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한번 들러서 제철음식 맛보세요~”

사람 사는 재미가 있는 시장의 맛집 ‘봉정식당’

 

군민이나 관광객들에게 물으면 누구나 자신 있게 소개하는 음식점이 있다.
그만큼 군내에도 좋은 음식점들이 많다는 얘길 수도 있겠다.
‘봉정식당’도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손꼽는 곳이다.
손님들뿐만이 아니라 같은 요식업을 하는 식당들도 추천해주는 식당이다.
봉정, 한자로는 받들 봉, 머물 정자란다. 시장 귀퉁이의, 외형은 여느 곳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식당이지만 칭찬이 자자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 봉정식당을 찾는 이유는 간단하다. 싸고 맛있고 친절해서다.
한 군민은 “전통시장 내에 어느 식당이라도 마찬가지지만 봉정식당에서는 주 메뉴라는 것은 없다. 하지만 신선한 제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음식가격도 부담이 없고 친절하며 인심이 넉넉하다”고 말했다.


다른 군민은 “제가 아는 사람이나 손님들에게도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는 곳이며 다녀간 사람들은 대부분 만족한다”고 말했다.
봉정식당은 봄에는 도다리쑥국, 여름에는 멸치회, 가을에는 전어, 겨울에는 대구, 메기탕을 팔며, 손님이 직접 어시장에서 회를 구입해서 먹을 수 있는 ‘초장집’이기도 하다.
손님들은 초장만 달라고 해도 되고 회를 뜨고 남은 뼈로 매운탕을 끓여 달라고 해도 된다.
봉정식당 뿐만 아니라 시장 내 모든 식당이 대부분 이러한 형태로 장사를 하고 있는데 전통시장이 아니면 보기 힘든 인간미 넘치는 마케팅 방법이다.
봉정식당 오문자 사장님(64)이 식당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18년 전부터다.
당시 주위사람들이 오 사장님이 만든 음식을 맛보고 식당을 해보라는 권유가 많아 시작하게 됐단다.
봉정식당은 시장 내에서는 최고 오래된 식당으로 손꼽히기 때문에 오문자 사장님의 머릿속에는 18년 전 전통시장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당시에는 시장에서 채소나 생선을 파는 사람도 많았고 손님들도 많았는데 요즘은 그렇지가 않단다.
사람도 많고 채소도 생선도 풍성했을 때는 손님에게 뭐든지 넉넉하게 내줬었는데 물가도 점점 오르고 손님도 줄다보니 요즘은 예전 같지가 않다고.
당시 2만 5천원 했던 갈치 한 상자가 지금은 가격이 열배 가까이 뛰었다며 고개를 흔드는 오문자 사장님.
그렇게 오랜 시간을 식당을 운영하다보니 노하우도 점점 쌓여 손님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됐다.
오문자 사장님의 부군이 직접 기른 유기농 채소와 쌀을 사용했고 시장에서 신선한 해산물과 생선을 사도 썼다.
또 꾸준한 손님들과의 대화로 그들이 원하는 음식을 연구하고 개선해나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손님은 몰렸다.
거기에 두어 번 온 손님은 즐겨 먹는 반찬까지 기억하고 친절하고 푸짐하게 대접하니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단다.
평소 단골이었던 젊은 청년들이 아가씨들과 함께 식당을 찾았는데 아가씨들의 표정이 궂더라는 것이다.
뒤에 알고 보니 명색이 아가씬데 시장에 있는 식당으로 데려와서 그랬다고.
그랬는데 음식 맛을 보고는 나중에는 아가씨들도 단골이 됐단다.
인터넷이 발달한 요즘에는 손님들이 인터넷에 남긴 글을 보고 찾아오는 외지인들이 많단다.
오문자 사장님은 “젊은 사람들이 많이 와서 음식 사진을 찍어가고는 한다. 교통이 좋아진 요즘은 전국이 일일권이다. 어디가 맛있다고 소문이 나면 전국팔도로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친철 부분에 대해서는 “남해는 원래 울면서 왔다가 울면서 돌아가는 곳이라고 했다. 그만큼 정이 넘치고 사람들도 좋은 곳이다. 남해는 지역특성상 외지인들이 무뚝뚝하다고 느낄뿐이지 대부분 식당이 다 친절하다”며 “친절은 쌍방으로 오가야 한다. 식당은 손님에게 친절하고 손님은 ‘이거 좀 더 달라’보다는 ‘아 맛있다’고 칭찬을 하게 되면 또 식당은 하나 줄 거 두 개 주고, 친절하면 양쪽 모두가 좋은 것이다”고 말했다.
요즘 가장 많이들 하는 창업이 식당이고 가장 많이들 폐업하는 곳이 식당 인만큼 힘든 일이라 자녀들이 그만하고 쉬라고 하지만 이제는 손님이 적던 많던 시장에 나오는 자체만으로도 재미가 있다는 오문자 사장님.
그는 “다들 어려운 여건에서 힘들지만 친절하고 손님들의 입맛에 맞게끔 노력하다보면 좋은 날이 온다. 힘내시기들 바란다”며 “전통시장은 살아있는 삶의 현장이다. 요즘은 겨울이니 꼭 시장에 어느 식당이라도 들러서 메기탕, 대구탕을 맛보시길 권한다”고 말했다. <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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