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포 마을 주민들과 장포 골프장 조성사업자인 ㈜한섬 피엔디 측과의 대립이 심각해지고 있다. 필자는 장포 마을에 조성될 예정인 재일동포 마을에 대해서도 지난 해 8월 24일 <일본 마을 조성과 한일 관계>라는 글에서 장포 마을의 발전에 대한 기대와 조성에 따를 문제점을  언급한 바 있다. 특히 <일본 마을>이라는 명칭 변경에 대한 제안은  비단 필자만 주장한 것은 아니겠지만 <재일동포 마을>이라는 명칭으로 바뀐 것에 대하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최근에 다시 대두된 골프장 보상 문제에 대하여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장포 마을 주민들의 자세에 대하여 언급하기로 한다.
 장포 마을은 필자에게는 아름다운 추억이 많이 있는 곳이다. 왜냐하면 그곳에 필자의 큰 고모님 댁과 큰 이모님 댁이 있었기에 어린 시절 여러 번 놀러 갔던 기억이 생생한 마을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소풍을 가  다른 아이들은 당일 집으로 돌아갔으나 필자는 하루를  머물면서  이모님 댁 아이들과 조각배를 타고 앞 바다까지 나갔다가 혼이 난 적도 있었다. 그리고 대학 시절 여름방학 때에는 고종  사촌 형님과 선창 끝에  자리를 펴고 누워 밤늦도록 장래의 계획에 대하여 이야기 꽃을 피웠던 기억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그 시절 더욱 인상적인 것은 우렁쉥이(멍게) 채취작업 하는 모습이었다. 양식이 아닌 자연산이 주렁주렁 그물에 달려오던 그 시절에 장포 뿐만 아니라 우리 고향 전체는 우렁쉥이로 온갖 요리를 만들었다.  그러나 필자는 그 시절 우렁쉥이의 향내가 역겨워 많이 먹지를 못했다.
 장포 마을은 일제 강점기부터 필자의 고향 창선면에서 가장 큰 마을이고 부자가 많은 동네였다. 지붕도 초가집보다 기와집이 많았다. 그렇게 부자가 많고 인구가 많아 해방 이후는 고개넘어 연곡마을에 있는 동창선초등학교에 학생들을 보내지 않기 위하여 진동초등학교를 개교시키기도 했다. 장포가 이렇게 부유해 진 까닭은 각종 연안어업 때문이기도 했지만 주민 가운데 진취적인 사람들이 많아 기계배 어선으로 먼 바다까지 나아가 고기를 잡아오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가운데 큰 이모부님은 여러 척의 배를 가지고 있었기에 남해에서 제일 부자라는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창선의 초등학교 가운데 진동초등학교가 학구의 협소로 인하여 학생수가 급감하면서 맨 먼저 폐교되었고, 연안 바다가 각종 오염으로 어획량도 줄어 들어 그 돌파구를 수려한 바다 조망을 활용한 골프장 개발에서 찾는다는 주민들의 공동인식으로 골프장이 유치되어 이제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재일 동포 마을까지 유치되어 창선면 나아가서는 남해군에서  지역이 재생될 마을로 장포 마을이 가장 유망한 곳으로 인식되어 다른 지역 주민들의 부러움까지 사고 있다. 위치상으로 마을 오른 쪽에는 골프장 완공되고 왼 쪽에는 재일동포 마을의 조성이  완성된 후, 양 쪽의 시설들과 상생관계만 모색하면 앞으로 장포마을은 옛날의 영광을 충분히 되살릴 수 있을 것이다.
  장포 마을 주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개인적으로 골프장에 토지가 수용된 사람들은 보상을 많이 받았겠지만 오랜 생업의 터전이 상실되었다는 점에서 잃은 것도 많다. 그러나, 개발 이전으로 바다의 청정도가  유지되는 것은 바람이기는 하지만 현실화되기는 어렵다. 앞으로 재일 동포 마을이 조성되는 경우에는 더더욱 어렵다. 이러할 경우 장포 마을의 주민들은 선배들처럼 진취적이고 개혁적인 생각을 가져 생업의 수단을 바꿀 필요가 있고 그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부산 해운대 연안 어민의 경우 지역 관광개발과 관광사업의 활성화를 위하여 연안 어업권을 스스로 포기하여  주민들의 칭송을 받고 있다. 장포의 경우에도 골프장과  재일동포 마을이 모자이크사업 평가단의 제안대로 확대 조성되고 남해안 선벨트 사업으로 수우도를 거쳐 사량도와 다리로 연결되면 국제적인 관광지로서 손색이 없을 것이다. 이렇게 큰 그림으로 장포 마을의 앞날을 설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지역 언론에 광고로 게재된 골프장 대책위의 성명서 내용을 보면 대부분이 타당한 요구 조건이지만 그 가운데 일부는 골프장 측에서 제공하는 재정에 의존하면서 살아가겠다는 소극적이고 현실 안주적인 항목도 몇 개가 있다. 이러한 자세보다 이를 계기로 장포마을에 젊은이들이 많이 들어오고 나아가서 창선면 전체에 그 효과가 파급되는 차원에서 골프장 측에 요구 할 사항을 검토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남면과 힐튼골프장과의 상생과 지엽적 갈등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남면의 경우보다 더 좋은 결과를  이룩해야 할 것이다. 해성중고등학교와 힐튼 측의 상생은 유례없는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는 점을 감안 하여 창선중고교와 장포 골프장과의 상생관계도 요구 해 보면 장포 마을 사람들이 자기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한 몽니라는 지역 여론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힐튼 골프장의 경우 지역적으로 장포 경우보다 육지와의 접근성이 떨어져 골프텔을 포함한회원권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그리고 전국적으로 골프장이 곳곳에 많이 조성되어 있고, 골프 관련 법과 운영방식 때문에 골프장 이용에 많은 비용이 들어 골프 인구증가세에 비하여 고객들이 많지 못하다. 이렇게 어려운 시점에 골프장 측에 지나친 요구를 하는 것은 그 사업의 장래에 장애가 될 수 있다. 주민들과 골프장 측이 극단적 대립으로 갈 것이 아니라, 서로 윈윈하기 위하여  양보하고 골프장 측도 속도를 내어  조속히  완성하여  두고두고 지역 주민들의 삶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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