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본지 1면 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과 같이 설천면 비란리 소재 덕산B&F가 최근 ‘남해군흑마늘주식회사’로 법인 명칭을 변경한 것을 두고 설왕설래 오고 가는 말들이 잦아지고 있다.
지난 보도에서 언급한대로 남해군은 남해군대로 해당 법인명칭 변경의 건이 대법원 등기예규와 상호등기법 등 관련 법규에 명시된 ‘공공기관과의 연관성 오인 소지가 있다’는 취지에서 해당 사업자의 법인 명칭 변경 등기 취소 또는 이의제기 등에 대한 법적 검토를 거치고 있고, 동종업계 이해 관계자들은 한 업체가 ‘남해군’이라고 하는 지역명을 배타적으로 사용함으로 인해 이 업체가 누리는 영업이익의 반대급부로 상대적 피해가 동종업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남해군의 강력한 선대응을 주문하며 반발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명칭 변경논란을 불러일으킨 해당업체는 국내 시장을 공략한 명칭 변경이 아닌 일본 시장 진출과 더불어 불거진 일본 소비자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에 이같은 명칭 변경을 추진하게 됐다고 배경과 이유를 설명했다.
또 향토기업으로 그간 지켜온 경영철학을 유지하면서 향토기업으로서의 소명과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는 약속을 밝히며 해당 업체의 명칭변경 논란에 대해 ‘뺄셈이 아닌 덧셈을 하자’며 남해군 흑마늘산업의 발전을 위해 군내에서 생산되는 전 흑마늘 제품의 성분 분석과 안전성을 상시적으로 감독·감시하는 이른바 ‘민관합동품질감독위원회’를 구성하자는 제안까지 덧붙였다.
해당업체의 해명 내용만 놓고 보자면 대놓고 비난만 할 수 없는 명칭 변경의 필요성과 법적 정당성, 또 흑마늘산업 전체의 발전을 고민하고 대안까지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공감을 얻을 수 있지만 문제를 인식하는 본질적인 시각과 일을 추진하는 순서에서는 일각의 지적과 문제 제기도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측면에서 해당 업체의 주장은 모순된 지점이 있다.
본지 이번호 보도에서 다룬 것과 같이 해당 업체는 자사의 명칭 변경건에 부당함을 제기하는 동종업계의 입장에 대해서는 ‘오해와 시기심이 낳은 뜬금없는 문제 제기’라며 더 이상의 의혹과 해당 업체가 추구해 온 기업 철학과 흑마늘산업의 발전을 위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를 확대하지 않기를 요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이미 해당 업체가 명칭을 변경함으로 인해, 그 타켓이 일본이건 국내시장이건 간에 자신의 영업적 이익을 극대화 시키려는 행위임을 강조하는 반면 동종업계의 입장에서 한 업체가 ‘남해군’이라고 하는 지역명을 사용해 마치 남해군과 연계된 회사인 것처럼 일반인들이 오인할 수 있는 부분과 이로 인해 타 업체에 발생할 수 있는 영업적 손해에 대해서는 ‘오해와 시기심이 낳은 뜬금없는 문제 제기’라고 주장하는 것은 ‘나는 되고, 너는 안된다’는 아전인수식 또는 자기합리화를 위한 주장이나 입장표명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정작 민관합동품질감독위원회 구성 제안 등 흑마늘산업의 대승적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있는 해당 업체 대표이사의 의지가 명칭 변경보다 더 깊고 넓은 차원에서 보고 있다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남해군이나 동종업계의 목소리를 ‘시기심’ 정도로 인식하고 말 것이 아니라 이같은 목소리에 먼저 귀를 기울이고 오해를 불식시키려는 대화와 설득의 노력이 병행됐어야 하고 되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이번 해당 업체의 명칭 변경 논란으로 인해 제3자의 입장에서 사안을 진단하고 해법을 내놓는 일각의 객관적 의견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남해군의 흑마늘산업은 그간 각 생산가공업체의 자구적 발전방안 모색과 기술력 축적 등을 비롯한 영업 노하우 탓에 현재와 같은 공동의 위상을 함께 만들어 온 동반자 겸 선의의 경쟁자 구도를 가져왔다고 보는 것이 현재 관련업계를 비롯한 주변 관계자들의 일반적인 시각임을 감안하면 현 구도를 유지한 상황에서 이번 논란을 흑마늘 산업 전반의 발전을 고민하는 대승적 차원으로 올려 논의돼야 한다는 것이다.
제 말과 제 입장만 내세우며 갈등과 대립으로 상대를 무조건 이해시키고 굴종시키려는 자세보다 쌍방의 입장과 이해관계를 역지사지의 정신에서 바라본 뒤 흑마늘산업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합리적 절충안 마련에 해당업체와 동종업계, 남해군 등 이해당사자의 힘이 쏠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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