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8월 노무현 정권 말기 교원단체의 일원으로  금강산 관광을 다녀온 적이 있다. 망설이고 망설이다가 혹시 앞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어 관광 길이 막힌다면 금강산 구경을 하기 어려울 것 같아 관광버스로  3박 4일의 일정으로 다녀왔다. 둘째 날 비룡 폭보 쪽과 셋째 날의 만물상 쪽을 구경하고 곡예공연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있었으나 그 뒤 필자는 금강산 다녀온 소감을 묻는 사람들에게 사람들은 보지 못하고 물과 바위와  폭포 등을 보았으며 금강산이 아니라, 현대 아산에 다녀왔다고 간단히 대답하곤 하였다. 그러나  그 덕택에 몇 편의 시를 창작하여 발표하였다.
  오늘 여기서는 사람 만난 이야기를 간단히 하기로 한다. 필자가 만난 사람들은 관광 도중에 반드시  서로를 감시하기 위하여 둘씩 짝을 짓고 서 있는 안내원들로 그들과의 대화를 소개하기로 한다. 금강산을 다녀 온 사람들은 알겠지만 금강산 관광객은 이름과 사진 소속 직장을 명패를 만들어 목에 걸고 다녔다. 그런데 첫 날 관광 도중에 필자의 명패를 본 각각 다른 위치의 두 남자 안내원의 도전적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 첫 번째가 부산대학교와 밀양대학교, 강원대학교와 삼척대학교가 통합한 사실을 말하면서  남한에는 대학 진학할 학생들이 없어서 대학을 줄이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다음은 그 당시 한참 문제되고 있던 초중고 교사들의 평가문제를 물은 후 그것은 교사들을 내쫓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그래서 필자는 첫 번째 질문에 대하여 한국 고교생의 대학진학률이 세계 최고라는 것을 아느냐고 물으면서 80%에 다다른다고 자랑하듯이 말하여 다음 질문을 차단하였다. 교사 평가에 대하여서는 필자는 대학교수이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평가받고 있다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였다. 옆에 있던 아내는 가만  있으라고 했으나 참을 수가 없었다. 다행히 토론이 계속되지 않아 큰 문제는 없었다. 뒷날 만물상 코스에서 만난 안내원 한 사람은 필자의 이름을 보면서 ㅇ이 많다고 하여 모두들 그런 말을 한다면서 마치 상대방은 ㅇ이 하나도 없어 당신은 하나도 없다고 말한 후 서로 웃었다. 필자는 뒷날 만난 안내원이 훨씬 인간적이고 호감이 갔다.
  사실 한국 대학 진학률을 자랑스럽게 말하기는 하였지만 필자는 그날 밤 잠자리에서 그것이 결코 자랑스러운 것이 아니라 멀지 않아 북한 안내원이 지적한 것처럼 대학에 입학할 학생들이 없어서 문 닫는 대학도 생길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낮에 한 말이 그냥 임기응변에 지나지 않은 것이라 생각하였다. 최근의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한국 고교 졸업생의 진학률은 2008년 83.8%를 정점으로 떨어져 2012년 72.5%까지 떨어졌다는 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그 통계에 대하여 의구심을 제기하는 진보적 언론도 있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그렇게 급격하게 떨어지지는 않았겠지만 다소 떨어지기는 하였을 것 같다. 교육개발원의 통계는 2008년 83.8%에서 2010년 79.0%로 떨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4년제 대학보다 전문대학 진학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사실 대학 진학률의 정확성에는 문제가 많다. 합격자로 할 것이냐  혹은 입학자로 할 것이냐도 문제지만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하여, 휴학하고 재수를 하거나 그냥 재수를 하는 경우 등 어떻게 해도 문제는 있다. 그런데 72%라고 하여도 세계 최고이고 세계에서 가장 대학이 많은 미국의 경우 34%로 대학 진학률이 세계 7위라는 보도를 볼 때 우리나라의 높은 대학 진학률의 심각성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70%에 가까운 미국의 고등학생들이 대학을 가지 않고 직업전선에 바로 뛰어든다. 미국에는 하이트 칼라보다  훨씬 임금을 많이 받는 블루 칼라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경우 대학에 갈 능력이 있거나 대학공부에 흥미가 있는 졸업생만 대학 진학을 한다.  그리고 대학의 남은 정원은 외국 유학생들로 채운다.
   우리 나라의 경우 이미 각종 언론과 발표회 등에서 세계최고의 대학진학률이 결코 자랑스러운 것이  아니라는 보도와 주제 발표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리고 설사 4년제 대학을 졸업한다고 해도 그에 알맞은 취업이 보장되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을 청년 실업의 심각성이라 하고 정치권에서는 그 해결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한국처럼 경제규모에 비하여 대학 졸업생이 많은 경우 청년 실업 문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다고 본다. 대학 졸업생의 경우 생산직이나 기술직을 기피하고, 재벌은 해체하라면서 대기업에만 취업하기 위하여 중소기업까지 취업을 기피하여 외국인 노동자나 기술자들로 채운다. 그렇지 않으면 이미 은퇴할 나이가 훨씬 지난 고령자들이 계속 일을 하고도 빈 자리가 많아 자동화 작업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이러고도 어떻게 잠재적 실업자가 많다고 할 수 있겠는가?
  몇 년 후에는 고교 졸업생보다 대학 입학 정원이 많아 문을 닫을 대학이 많다고 하며 최근의 보도에는 네 번째로 문 닫는 대학이 생겼다고 한다. 그리고 각 기업체가 전문계 고교생 혹은 전문대 졸업 신입사원을 많이 뽑는다고 한다. 이런 현상이 점점 많아져 202개교나 되는 4년제 대학과 145개교나 되는 전문대학 가운데 100개가 훨씬 넘는 대학들이 문을 닫아야  한국의 청년 실업 문제가 근원적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정치권은 반값 등록금, 대학 평준화, 혹은 이미 큰 문제점으로 등장한 유럽의 대학 무상교육과 같은 공약을 베낄 것이 아니라, 대학이 문을 닫는 경우 생기는 후유증을 최소화 할 대책 마련과 국가의 존립 자체를 위태롭게 하는 과도한 보육비와 교육비로 인하여 현저히 떨어진 출산율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기 위하여 모두의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부모들은 자녀를 모두다 대학에 보내겠다는 비정상적인 교육열보다 자녀의 능력과 개성을 생각하여 일찍 직업전선에 내보낼 수도 있다는, 예컨대 독일 학부모들의 자세를 본받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중앙 정부 혹은 각급 지자체 그리고 기업들은  굳이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취업전선에서 노력만하면 행복하고 가치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제도와 풍토 마련에 더욱더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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