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①엑스포를 준비하는 동반자들

②관광객 300만, 남해군의 현주소

③300만 유치 가능케 할 남해만의 전략은?

■가진 자원 최대한 활용하기

▶인근 지역 언론, 남해군에 조언

여수엑스포는 환경에 대한 전 인류적 단결이 그 주제지만 인근 시·군으로서는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관광객유치다. 그럼 관광객유치를 준비함에 있어서 어떤 그림이 가장 보기 좋은 모습이 될까?

인근 지역신문에서는 “관이 주도하고 민간은 따르는 그림이 그려져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즉, ‘밑그림은 남해군이 그리더라도 채색을 통해 그림을 완성하는 역할은 민간이 능동적인 참여로 감당해야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광양만신문 황망기 편집국장은 “광양의 경우 서커스페스티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그곳에 광양시민의 자리는 없다. 시민은 그저 할인대상 유료관객일 뿐”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하고 “엑스포기간 내내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남해군이 돼야 한다. 단, 남해군이 제공하는 즐길거리에는 남해군민이 최대한 많이 참여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지역신문은 재래시장의 관광상품화, 서상항의 활성화 등을 남해군 엑스포관광사업 성공의 요건으로 꼽았다.

하동신문 김우용 편집부장은 “재래시장은 좋은 관광자원이다. 화개장터나 정선 5일장 등은 보통 시골장터지만 전국에서 사람이 몰리는 관광지가 됐다”며 “남해군도 5일장을 관광 상품화 할 방안을 마련해야한다. 가령 각 장날마다 한 가지 상품(특산물)을 정해 저렴하게 판매하고 남해군이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그 품질을 보증해 준다면 관광객이 믿고 살 수 있으며 좋은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편집부장은 “하동군은 신 노량항에 여객선을 띄워 관광객을 여수로 보내겠다는 전략을 짜고 있지만 노량항 상권 활성화에는 크게 신경 쓰고 있지 않다. 남해의 서상항은 먹고 즐길 거리가 풍성한 활기찬 여객선터미널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언론사 부장의 조언은 한 마디로 ‘가진 자원을 최대한 이용하라’는 것이다. 이들의 말은 충분히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관광, 민간이 적극 나서자

▲15개 체험마을 적극 활용해야

남해군은 인근 어느 시·군보다도 체험마을 수가 많으며 연합회 활동이 활발해 더 적극적인 체험마을 관광상품화가 필요하다.

엑스포기간 체험마을은 릴레이이벤트를 계획하고 있으나 숙박으로 이어지기 보다는 당일체험 위주여서 다소 아쉬움이 있다.

이에 릴레이이벤트 기간이 연결되는 마을간 연계체험관광이 이뤄진다면 좀 더 마을소득증대에 도움이 될 듯 하다.

이와관련 체험마을연합회 강병철 사무국장은 “여수엑스포에 도입하기는 시기적으로 늦었지만 앞으로도 남해관광이 이어지는 만큼 스템프 투어 개념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체험객에게 다른 체험마을 및 스템프투어개념을 소개하고 3개 이상 체험마을을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특산물이나 상품권을 선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엑스포 등 특별한 행사기간만이라도 각 마을 내 상설 식당을 운영하는 방안 역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물론 운영인력부족 등으로 어려운 것이 현실이나 마을소득증대를 위한 방법이 있다면 무엇이든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강 사무국장은 이번 릴레이 체험이벤트 기간에 체험관 내 식당은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활기찬 체험보다는 바다를 바라보며 한적하게 쉬고 싶은 여행객을 겨냥한 ‘한적한 어촌마을’ 프로그램을 병행한다면 그 또한 체험마을 활성화의 한 방법이 될 것이다.

▲관광관련 민간단체 활약 기대

△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사진 1)▲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는 여수 인근 시·군 중 남해만이 갖고 있는 차별화된 관광단체다. 사진은 생태관광시범사업 모습.

남해군은 인근 시·군이 갖고 있지 않은 좋은 민간관광단체를 갖고 있다. ‘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회장 조세윤)’이 그것이다. 이는 환경부가 지원하는 생태관광 관련 단체로 100% 순수민간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전국에서 인제(산악형)와 안성(도시형), 남해만이 갖고 있다.

남해군의 신 관광성장동력으로 떠오르는 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가 이번 엑스포기간, 체험마을로 관광객을 유도하는 모객역할을 감당한다.

협의회는 오는 6일까지 4회의 1차 시범생태관광을 마무리하게 되며 지난 3번의 시범관광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엑스포기간에 생태관광이 이뤄지지는 않는다.

협의회 이광석 사무국장은 “지금까지 시범생태관광에 참여한 관광객들은 모두 모니터링 요원이 되어 블로그 등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남해군을 홍보하게 된다. 이들을 통해 남해군을 찾고 협의회와 연결되는 관광객들을 체험마을로 유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서상항에 협의회 홍보부스를 설치, 홍보책자를 배포하고 시범관광동영상을 상영하며 남해군 관광홍보대사 역할을 맡는다. 생태관광을 원하는 관광객들은 생태관광해설사교육을 이수한 왕지, 신흥, 두모마을 등으로, 바지락캐기 같은 기존체험을 원하는 관광객들은 그 외 체험마을로 인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엑스포 기간에 생태관광이 진행되지 않는 이유는 사업주관부서인 환경부로부터 6월 중 1차 시범관광사업의 평가를 받아야하는 등 사업스케줄이 따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게 되면 오는 7월부터 2차 시범관광사업에 들어가게 된다.

협의회는 2차 시범관광이 마무리 되는 내년 2월 이후를 남해군생태관광 활성화시기로 잡고 있다. 이 시기에는 환경부의 지원이 끝나고 협의회 자력으로 관광사업을 수행해야하기 때문이다.

앞서 실시한 시범사업에서 나름대로 호성적을 거둔 협의회 측은 지금까지 진행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생태관광정착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서상항 더 이용하기

▲재미있는 뱃길, 저렴한 엑스포

서상항에서는 지난달부터 ‘크루즈투어 무료승선체험’이 이어지고 있다. 뱃길의 낭만과 재미를 군민들에게 알려 뱃길홍보에 적극 나선다는 전략이다. 승선체험객들 역시 “재미있었다” “육지에서 보는 것보다 더 멋있다” “유료로 꼭 이용하겠다” 등 좋은 반응을 보여 뱃길전략에 청신호를 밝혔다. 이에 엑스포와 별도로 서상항 뱃길이 하나의 관광상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더해 서상항 여객선을 이용하는 승선객들을 단체관람객으로 인정해 엑스포 입장권 할인(20%, 2만 7천원)이 가능하다고 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경우가 만들어졌다. 이는 남해군 행정력이 거둔 성과다.

▲문화·먹거리 즐기는 서상항

△먹거리장터

엑스포기간 서상항은 먹고 체험할 프로그램이 마련돼 서상항 자체가 하나의 문화공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남해군은 ‘지역특산물을 이용한 먹거리 장터운영’을 계획 중이다. 경제과 지역경제팀에 의하면 오는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먹거리장터가 운영될 예정이며 ‘남해축협’ ‘서상부녀회’ ‘서면 새마을 남녀 협의회’가 장터운영에 나서게 된다.

단, 5~6월은 농번기이기 때문에 전야제와 개막식이 열리는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장터운영 후 6월 15일 ‘제26회 대통령기 전국 시·도 대항 요트대회’에 맞춰 다시 문을 열어 엑스포 폐막까지 운영할 방침이다.

이들 단체는 가능한 한 지역특성을 감안한 메뉴를 선정해 장터를 운영하게 된다. ‘남해축협’은 숯불구이(쇠고기 판매), 아이스크림, 과일 등으로 승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계획이며 ‘서면새마을 남녀협의회’와 ‘서상부녀회’는 마늘막걸리, 순대, 파전, 해산물구이, 전어무침, 옥수수, 멍게비빔밥 등을 선보인다.

엑스포기간 중 먹거리장터를 운영하려면 생각보다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남해군은 음식점 건물로 사용할 몽골텐트(14동)를 마련 중이며 조리하는데 필요한 전기와 수도시설 등 기반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한 더운 날씨로 인해 식재료 보관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남해군은 비품보관용 컨테이너 2동을 설치하는 한편 냉동·냉장시설을 마련해 식재료를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먹거리장터와 관련해 농번기를 피한다는 남해군의 생각은 일면 타당하나 한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5월은 개막초기이기 때문에 6월보다 많은 관광객이 몰릴 여지가 충분하다.

서면 새마을 협의회와 서상부녀회가 농사 때문에 바쁘다면 해당기간에는 농업에 종사하지 않는 다른 민간인·민간단체에서 장터를 운영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아닐까 생각된다. 장터가 운영되지 않는 기간이 무려 개막초기 1달이다. 만약 농번기라서 장터를 쉰다는 생각이 서면 측의 지역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이는 대단히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서상항 나전칠기 체험장

엑스포기간 서상항에서는 ‘나전칠기공예 체험 및 판매’가 이뤄진다.

운암나전칠기공방을 운영하는 김효문 씨가 체험장을 이끌게 되며 열쇠고리, 핸드폰 고리, 머리핀 등 악세사리와 명함집과 손거울, 액자, 접시 등 작은 생활용품들을 관광객들이 직접 만들어보고 완성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작품에 그려지는 도안 및 디자인은 죽방렴과 남해대교 등 남해를 홍보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나전칠기공예체험장은 27㎡ 규모이며 체험비용은 1~3만원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남해농협 잡화류 판매

새남해농협 서면지점은 엑스포 전 기간 서상항에 간이매점을 설치, 음료와 빙과류, 흑마늘엑기스, 마늘(종) 등 제철 농산물을 판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농협측은 간이매점으로 사용할 콘테이너(3×6m) 1동과 냉장·냉동설비, 음료와 빙과류 취식장소 및 휴식공간으로 사용될 몽골텐트 1동을 마련할 계획이다.

▶관광객 숙소, 더 필요하다

▲템플스테이, 처치스테이도 필요

모두들 잘 알고 있다시피 남해군은 30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는 93일간 매일 3만 2천 300명의 관광객이 들어야 달성할 수 있는 수치다.

현재 남해군 숙박업소 현황을 살펴보면 총 686개소(호텔·콘도 4, 펜션·민박 568, 모텔 106, 기타 8개소)로 5천 실의 방을 갖추고 있다.

1실 당 2~3명이 묵는다고 가정하면 1만~1만 5천명의 동시숙박이 가능하다.

이는 최대치로 생각해도 목표관광객의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물론 남해군에서 마을회관 등 대체숙소를 마련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잠자리가 부족할 경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종교시설을 관광객 숙소로 이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화방사, 용문사, 세심사 등 사찰에서 템플스테이를 시행하고 있지만 ‘처치스테이(church stay)’를 추가하는 방안도 생각해 봄직하다.

엑스포를 불과 8일 앞둔 시점이지만 지금이라도 남해군과 군내 교회들이 협조해 유사시 교회시설을 숙소로 제공하는 협조체계 구축이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재래시장 활성화 절실

하동신문 김우용 부장의 지적대로 시골 장터는 중요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남해군과 시장 상인 모두 전통 5일장을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재래시장을 상품화하고 있는 시티투어 역시 남해읍 상설시장을 투어코스에 적용하고 있을 뿐 각 면 단위 5일장을 이용하려는 움직임은 없다.

군청 관계자는 “5일장의 경우 물건도 별로 없고 장이 제대로 선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5일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관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소포장판매, 물품다양화, 품질개선·관리 등 상인들의 개선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관이 함께 남해 5일장을 ‘정선 5일장’이나 ‘화개장터’처럼 관광명소로 만들려는 노력을 기울여야할 시점이다.

※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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