비치를 비롯한 여러 비치를 가 보았다. 2012년에는 지인과 함께 패캐지 관광단의 일원으로 가서 그랜드 캐넌, 브라이스 캐넌 등을 5일 동안 관광하고 비행기 표를 1개월 연장하여 한인타운에 하숙을 하면서 주중에는 값싼 골프를 즐기며, 주말에는 근교와 칼리포니아 반도 아래쪽 멕시코 국경도시에도 가 보았다.
 헐리우드의 경우 세계 영화산업의 중심지라 해서 엄청난 극장과 시설들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가면 실망할 수밖에 없다. 아카데미상이 시상되는 <코닥 극장>은  우리 나라의 서울이나 부산에 있는 예술회관이나 문화회관이나 부산에 최근 준공된 <영화의 전당>보다 훨씬 규모도 작고 시설도 검소하다. 실제로 2011년 코닥 극장을 구경하면서 코닥 그룹이 곧 부도가 날 것이라는 큰 아들 내외의 예상을 듣기도 했다. 2012년 초 귀국하자 말자 코닥 그룹은 부도가 나고 2012년 연말에 가 보았더니 <돌비극장>으로 이름이 바뀌어 있었다. 유서 깊은 <차이나 극장>은  밖에서 보면 절간 같은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이러한 시설에도 불구 하고 극장 앞에 새겨진 배우들의 핸드 프린팅과 양쪽 인도에 새겨진 명판을 구경하려는 관광객과 유명 영화의 캐랙트로 분장하고 사람들을 열광시키는 무명배우들로 인하여 관광객들과 젊은이들이 언제나 몰려 들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에도  두 번이나 가 보았는데 시설보다 사람들을 유혹하는 것은 자주 바뀌는 콘텐츠 때문이었고 새로운 콘텐처는 두세 시간 줄을 서서 구경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시설들이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영화셋트를 견고하게 지어  그대로 활용하고 있었다. 말하자면 헐리우드는 건물이나 시설보다 관람객의 기호에 맞는 콘텐처로 인하여 명소가 되었고 제작되는 영화들이 베스트 셀러가 되면 그것을 활용하여 계속 관람객을 모으고 있었다.
 부산의 경우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과를 바탕으로 <영화의 전당>이라는 세계최고의 하드웨어를 갖추었지만, 정작 필자에게는 피부로 느껴지지 않는다. 필자의 솔직한 심정은 건물 짓는 예산을  최소화하고 남는 예산으로 영화 제작 기반 시설과 부산의 대학에 설치되어 있는 영화 관련 학과의 질적 제고에 도움을 주는 것이 나은 정책이 아니었는가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소프드 웨어 개발과 이미 영화의 거리로 조성된 남포동이나 해운대 수영만을  특화하고 부산에서 촬영된 영화 가운데 베스트 셀러를 바탕으로 영화박물관과 셋트장을 견고하게 지어 관광객을 유치하고  그곳에다 갖가지 체험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이 부산을 진정한 영화도시로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남해군의 경우 최근에 밑그림이 그려진 서불과차의 경우 1차 보고회에서 토목공사 중심이라고 발주의 주체까지 반발하는 사태가 빚어졌으며 최종 용역보고회 역시 필자가 보기는 1차와 대동소이하다. 다만 공공사업비 부문이 축소되고 민간투자를 많이 유치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러나 과연 성공이 불확실한 사업에 민간투자가 이루어질까?
 지역 신문에서도 이미 지적했고,보고회 당시 지역 주민대표들도 좋은 제안을많이 했지만, 서불과차와 불로장생 프로젝트만으로 중국관광객을 많이 유치할 수 있을가 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관광객이 얼마나 유입될 수 있는가에 대한 타당성 조사가 건물이나 토목공사보다 더 중요하다. 그리고  그 조사를 바탕으로 콘텐처 개발도 중요한 사업이다. 그러기 위해서 노도 문학의 섬이나 김만중 프로젝트와 서불과차를 연계시키는 문제도 한번 생각해 볼수 있다. 아마 8월 14일 개최되는 남해포럼에서 경남과기대 김기원 명예교수에 의하여 이 문제가 보다 구체적으로 제안 되겠지만 김만중의  두 소설 <구운몽>과 <사씨남정기>는 모두 중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필자는 감히 주장하는 바이다. 서복도 중요한 인물이지만, 김만중을  이순신장군과 더불어 확실히 남해의 2대 상징 인물로 부각시켜야 할 것이다. 따라서 김만중을 노도에만 가두어 둘 것이 아니라. 임종욱 작가의 소설 <남해는 잠들지 않는다>를 바탕으로 금산과 그 주변을 스토리 텔링의 공간으로 확대하여 소규모 시설들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김만중의 두 소설을 어떻게 영상 콘텐처로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하여 국제적 학술대회도 열고 그것들을 현대적 영상 콘텐처로 만들어 보급하고, 금산과 용문사 등지에  <구운몽>이나 <사씨남정기>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 텔링의 공간 역시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용문사 입구에 서 있는 초라한 김만중상부터 철거하고 주변을 쾌적헌 공간으로 조성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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