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솟는다.
긴 세월 하루도 어김없이 그래온 것처럼 또 밤을 이기고 해가 솟는다.
수평선을 헤치고, 밤의 어둠을 깨치고 떠오른 해는 가난한 이들의 지친 어깨에도, 이른 새벽 손수레를 끌고 저자로 향하는 아낙의 지친 팔뚝에도, 고기잡이에 나선 낡은 목선 위 노부부의 어망에도, 천진난만하게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도, 약냄새 물씬 풍기는 병실 창틀에도 평등하게 내려앉는다.
아무리 힘들어도 쓰러지지 말라고 말하는 듯, 아무리 어려워도 꿈을, 희망을 버려서는 안 된다고 외치는 듯…. 새해 첫 날 아침, 해는 그렇게 솟는다.
“꿈이 사라지면 당신은 존재하지만 사는 것은 끝난 것이다”라고 얘기했던 한 소설가의 말처럼…. 힘차게 떠오르는 새해 일출을 보며 입이 아닌 가슴으로 꿈과 희망을 얘기하고 싶다. <삼동 물건항에서…>
/글 정영식·사진 독자 장정세 님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