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노조출범식 갖고 본격 활동
투명경영·쌀수입반대 위해 노력할 것

 
 
8월17일 전국농협노조 경남본부 서면분회 출범식에서 조합원들이 노래를 부르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서면농협 직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서면농협 직원 17명은 지난 16일 오후 7시 서면농협 2층 회의실에서 총회를 열고 운영규정을 제정하고 임원을 구성함으로써 정식 노동조합으로 출범했다. 노동조합의 정식명칭은 ‘전국농협노동조합 경남본부 서면분회’이다. 이렇게 전국농협노조 소속 조직으로 출범한 것은 동남해농협노조에 이어 두 번째이다. 서면농협노조는 이날 총회를 마치고 그 자리에서 노동조합 출범식을 가졌다. 출범식에는 전국농협노조 경남본부 신종원 본부장을 비롯한 간부들과 동남해농협노조 이은영 분회장 등 간부들이 참석해 서면분회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해주었다. 이날 총회에서 김희종(서호·39)씨가 분회장으로 선출됐다. 김희종 분회장은 지난 91년 11월 서면농협에 입사해 14년째 일하고 있다. 현재 자재분야 과장대리를 맡고 있는 그를 만나 노조를 결성한 목적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편집자주>

  
 
  
전국농협노조 서면분회장으로 선출된 김희종씨.         
  


▲언제부터 노동조합 결성을 준비해왔나.

=지난 7월 15일 내부에 창립추진위원회가 만들어졌다. 8월 들면서 본격적인 준비를 해오다 오늘 창립총회를 가지게 됐다. 그동안 조심스럽게 농민조합원들에게 노조결성에 한 의견을 구해보았더니 그리 나쁘게 보지는 않았다. 그래서 직원들이 한번 해보자는 용기를 가지게 됐다.

▲노조에 가입한 직원들의 수는.

=간부(상무이상)가 아닌 전 직원들이 참여해 노조원 수는 모두 18명이다. 총무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직원은 조합장을 수행하기 때문에 일상적인 노조활동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노조를 책임진 심정은.

=무거운 짐을 진 기분이다. 노조활동에는 지난 97년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001년 결성된 지역농협노조의 회계감사를 맡아 일한 것도 나의 적극적인 의지에 의해서였다. 이 일을 하기 전에 부모님의 동의도 얻었다. 나 자신만을 위한 삶보다는 농민조합원과 농협을 위하고 동료를 위하고 지역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신종원 전국농협노조 경남본부장이 서면분회
결성식에 참석해 축하인사를 하고 있다.
             
  

▲농민조합원들이 아직까지는 노조에 대한 인식이 엷다고 생각되는데.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 농민조합원들의 인식도 많이 발전돼 노조가 처음 만들어지던 때와는 달라졌다. 농촌의 노인들이라고 해서 노조에 대해 부정적일 것이라는 생각은 옛날 말이다. 오히려 우리 직원들보다 더 적극적이고 열린 생각을 가진 농민들이 더 많다. 노조결성을 계기로 조합원들을 위해 더욱 더 열심히 일함으로써 조합원들의 사랑을 얻는 직원노조가 될 것이다. 서면농협을 더욱 민주적이고 튼튼한 농협으로 만들어 가는 직원들의 단결된 조직이 될 것이다.

▲노조 초기 활동 목표는.

=우리는 임금이나 근로조건 개선을 내세우지 않는다. 임금은 군내 농협 직원들이 받는 평균임금 수준이면 된다. 우리는 농민조합원들을 농협의 주인으로 모시기 위해 노조를 결성했다. 정부는 쌀수입개방을 밀어붙이고 있고 이를 막아내야 할 농협중앙회가 오히려 정부의 하수인 역할을 하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오히려 농민을 죽이는 일에 앞장서고 있는 현실이다. 농협중앙회가 면세유류 카드 취급 수수료를 농민들로부터 받아내겠다고 한 방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주체도 우리 노조였다. 중앙회의 그런 전횡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노조가 필요하다고 우리는 뜻을 모았다. 쌀이 죽으면 농민이 죽고 농민이 죽으면 농협이 죽는다. 우리는 9월 10일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한 전국 농민들의 투쟁, 남해농민들의 투쟁에 적극 동참할 것이다. 우리는 또한 서면농협의 경영상황이 항상 농민조합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지난 16일 오후 서면농협 2층 회의실에서 열린 노조결성식을 가진 노동조합원들.
 

▲농민조합원들에게 인사를 한다면.

=우리는 무사안일한 자세로 일하는 노조원은 보호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어떤 문제든 우리가 겪는 어려운 문제는 농민조합원들에게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고 함께 해결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노조는 농민조합원들을 위해 일하는 조직이다. 농민조합원의 따듯한 격려 한마디가 우리에게 일할 의욕을 불러일으켜 주길 바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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