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통의 국제대회, 동호인의 참여동기 저하로 중단 위기 처해
유사 대회와의 차별성, 마니아층 공략 후 꾸준한 변화 필요성 교훈

   남해군은 3대 군정 비전 중 하나로 ‘국제해양관광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남해군은 지난 2011년부터 올해에 이르기까지 ‘국제해양관광도시’의 군정비전을 활용, ‘기반 구축의 해, 도약의 해’ 등 군정슬로건에도 국제해양관광도시에 대한 강한 군정의지를 피력하고 있으며 얼마 남지 않은 2013년 내년도 군정슬로건은 ‘고품격 관광휴양도시 정착의 해’로 정하면서 남해군의 성장동력산업으로 관광산업에 육성 및 지원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 기획 취재는 ‘국제해양관광도시 남해군’의 비전 실현을 위해 충남 보령시의 ‘보령머드축제’ 사례와 강원 속초시의 ‘설악국제트라이애슬론대회’ 사례를 활용, 해양관광자원을 활용한 위락형 해양관광 우수사례와 종목활용형 해양관광 활용사례 등 각기 다른 듯 비슷한 예를 살펴봄으로써 남해군의 해양레저, 해양관광의 소프트웨어를 보강해 나가는 기획의도에서 출발한다. 본지는 총 4회에 걸친 기획보도를 통해 남해군의 군정비전이자 군정슬로건에 꾸준히 반영돼 온 ‘국제해양관광도시 남해군’으로 나가는데 필요한 조건들과 보완해야 할 점, 타 사례를 통해 배워야 할 점 등을 중심으로 보도할 예정이다. <편집자주>

<박스 - 글 싣는 순서>
① 보령머드축제, 머드 하나로 10일간 300만 관광객 유치
② 설악국제트라이애슬론, 변하지 않는 순간 위기는 찾아온다
③ 남해군 해양관광, 마음껏 즐기고 체험하게 하라
④ ‘국제해양관광도시 남해군’, 전문가에게 길을 묻다

▲천혜의 자연을 활용해 마니아를 사로잡다
한반도의 척추격인 백두대간의 준엄한 산세를 쭉 따라내려 오다 보면 유난히 아름다운 절경의 산을 마주하게 된다. 아마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 번쯤은 적어도 수학여행을 통해 찾아 봤을 설악산, 그 설악산의 품에 안긴 강원도 속초시.
속초시는 탁 트인 동해안과 설악산의 아름다운 비경, 주변의 온천 등 관광지와 아바이순대 등으로 인구 8만5천의 작은 도시지만 연간 천만명의 평균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강원도에서도 유명한 관광도시다.
속초시도 남해와 같이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스포츠마케팅에 일찍 뛰어들어 현재도 축구 및 야구대회 등 전국 대회를 유치해 오고 있지만 몇 년전까지 익스트림 스포츠 마니아나 조금 스포츠에 조예가 있는 사람이라면 속초 하면 설악국제트라이애슬론대회를 쉽게 떠올릴 수 있었다.
트라이애슬론은 보통 철인3종경기라는 종목명칭으로도 잘 알려져 있고 최근에는 인근 통영에서도 이 대회가 열려 방송을 통해 전국에 알려지기도 했던 익스트림 스포츠의 한 종목이다. 수영과 마라톤, 사이클 등 한 선수가 세 가지 코스를 다 내달려야 하는 극한의 스포츠로 지금은 많은 동호인층이 형성돼 국민들에게도 인지도가 높은 편이지만 속초시가 처음 이 대회를 개최한 1996년 당시는 크게 알려지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즐기는 이도 사실상 얼마 되지 않았다. 속초에서 열린 첫 대회 참가선수는 155명 남짓이었다.
이렇게 동호인 규모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종목대회를 유치하게 된 배경은 어디 있을까. 바로 최근 아웃도어 트렌드, 익스트림 스포츠의 성장세를 살펴보면 알 수 있듯 마니아가 가진 파급력과 문화선도적 위치에 주목한 것이다.
남들이 즐기지 않는 종목을 즐긴다는 마니아들의 심리적 우월감은 속초시에서 열린 국제트라이애슬론 대회의 충성도 높고 고정적인 방문객으로 연결됐고 이 선수들과 함께 움직이게 되는 가족 관광객은 속초시의 타 관광지를 자연스레 찾게 되는 관광객이 됐다.
▲변화하지 않는 순간 찾아오는 위기
1996년 첫 철인3종경기라는 명칭으로 시작된 설악국제트라이애슬론은 지난 1999년부터 2008년까지 매년 대회 개최 시기마다 국내 주요 언론과 방송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성장세를 이어왔다. 선수규모도 해마다 조금씩 늘어 2008년에는 순수 참가선수 인원만 530여명에 달했고 대회 임원 및 관중, 가족 방문객의 수까지 포함하면 단 이틀간의 대회기간 중 2천여명이 넘는 단기 방문객을 끌어 모으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설악국제트라이애슬론대회는 전언했듯이 인근 통영 등 임해지역 유사한 자연조건을 가진 지자체들의 유치경쟁으로 인해 외부적 위기가 찾아왔고 아웃도어 및 익스트림 스포츠 트렌드의 빠른 변화에 시기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내부적 위기가 겹쳐 올해는 대회 개최계획이 무산되는 시련도 겪었다.
마니아층을 활용한 해양레저, 해양관광 도입이 단기간내 폭발적으로 가져오는 파급효과에만 치중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설악국제트라이애슬론 대회는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속초시 관광과 김영숙 관광축제담당은 “늘 사고 위험이 상존하는 종목이다보니 가장 신경쓰이는 부분이 안전”이라고 조언한 뒤 “설악국제트라이애슬론대회의 성장 하향세를 불러온 가장 큰 원인은 매년 똑같은 코스와 단조로운 대회운영으로 일관하다보니 알게 모르게 마음을 정리했던 동호인들의 심리적 변화를 제때 읽어내지 못한 것이었다”라며 남해군의 해양관광 또는 해양레저 도입시 다양한 프로그램 발굴과 꾸준히 관광객 또는 스포츠마케팅으로 유발되는 스포츠관광객의 성향을 읽는 눈을 키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음호에 계속>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정영식 기자 jys23@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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