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에 대야(일명 다라이)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한 낮에 읍내 어딜가도 대야를 이고 가는 주부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주부들뿐만 아니라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손에도 대야 하나씩은 어김없이 들려져 있다.
현재 남해에는 때아닌 대야 풍년 현상을 보이고 있다. 으레 대형마트 개점때 단골 경품으로 이용되던 대야가 이번에는 어마어마한 수량으로 지역 주부들의 손에 쥐어지고 있다. 지난 4일 읍내 한 대형매장 개업 기념으로 방문 고객들에게 증정하기 시작한 대야는 지난주 개업한 또 다른 매장의 개업 선물로도 사용됐다. 또한, 기존의 한 업체도 이에 질세라 대야를 선물하기에 이르렀다. 이래저래 주민들은 작은 물건 구입만으로 대야를 쉽게 받을 수 있었으며 어떤 집에서도 지난 일주일동안 대야를 10개 이상 얻었다고 하니 남해는 그야말로 대야 홍수 상태라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닐 듯 싶다.
지난 4일 문을 연 터미널마트가 3일동안 총 1만2000개의 대야를 고객들에게 선물했고, 지난 주말에 개업을 한 남해 에이플러스 마트도 개업 첫날만 5000여개의 대야를 나눠주었다고 한다. 현재까지 총 1만 3000여개의 대야를 나눠주고 있다. 이에 도매유통도 다른 마트와의 경쟁을 위해 실시한 세일 기간동안 매장을 찾은 고객들에게 1500개를 돌렸다. 지난 일주일 정도의 기간동안 남해지역에 풀린 대야는 어림잡아 2만 6500개가 넘는다.
대야는 가정에 적지않은 살림이다. 대야를 선물받은 한 주부는 "이런저런 잡다한 물건 정리하고 김장철에 많이 사용된다"고 대야의 유용성을 강조했다.
대야를 하나라도 더 받기 위해 진풍경도 연출됐다. 물건을 한번 구입할 때마다 대야 하나씩을 준 이유로 주부들은 물건을 한꺼번에 다 구입하지 않고 몇 번에 나눠 물건을 구입해, 한 사람이 대야를 몇 개씩 가지고 집으로 되돌아갔다. 또한, 한번 구입한 물건을 매장 앞에 잠시 내려놓고 매장 직원들의 눈치를 살피며 또 다시 매장 안으로 들어가 대야를 받아 오는 등 치열한 신경전(?)도 벌어졌다.
한 대형마트 대표는 "저렴하면서도 주부들에게 인기가 좋은 것은 대야만한 것이 없다"며 "아마 이번 대야 제공으로 한동안 지역에서 대야를 돈주고 구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야 홍수 현상은 잠깐 동안의 진풍경이었지만 지역에 나눠진 대야만큼이나 지역 경제도 활성화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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