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여수시 적극적인 지원따라야


해방이전부터 남해와 여수를 잇는 경전호를 모르는 남해, 여수 토박이들은 드물 것이다. 그만큼 경전호는 수십 년 동안 남해와 여수 주민들의 삶과 애환을 싣고 다니던 산 역사였다.

그동안 적잖은 경영난을 겪으며 운항폐쇄 위기까지 겪은 경전호는 2002년 (주)한려수도가 인수하면서 2년 정도 경전호로 운항해오다 선박설비낙후 등의 이유로 지난달 24일부터 현재 운항중인 대형카훼리 3호로 교체했다.  
대형카훼리 3호는 기존의 32톤급 경전호와는 달리 76톤급 선박으로  차량운반도 가능하며, 현재 운항횟수는 오전 7시, 10시 30분과 오후 3시 여수에서 출발하는 1일 3회이다.

경전호 운항은 단순히 남해-여수를 잇는 교통수단을 넘어 지역발전을 위한 관광산업 면에서 중요성이 제기된다.

이용객들도 대부분이 관광객들이며, 특히 여수에서 남해로 오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또한 주 5일 근무제로 인해 장시간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여수를 거쳐 남해로 오는 관광객 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렇듯 남해-여수 간 연계 항로는 관광 산업으로 발전할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현재 군에서도 대형카훼리 3호(경전호도 포함)에 연간 1200만원을 지원해주고 있는데, 이는 지속적인 운항의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이다.

최채민 군의원도 "남해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라도 남해-여수 간 뱃길이 끊겨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군은 필요성만큼 관광객 유치 등 가치 창출이나 홍보 등의  적극적인 관심은 부족한 편이다.

신덕희(여수·70) 대형카훼리 3호 선장은 "홍보가 부족해선지 어떤 날은 승객 없이 운항할 정도로 이용객들이 많지 않다"고 현 상황의 어려움을 호소했는데, 군은 홈페이지를 통한 운임·시간표 안내가 홍보의 전부였다.

군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굳이 나서서 홍보를 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상태 군의원이 지적한 "평산은 접안시설이 없어 차량이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 등은 홈페이지에 공지하여 이용자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무관심은 결국 군이 지원하고 있는 예산을 헛되게 할 뿐 아니라,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의 가능성도 져버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앞으로 남해-여수 간 뱃길의 지속적인 운항을 위해서 남해군과 여수시, (주)한려수도 등이 관심을 갖고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인터뷰>   김순벽(여수·52) (주)한려수도 사장

"선상 일출관광, 테마 관광 등 계획"

▲ 계속 적자라는데 투자를 한 이유는.

= 당장의 어려움만 보면 투자를 할 수 없지만, 기획이나 홍보만 잘하면 부가가치가 높다고 생각했다. 또한 여수와 남해를 잇는 뱃길이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 운항하면서 힘든 점은.

= 계속되는 적자가 가장 큰 문제이다. 또한 요즘은 차가 필수품이라 여행자들의 편의를 위해 차량 운반 가능한 대형 선박으로 교체까지 해 부담이 더 크다.    

▲ 앞으로의 과제는.

= 앞으로 홍보에 많이 주력해야 한다. 또한 선상 일출관광, 여수·남해의 관광지를 연계한 테마 관광상품 등 단순 교통수단이 아닌 관광상품으로 발전시키는 것도 계획 중이다.

▲ 바라는 점이 있다면

= 테마 관광 상품이나 홍보 등에 관해서는 우리 회사뿐 아니라, 여수시와 남해군과 연계하여 한다. 양 시·군의 적극적인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
 

 

<인터뷰> 최채민 남해군 의원

"여수시 지원도 필요"


▲ 남해-여수 간 운항의 비전은.

= 주 5일 근무제 등으로 관광객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해상 관광객들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남해-여수 간 항로는 관광상품으로 가치가 크다. 

▲ 지속적인 운항을 위한 방안은.

= 여수시와 자매결연을 맺는 등 관계를 가져 남해-여수 항로를 관광상품으로 활용하는 등 좀 더 적극적인 방법의 지원을 하는 방안 등이 강구돼야 한다. 또한 현재는 남해군에서만 1200만원을 지원하고 있는데, 여수시도 함께 지원을 해 운임비를 내리거나, 홍보에 투자해 이용자를 늘리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 경전호 운항과 관련하여 예전에 군의회에서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한 적도 있었다. 이번에는 직접 대형카훼리 3호를 타고 (주)한려수도 관계자를 만나 홍보나 계획 등에 대한 논의를 할 생각이다.



 
그때 그 시절 경전호는...


경전호란 이름에 지금도 마음 한구석 아련한 추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남해대교가 생기기 전 남해의 유일한 교통수단은 배였다. 경전호는  하루에 한번 운항했는데, 주로 여수 시장을 가기 위해 이용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고 한다.

집안 대소사를 위해 장을 보러 가는 사람들의 삶의 애환과 몇 십리 길을 걸어 학교를 다녀야 했던 학생들의 추억, 애틋한 사랑을 찾아가는 처녀·총각의 설레임을 경전호는 싣고 다녔다. 

한때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태워 여수 앞바다에 침몰한 적도 있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경전호를 타고 남해에서 여수로, 여수에서 남해로 왕래를 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또한 당시 남해에서 서울을 가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이 여수에서 기차를 타고 가는 것이라 하니 경전호의 역할은 대단했다.

현재는 예전의 명성만큼 운항이 되지는 않지만 앞으로 관광 남해와 여수를 잇는 배로 또 한번의 명성을 떨칠 것으로 기대된다.

/ 한 회 연 객원기자 happy@s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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