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화 사업 등 고객 유입방안 모색


90년대 중반 전국적으로 생기기 시작한 대형 유통 매장들은 재래 시장의 무서운 경쟁자로 등장했고 경제권을 주도하는 30∼40대의 생활 방식 현대화된 매장으로의 이동에서 본격적인 침체기를 맞이했다. 상인과 고객 대부분이 서민들인 재래 시장은 침체에서 벗어나려고 현대화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으며 이런 움직임은 남해 시장도 예외일 수 없다.

120 여년의 역사를 지니며 한때 13만 군민 대부분의 상거래가 이루어질 정도로 융성한 활동을 해 오던 남해시장도 침체의 늪에서 살아남기 위한 변화의 몸부림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195개의 점포와 그 배에 달하는 노점이 들어서 있는 남해시장의 군내 유통분야 점유율은 30% 정도로 평가되고 있다. 점포를 운영하는 상인과 그 가족 등을 합해 시장 수입으로 생활을 유지하는 지역 주민을 2000∼3000명 정도로 본다면 현재의 유통 점유율은 너무나 초라한 실정이다. 몇 년간 계속된 지역 경기 한파로 더욱 움츠려든 시장에서 더 이상 주저앉을 수 없다는 '변화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특히, 시장 부근에 들어설 할인마트로 인한 위기감은 그들에게 변화의 필요성을 더욱 무겁게 던져주고 있다.

과일을 파는 김아무개(63·읍)씨는 "지난 15년간 이곳에서 과일 장사하며 자식들 결혼까지 시켰다"며 "우리야 이제 큰 돈 필요 없지만 이제 장사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이대로의 재래시장은 수익성이 없는 곳"이라며 시장의 어려운 현실을 전했다. 그만큼 현재의 시장 모습으로는 소비자들의 유입을 기대할 수 없다는게 시장 상인들의 의식이다.

부인과 함께 생선 장사를 하고 있다는 한 상인은 "깨끗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다가오는 대형 할인마트와 경쟁하기 위해선 변화만이 살길이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고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상인 스스로가 고민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지난 몇 년동안 절실히 느낀 만큼 이제는 한걸음씩 변화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시장 현대화에 대한 방안과 대대적인 할인 행사, 경제권을 주도하는 젊은 고객 유입을 통한 소득 증대 방안까지 폭넓게 논의되고 있다. 특히, 재래시장 부흥의 최대 고비로 지적되는 '시장 현대화' 계획은 현 부지의 재건축과 새로운 부지로의 이전 방안에 대한 선택만 결정된다면 사업추진이 가속화 될 전망이다.

시장번영회 이은우 신임 회장은 "큰 문제는 차근차근 생각하고 우선 작은 것부터 바꾸어야 한다. 그 첫 번째로 번영회 임원들이 고객들을 직접 만나 의견을 수렴하고 개진해 나가는 친절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라며 "처음은 어색하겠지만 살아남기 위한 방안으로 생각해달라"며 상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남해 시장 상인들의 이같은 변화의 움직임은 위기감이라는 필요충분조건에서 생기는 절실함으로 보여진다. 만약 제 2의 도약기를 만들려는 그들의 성공 여부에 따라 이후 지역 경제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