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군 지원 약속, 숙소.학교 정해"
군내 관계자 당혹, 클럽과 물밑 접촉중 

지난 2001년 남해군이 국내 최초로 만들었다 선진국형 축구지도 시스템인   남해축구클럽이 내부 갈등 끝에 전격적으로 남해를 떠나기로 해 충격을 주고 있다. 

"연기군 인조잔디 무상제공 약속"

남해축구클럽(이사장 한동주) 관계자들은 "지난 27일 숙소이자 클럽 이사장이 대표를 맡고있는 대한야구캠프에서 학부모총회를 연 결과 오는 7월 11일 자로 남해를 떠나 충남 연기군으로 축구클럽을 옮기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축구클럽 김평석 감독, 정태수 학부모 대표 등은 "연기군과 협의를 한 결과 남해축구클럽 학생들이 인조잔디 구장 1면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약속을 받았으며 학생들은 조치원중학교와 천안공고로 전학을 하기로 학교측과 이야기가 됐다. 아울러 숙소는 조치원에 있는 원룸 12개를 저렴한 가격에  사용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사전에 연기군, 학교와 협의  

본지 확인결과 남해축구클럽이 충남 연기군으로 가게 된 것은 연기군에 있는 조지원 중학교에 재직중인 김평석 남해축구클럽 감독 석아무개교사와의 친분이 계기가 된 것으로 파악됐다. 즉 남해축구클럽 김평석감독이 석아무개교사에게 조치원 이주를 문의하고 긍정적 반응을 얻자 이후 석교사와 함께 잔디구장 사용문제, 학교진학관계 등을 조치원중학교 교장, 연기군수 등과  협의해 허락을 얻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석 아무개 교사는 "마침 연기군내에도 용인축구센터와 같은 대형 축구센터를 조성, 축구도시로 키워보려는 계획을 가진 사람들이 있으며 땅을 내주려는 사람도 있다. 여기에 대해 군도 협조적"이라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지도자-이사장 갈등 중재 없었다

한편 남해축구클럽이 남해를 떠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남해축구클럽 김평석 감독과 클럽이사장이자 대한야구캠프 대표인 한동주 사장의 갈등이 점차 화해하기 힘든 수준으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주변 관계자들과 당사자들의 증언을 종합해보면 두 사람은 학생식사제공, 회비미납부 학생 퇴출여부 결정 등의 여러 사안에서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어왔다. 문제는 어느 사안도 쌍방이 흔쾌히 인정하는 식으로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고 문제가 생길 때마다 불신만 커졌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이사장인 한동주사장은 김감독이 자기 지시를 따르지 않아 클럽운영이 어렵다는 것이고 김 감독 역시 한동주사장이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운영을 하지 않아 문제라는 식으로 판단을 하게 됐다. 이에 얼마 전 문제가 됐던 '한동주사장이 클럽지도자들의 6월 급여를 주지 않았다' 거나 '김감독이 식당 아주머니들에게 욕설을 해 경찰서에 갔다'는 소식들은 단순히 한사장이 돈이 정말 없거나 김감독의 자질에 문제가 있어서라고만 파악할 차원은 아니다. 이는 오히려 김감독과 한사장 상호간에 생긴 감정의 골이 워낙 깊어지다 보니 파생된 부작용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분석이다. 더 큰 문제는 이 두사람의 갈등이 극한 상황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군이든 학교든 주변에서 중재자로 나선 이가 없었다는 점이다.

해성중고 특히 당혹

남해축구클럽의 갑작스런 남해이주 소식은 군내 각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우선 가장 난처한 거은 축구클럽 학생들이  다니고 있는 해성중■고교. 이는 현실적으로 클럽학생수가 약 40명이어서 전교생(약 220명)의 약 20%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신입생 모집이 갈수록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해성중고교는 축구클럽과 대한야구캠프, 군 관계자들을 두루 접촉하며 축구클럽이 남해를 떠나게 된 배경과 이유를 파악중이다. 해성중고교는 특히 남해군에 "지역의 어린 학생이 한꺼번에 40명이나 빠져나가는데 군이 관심을 가져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인조잔디구장 사용협조 등 군에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이해당사자는 아니지만 군 역시 상당히 우려하는 표정이다.  이는  군이 애초에 축구클럽을 만든 주체로서 운영이 부실하게 만든 후 학부모들에게 운영권을 넘긴 책임도 있거니와  스스로 축구메카를 자처하는 지역에서 축구로 미래를 키우고 있는 학생 40명이 떠나도록 방치한다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갈수록 인구가 줄고 있는 지역현실에서 학생 40명이 일거에 빠져나가는 데도 아무 손을 쓰지 않는 것도 직무유기이 때문이다. 이에 군은 현재 남해축구클럽의 행보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으며 클럽 및  해성중고교와도 수시로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직도 남해에 미련 있는 듯

남해축구클럽의 주장이 100% 사실이라고 인정한다면 남해축구클럽은 이제 떠나는 일 밖에 남지 않았다. 잔디구장은 연기군이 제공하는 인조잔디구장을 사용하면 되고 숙소는 이미 마련됐다. 학교문제도 전혀 걸림돌이 없다. 그러나 축구클럽 관계자들은 아직 남해에 미련이 남아있다. 일부 클럽학부모들은 "감독이 가지고 하니 가는데  왜 이 좋은 여건을 가진 남해를 떠나야 하는지 이해가 안간다"며 반발을 하고 있다. 이주를 주도하는 클럽관계자들 역시 "남해만한 축구환경을 갖춘 곳은 없다"고 인정하고 있다. 풀어야 할 문제도 많다. 해성중고교가 과연 학생들의 전학절차를 쉽게 허락해줄지도 미지수다. 대한야구캠프와 클럽운영 인수인계도 쉽지 않을 것이다. 경남선수에서 충청권 선수로 등록을 하는 문제도 골칫거리다. 클럽이 남해지역에 진 채무만해도 3000여 만원 (야구캠프 5000여만원 제외)에 이른다. 특히 채무채권 문제는 이들이 남해를 떠날 경우 막바로 법정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물밑접촉, 가능성은 낮지만...

이에 축구클럽 관계자, 해성중고, 남해군은 아직도 상호간에 나름의  물밑접촉을 갖고 클럽학생들이 남해에 머물수 있는 지 여부를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 여러 면을 종합할 때 그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이지만 남은 기간동안의 접촉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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