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상품권, 시장 활성화에 즉효라는데…과연 남해는?>
시장 가맹점포 평균 참여율 도내 최하위, 상품권 활용 인식 낮아
남해군 행정 및 시장상인회 점포 확대 및 인식제고 노력 ‘절실’

 
 

#1. 지난 19일, 4년전 유명을 달리한 남편의 기일(忌日)을 맞아 제수용품 구입을 위해 남해전통시장을 찾은 주부 박 아무개 씨. 인근 광양에 있는 회사에 재직 중인 아들이 집안 대소사시 회사에서 지급해 줬다며 쥐어준 온누리상품권을 들고 박 씨는 전통시장을 찾았다. 아버지 제사라며 잊지 않고 상품권을 챙겨준 아들의 정성이 기특해 온누리상품권을 들고 시장을 찾은 박 씨의 마음은 이내 언짢은 마음이 가득했다.
제상에 올릴 나물을 사고 난 뒤 상품권을 내밀은 박 씨는 “현금으로 달라”는 노점 할머니의 말에 내밀었던 상품권을 다시 주머니에 넣고 현금으로 계산했고, 이어 다른 노점에서는 상품권도 받는지 먼저 확인한 뒤 물건을 사고 상품권을 줬지만 상품권 액면가의 60/100 이상을 구입했을 경우 내어주어야 할 거스름돈을 내어주지 않아 그냥 추운데서 장사하는 노점 할머니 돕는다 생각하고 사야할 양보다 고사리를 조금 더 얹어 상품권 액면가 1만원을 다 채우고 집으로 돌아왔다. 박 씨의 호주머니에는 아들이 준 10만원의 상품권 중 채 3만원도 못쓴 7만원의 상품권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지난 2009년 지역경제와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중소기업청과 시장경영진흥원이 발행한 온누리상품권, 전국 어디서나 그것도 전통시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도입 이후 매년 이용율과 금액이 증가하며 침체된 전통시장 경기 활성화에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는 온누리 상품권.
그러나 남해의 경우 시장 상인들의 상품권에 대한 인식도와 활용도에 대한 효과가 크게 전달되고 있지 못해 전국적인 온누리상품권의 효과에 비해 미치는 영향이 극히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언급한 군민 박 씨의 사례를 듣고 최근 남해군이 설 명절을 맞아 군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군내 기관단체의 상품권 구매와 전통시장 이용 홍보 등 전통시장 활성화 추진계획을 밝히고 나선 뒤 본지가 시장경영진흥원 통계자료를 짚어본 결과 온누리상품권 이용에 대한 전반적인 외형과 인식이 타 시군에 비해 턱없이 낮은 도내 최하위의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결과가 도출돼 군 행정과 남해전통시장상인회 등 관계 기관의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 <그래프 및 도표 참조>
시장경영진흥원 통계에 따른 경남도내 시군구별 현황을 살펴보면 남해군은 남해전통시장 1개소 등록에 점포수는 105개소, 이중 온누리상품권 이용가맹점은 50개 점포로 참여율은 48%로 확인됐다. 이는 경남 전체 시군구 22개 등록시장, 등록점포수 대비 가입점포수를 토대로 산출한 평균 가맹점포 참여율과 비교하면 경남도내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
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남해보다 조금더 큰 거창과 남해에 비해 작은 규모의 의령이 100%의 가맹참여율을 보이고 있는 것과 함안과 하동을 제외한 대다수 군부 등록시장의 평균참여율이 80% 이상을 보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가맹점포의 확대나 이용방법 등에 대한 상인들의 인식 제고 노력이 잇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온누리상품권의 경우, 상인대학 지원 등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중소기업청이나 시장경영진흥원의 평가 등에 따르면 2009년 7월 도입 이후 매년 판매실적에서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올해 최근 누적 판매실적이 3,082억원에 달하며 이같은 추세로 증가할 경우 올해 연말 온누리상품권 판매가 5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또 온누리상품권 이용 활성화를 체계적으로 추진해 중기청 우수사례로 소개된 바 있는 구리 수택동 구리전통시장의 경우 온누리상품권을 활용한 시장 판매실적이 도입 첫해인 2009년 900만원에 불과했던 것이 10억원에 달할 정도로 상인들은 물론이고 시장 전체 기여도가 높았던 점 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을 보면 남해의 사례로 언급한 박 씨의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상인회 등 관계기관의 활용도 및 상인 인식 제고 노력이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상품권 취급을 꺼리는 한 상인은 “상품권도 돈이긴 하지만 은행에 직접 찾아가 환전해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잠시도 자리를 비우기 힘든 점포 상인이나 매일매일 도매 물건을 떼야 하는 특성상 상품권으로 결재할 경우 도매상인들이 현금 결재를 주로 하는 탓에 하루하루 정산하는 것도 번거로움이 따른다”며 이에 대해 시장상인회 등에서 시장내 점포 및 노점을 돌며 결재된 상품권을 환전해 주고 상인회 차원에서 온누리상품권 취급 은행에서 환전하는 등 편의를 제공해 줬으면 한다“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매년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다는 행정과 시장상인회의 목소리는 반복되고 있지만 가깝고 실질적인, 보편화된 온누리상품권과 기본적인 인식의 성장이 없이는 길어지는 불경기와 중소마트 등에 밀리는 쇼핑 편의성 탓에 전통시장은 더욱 침체할 수 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은 더욱 커질 것이란 점에서 이에 대한 남해군 관계부서의 지속적인 행정 계도와 협조 요청, 상인회의 자발적인 협조, 상인들의 동참이 절실해 보인다.
/정영식 기자 jys23@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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