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ectation’ ..
이 단어의 사전적의미는 ‘예상,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 (어떤 일을 꼭 하기를 바라는) 기대’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기분 좋은 기다림, ‘예감’으로 표현 할 수 있을까.
앨범 이름에 담긴 ‘예감’의 의미가 그에게는 어떤 느낌과 의미로 와 닿았을까 하는 궁금증이 이는 순간 갈색의 단발머리에 갈색 빛의 선글라스를 낀 그는 환하게 웃으며 신문사 문을 열어젖히고 들어와 기자와 마주 앉았다.
갈색의 단발머리에 갈색 빛의 선글라스, 남해에서는 이미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의 유명 셀러브리티, 가수 강현수 씨.
그런 그가 오로지 한 길로만 걸어왔던 20년의 긴 세월의 가수 인생을 담은 첫 앨범 ‘예감(expectation)'을 최근 발표했다.
고등학교 시절 취미삼아 시작한 기타에 빠져 97년 직업가수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는 2004년 남해로 오기 전까지 서울 명동 쉘브르, 미사리 일대에서 당대의 포크 가수들이나 통기타 가수들과 함께 공연하며 꽤 높은 인기를 얻었었다고.
서울에서 가수로 산다는 것은 한시도 쉴 틈 없이 이어지는 공연의 연장이었고 그만큼 목이나 건강에 무리도 많이 가다보니 수많은 청중을 만나는 기쁨만큼 그에게는 힘들기도 했던 시간이었다. 그러던 중 지인의 소개로 휴식차 찾았던 남해, 짧은 휴식이라 생각하고 걸음 했던 이 곳 남해가 이제는 고향과도 같은 느낌으로 그의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서울과 남해에서 20년 가수 생활을 해 온 그의 첫 앨범. 첫 앨범인 만큼 심혈을 기울였다 할 정도로 오래도록 다듬고 고민했다는 그다.

“처음에는 한글로 앨범이름을 정하려 했어요. 안에 담긴 곡의 느낌을 전체적으로 녹여낼 수 있는 단어가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주변 후배의 조언으로 지금 앨범 이름을 정했어요”
타이틀곡 ‘바쳐야 한다’와 ‘사랑이라 불러봅니다’, ‘다시 돌아올 수 없는지’ 등 총 세 곡에 담긴 공통분모가 어쩐지 ‘예감’이란 단어와 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 들더라는.
찐한 남자들의 우정과 사랑을 담은 ‘바쳐야 한다’, 애틋한 연인 또는 그 누군가를 향한 감정을 노래한 ‘사랑이라 불러봅니다’와 ‘다시 돌아올 수 없는지’는 강현수 그를 받치고 있던 주변의 모든 사랑하는 이들에 대한 ‘기대’와 여전히 지금도 살아 숨쉬는 그들과의 인연, 그 인연으로 이어질 기분좋은 ‘예감’으로 감정의 연장선을 이어가고 있었고 그런 탓에 앨범 이름 ‘예감(Expectation)'은 더할 나위 없이 이 모든 것들을 다 녹여낸 용광로 같은 이름이었단다.
남자들의 끈끈한 우정과 의리를 담은 ‘바쳐야 한다’와 중년기에 찾아 올 수 있는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감정을 노래한 ‘사랑이라 불러봅니다’는 작사와 작곡까지 모든 과정에 그가 직접 참여해 더욱 애착이 가는 곡이라며 비가 오거나 날씨가 흐릴 때는 ‘사랑이라 불러봅니다’를 듣기에 좋고, 날씨 좋고 기분 좋을 때는 ‘바쳐야 한다’를 들으며 친구와의 추억을 떠올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앨범과 곡에 대한 설명을 막힘없이 줄줄히 쏟아내는 대목에서는 그가 얼마나 이번 앨범에 열정과 정성을 쏟았는지가 단박에 느껴졌다.
20년의 가수생활, 왜 이제야 첫 앨범을 내게 됐을까. 되돌아온 답은 이랬다.
“20년이란 시간을 가수로 살아오면서 내가 걸어온 발자국을 한번 되돌아 보는 시간이 필요하겠단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예전부터 주변 또는 많은 사람들과 좀 더 가깝게 툭 터놓고 이야기하듯 마음을 나누는 계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극에 달한 것이죠. 그래서 늦다면 늦고 이르다면 이른 앨범을 내게 됐어요.”
그의 말을 들으며 찬찬히 앨범표지부터 속지를 들여다보니 그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정을 나누고 공감하며 살을 부대끼고 살아왔는지가 그대로 담겨있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화려하게 치장된 스튜디오가 아닌 남해의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돌담에 기타를 잡고 앉은 사진이며, 인간 강현수와 기타, 그리고 그 혼자. 그리고 20년 가수생활을 시작하기 이전부터 그가 맺어온 인연, 그리고 그 인연들의 응원메시지, 그와 함께 해 준 분들의 이름을 빼곡이 적은 앨범 자켓, 그리고 늘 곁을 지켜준 아내 미연 씨와 아들 성노, 산이에게 전하는 부정까지.
그리고 인터뷰하면서 늘 힘이 돼 줬다고 수없이 읊었던 설천중, 남해여중의 숙녀 팬부터 문화원 가요교실에서 “우리 강선생! 짱!”을 외쳐준 지긋한 어머니 팬들까지….
그의 첫 앨범 ‘예감’은 그가 살아오면서 얻은 인연, 그 인연에 대한 ‘기대’이자 기분 좋은 ‘예감’, 그리고 보답이라는 생각이 퍼뜩 머리를 스쳤다.
주로 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그들과 부대끼며 사는 일상 속에서 작사나 작곡의 영감을 얻는다는 현수 씨. 소중하지 않은 인연이 어디 있겠냐만 그 많은 사람을 사진을 찍어 하나하나 설명하듯 줄줄 읊어내는 그에게는 사람이 재산이고 사람이 곧 그의 영감인 듯 했다.
최근 그의 앨범이 방송심의도 마쳤고, 대중들의 곡에 대한 사랑과 관심만 있다면 조만간 노래방에서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며 환하게 웃는 현수 씨.
“무엇보다 가수로서 가장 보람된 삶은 듣는 분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듣고 함께 공감하고 다시 노래로 새로운 이야기들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벌써 2집 준비에 대한 계획까지 풀어놓는 그.
사람에 대한 기대와 그들 사이에서 얻는 기분좋은 예감으로 만들어낸 첫 앨범 ‘예감’.
사람내음 지닌 그와 그의 주변의 아름다운 이들이 만들어 낸 가수 강현수의 첫 앨범 ‘예감’, 벌써부터 그의 노래가 대박이 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김인규 기자 kig2486@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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