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아들 잃은 아픔 딛고 ‘힐링’에 올인

유기게르마늄 효모 활용, ‘그냥 막걸리’ 아닌 ‘힐링막걸리’ 제조

읍에서 고현으로 나가는 길, 우회도로 신호대에서 좌측으로 고개를 돌리니 널찍한 들판과 더불어 ‘남해유자주 양조’라고 쓰인 건물 한 동에 시선이 확 들어와 꽂힌다.

두 해전 남해마늘을 활용한 마늘막걸리가 일본 수출길에 올랐다는 기사를 썼었고 이어 흑마늘 막걸리가 일본의 중심인 도쿄 한 복판에서 열린 막걸리페스티벌에서 한류를 알리고 또한 남해전통주 문화 전도사 역할을 수행하고 돌아왔다는 예전 기사가 갑작스레 뇌리를 스쳤고 저도 모르게 발길을 그 곳으로 돌렸다.

늘 그랬듯 그 곳엔 초록보물섬 강상태 기술이사와 부인 류은화 대표이사가 오늘도 막걸리 제조 공장 작업장에서 분주한 손길을 놀리고 있었다.

▲ 고현면 오곡마을 초록보물섬에서 제조된 자식같은 제품들과 함께 한 강상태 기술이사

▲그냥 막걸리는 거부한다! 이제는 ‘힐링’이다

앞서 얘기한 그 기사를 쓸 때 쯤이었나보다. 국내 전통주 시장에 갑작스런 막걸리열풍이 새롭게 붐을 타기 시작했고 때맞춰 일본과 중국 등지에서도 국내 막걸리를 비롯한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며 연일 언론보도를 타던 때였다.

작업에 분주한 강상태 기술이사에게 예고 없이 찾아든 불청객의 질문 공세가 쏟아진다.

“요즘은 무슨 술 만드시냐고…?” 강 이사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도는가 싶더니 이내 뭔가 깊은 철학이 담겨 있는 듯한 답변이 돌아온다.

“올해로 20년, 발효식품 사업에 빠져 그 시간을 보내고 보니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고 알 듯 모를 듯한 대답으로 그와의 오랜 대화가 시작됐다.

2년전 사랑하는 아들을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내고, 아니 강 이사 내외의 가슴에 묻고 참으로 아팠던 두 해를 보냈다고. 그렇게 아들을 가슴에 안고 다시 누룩을 손에 만지니 예전에 그의 손을 거쳤던 막걸리에 치유를 담아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더라고.

아픈만큼 성숙해진다고 했던가…. 강상태 이사의 말 속에는 큰 아픔을 딛고 그가 오랜 세월을 쏟아부어 몰두했던 발효식품과 치료음식에 대한 ‘사명’과 ‘숙명’같은 애절함과 비장함이 함께 묻어났다.

그렇게 자신을 치유하는 것을 넘어 이제는 ‘숙명’처럼 가슴깊이 박혀 버린 ‘힐링’.

이제 그가 만드는 막걸리는 그냥 단순한 막걸리가 아니다. 내 자신을 치유하고 또한 남도 치유할 수 있는 ‘힐링막걸리’. 목표는 분명해졌다.

▲만물에는 제 몸에 맞는 약이 따로 있다

오랜 세월 전통주 제조와 발효식품을 연구한 그에게 최근 가장 큰 연구과제는 술을 발효시킬 때 필수적으로 쓰이는 효모. 그 중 남해의 특산물인 유자와 마늘, 흑마늘막걸리와 접목된 생체광자에너지를 가진 유기게르마늄 효모 개발이다. 이제 연구를 넘어 이를 발효시켜 술 제조 공정에 직접 접목시켜 단순한 술이 아닌 치료제 같은 술을 만들어내게 됐다는 강상태 기술이사.

▲ 고현면 오곡마을에 위치한 초록보물섬 공장 전경과 공장내 작업장에서 ‘행복담은 흑마늘’ 막걸리 제품을 설명 중인 강상태 이사

독자들의 이해를 돕자면 게르마늄은 이미 학계에서는 이 성분의 효능과 임상실험 결과를 발표한 연구 논문이 천 여편에 달할 정도고 이 연구논문은 대부분 게르마늄의 탁월한 항암효과와 성인병 예방·치료에 대한 약리적 작용, 암 뿐 아니라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물질로 각광을 받고 있다. 흔히 우리가 건강식품으로 잘 알고 있는 인삼이나 영지버섯, 알로에, 표고버섯 등에도 일정량의 게르마늄이 함유돼 있으며 이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선 ‘신이 인간에 준 선물’이라는 극찬 속에 각종 항암제, 간염치료제, 항염증치료제의 성분으로 인정받고 있다.

초록보물섬 강상태 기술이사는 게르마늄을 효모에 적용해 생전환 유기게르마늄 효모를 개발해 인체에 이로운 술을 최근부터 빚고 있어 20년 인고의 세월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할 수 있는 단계에 달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행복담은 막걸리, 행복의 의미는 곧 건강

인체에 이로운 술이라는데 혹자의 오해가 있을까 싶어 강 이사는 곧 이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뭐든 술은 과하면 독이라는건 상식적으로 다 아는 사실이고 기왕 술을 마셔야 한다면 독한 소주나 화학합성물이 든 술보다는 자연에서 발효된 우리 전통주, 특히 막걸리를 드시라는 권고다”라며 설명을 덧붙인 강 이사.

초록보물섬에서 생산되는 흑마늘, 유자, 마늘막걸리 명칭 앞에 ‘행복담은’이란 공통어가 붙는데 이 행복이 곧 건강이란 뜻이란다. 이미 초록보물섬 막걸리의 맛에 반해 때맞춰 늘 찾아오는 이웃들도 있고 다른 술을 마시면 속이 쓰리거나 머리가 아픈데 이 곳 술은 그렇지 않아 좋다며 일부러 멀리서도 찾아오는 분들, 택배로 보내줄 수 있냐고 물어 정기적으로 주문하는 고객들까지 강 이사의 20년 세월이 녹아든 ‘행복담은 막걸리’는 점차 빛을 발하고 있는 추세다.

그 땅에 맞는 작물이 있듯 그 땅에 맞는 술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유자와 마늘을 막걸리에 접목시켰고 이어 흑마늘까지…. 그 고장 술은 없고 소주와 맥주, 폭탄주가 난무하는 마늘축제장에서 특산물을 접목한 우리 술을 만들겠다 시작해 지금에 이르기까지.

술을 그냥 술이 아닌 ‘음식의 꽃’이자 그 지역의 문화와도 떼려야 뗄 수 없는 무형의 가치에 조금은 관심을 돌려 줬으면 한다는 강상태 이사의 바람이다.

행복에 담긴 건강의 의미, 12년전 림프성백혈병 진단을 받아 딱 10년 긴 투병생활을 거치면서도 완치 단계에 달했다 2년전 가슴에 묻은 아들 탓에 그가 여러차례 반복하는 행복이나 건강, 힐링이라는 단어에는 깊이 있는 떨림이 묻어있었고 때로는 웅장하게 때로는 촉촉하게 들렸다.

자신의 아픔이 남에게 전이되지 않고 자신의 손을 만든 전통막걸리로 사람들에게 행복과 건강, 힐링을 전해 주고 싶다는 강상태 이사.

의령이나 사천, 올해 하반기부터는 하동까지 전통주 교양강좌까지 다녀야 하는 바쁜 일정이지만 생체 광자에너지를 가진 유기게르마늄 효모로 건강한 술을 끝까지 만들고 싶다는 그의 말에는 ‘사명’과 ‘숙명’이 베어 있는, 정말 가슴 깊은 곳에서 진심의 공명으로 울리는 ‘힐링’에 대한 열망이 가득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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