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 컨퍼런스, 17개국 22개 트레일 기관·단체 참석

지난달 29일부터 사흘간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2 월드 트레일 컨퍼런스에 남해바래길사람들 송홍주 대표, 류영환 간사, 문찬일 사무국장, 김성중 운영위원, 문경호 운영위원, 이은주 바래지기, 문화관광과 김용태 팀장, 도보여행객 문준홍 씨, 길에 관심이 많은 2명의 여기자가 동행해 다녀왔다.
지식경제부,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제주광역경제권선도산업지원단이 주최하고 (사)제주올레, (사)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가 주관한 이 행사는 17개국 22개 트레일 기관 단체, 관련 학계 및 여행 관계자 등이 참석해 컨퍼런스 첫날 ‘지역사회와의 소통’, ‘트레일 이용자와의 소통’이라는 주제로 2차례 워크숍과 지역의 트레일을 소개하는 ‘트레일 홍보회’를 가졌다.
‘지역사회와의 소통’이라는 주제로 시작된 첫 번째 워크숍에서 사단법인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은 “최근 2~3일 폭우가 쏟아져 행사 진행에 어려움이 있을까 걱정을 했다”며 “다행히 오늘 러블리한 날씨이다. 모레에는 걷기 축제도 펼쳐지는데 참석하신 분 모두들 이번 행사를 통해 아름다운 제주의 풍광을 즐기고 건강한 음식도 섭취하며 트레일과 관련한 경험, 고민 등을 이야기하며 국제적 연대를 형성하는 의미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가벼운 첫 인사를 건넸다.
제주 올레는 2007년 9월 첫 코스를 개장한 이래 2012년 10월 25개 코스, 411km의 길을 개척했다.
서 이사장은 이날 발표에서 코스 개척과 관련해 “되도록 아스팔트·찻길은 피하자, 사라진 길을 찾자, 끊어진 길을 찾자, 기계는 동원하지 않고 사람 손으로 이을 수 있는 길을 만들어가자, 자연을 최대한 덜 훼손하는 방향으로 하자”는 길과 관련된 자신의 생각을 꺼내 놓았다.
이어 “올레길 코스는 개인 사유지, 공동 목장에서 길을 내준 경우가 있는데 이보다 마을지지, 지원이 뒤따라야하기에 지역주민들의 길과 관련한 애정을 이끌어내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제주의 경우 자녀들을 도시로 보내고 혼자 지내는 어르신들이 많아 자녀들의 비어 있는 방을 활용해 숙소와 게스트하우스 등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녀는 “올레길이 생김으로써 지역민들의 삶의 질, 자부심이 향상됐다”며 “하지만 최근 지역사회 소통을 위해 만든 길인 올레길에서 불의의 사고가 생기면서 올레길은 비난에 직면했다. 길을 낸 자체가 비난을 받았다. 참 당혹스러웠고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는 태풍 ‘볼라벤’으로 인해 많은 길이 훼손되기도 해 (사)제주 올레는 길 복구 등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기도 했다.
최근 어려운 일이 겹치면서 마음고생을 많이 한 서 이사장은 끝내 눈물을 보이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서 이사장의 눈물에 참석자 모두는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그를 위로했다.
서 이사장의 발표가 끝나고 (사)숲길 이기원 사무국장, 애팔래치안 트레일 보호협회 로라 벨레빌의 사례발표가 이어졌다.
이날 남해바래길사람들 문찬일 사무국장은 오후 진행된 트레일 홍보회에서 남해바래길을 알리고 오는 11월 10일 진행될 예정인 바래길 가을소풍에 많이 참석해주길 당부했다.
월드 트레일 컨퍼런스 둘째날인 10월 30일에는 월드 트레일 네트워크 국제기구 창설 관련 토론회와 ‘나는 걷는다’의 저자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대중강연, 제주 올레 9코스 현장 답사가 진행됐으며 제주 올레 걷기 축제가 시작되는 31일 남해팀은 외돌개를 시작으로 숙소인 풍림리조트 구간까지 약 3시간 동안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31일 저녁 제주에서 김해를 거쳐 남해로 돌아오는 길, 비행기·차 안에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남해바래길이 가진 매력과 남해바래길이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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