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대책위 소집, 대정부, 경남도 건의문 채택 전달키로

남해군의 효자작목으로 농가소득에 큰 보탬이 됐던 시금치가 최근 이상기후에 따른 계속된 비로 인한 습해를 입으면서 시금치농가의 시름은 깊어가고만 있다.


지난 10월부터 11월 사이에 전년대비 479%가 증가한 357.4mm의 비가 내리면서 습해대비 경험 부족, 배수관리 소홀, 수분이 많아 배수가 잘 안 되는 논토양 등의 이유로 지속된 습해에 현재 군내의 대다수 시금치 농가는 폐농위기에까지 처했다.


남해군의 자료에 따르면 11월 말 현재 남해군내 시금치 농가는 4800여 가구이며 재배면적은 1천여ha(논 721ha, 밭 294ha)에 이른다.


이중 피해면적은 700ha로 전체 재배면적의 69%가 습해를 입었다.


또 논 재배면적에서는 90%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지난 11월 초 피해면적은 약 260ha로 농가에서는 자율적으로 재 파종을 실시하고 농협, 군 담당부서에서는 습해피해 예방 현장지도, 저온신장성이 강한 품종 확보와 공급 등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피해면적은 한 달 여 간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났다.


피해액도 약 200억 원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현재 농어업재해대책법 상 습해는 인정 범위에 속해 있지 않아 확실한 보상대책도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피해농가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남해군은 지난 7일 군청회의실에서 비상 대책 협의회를 열었다.
이날 협의회는 정현태 군수, 최채민 군의회의장을 비롯한 남해읍, 동남해, 새남해농협 관계자, 각 면별 시금치 작목반 관계자 등 10여명이 자리한 가운데 진행됐다.


정 군수는 “3년 사이에 시금치가 마늘에 이어 기대작목으로 급성장했지만 최근 습해로 많은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행정, 농민 등 모두가 힘을 합해야만 헤쳐 나갈 수 있는 문제다. 머리를 맞대고 대책마련을 고민해보자는 의미로 오늘 비상대책회의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금치 농가의 건의들도 쏟아졌다.


설천 작목반 관계자는 “습해도 습해지만 이번 기회에 앞으로 남해군 시금치 재배가 장기적으로 발전하기위한 방안도 강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남해에서 시금치 종자를 개발해 농가들이 적절한 가격에 종자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객토사업을 통한 토질 개선, 배수 환경 개선, 논 포장 환경 개선, 봄 파종 녹비작물 종자 알선 등 다양한 요구가 나왔다.
이에 남해군은 법적인 대책 마련을 정부에 요구해 나가기로 했으며 경상남도에도 농어업, 농어촌 지원에 관한 기본조례에 따른 피해 소득보전 도비 지원 등을 요청하기로 했다.


또 이날 협의회에서는 작목반, 농업기술센터 등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하는 한편 ‘농가지원 대정부 건의문’, ‘경상남도 건의문’을 채택해 정현태 군수, 최채민 의장, 농협, 보물섬남해클러스터조합, 작목반대표 등 13개 기관단체가 공동 서명했다. 


건의문의 내용은 잦은 비로 인한 시금치 습해도 재해대상 품목으로 지정해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하고, 노지시금치가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 대상이 될 수 있도록 관계 법규나 제도 개선하며, 농산물 수급안정 등 정책 결정에 있어 생산 현장 농업인들의 충분한 여론 수렴으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적극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지난 6일 농업기술센터에서도 이재열 도의원, 경상남도청 친환경농업과장, 군담당자, 작목반 대표가 자리를 같이해‘시금치 습해 대책협의회’를 갖고 피해 현장을 답사하는 등 열려 도차원에서도 피해 대책을 강구했다.
이재열 도의원은 이날“내년에도 같은 피해를 입해를 입지 않도록 논의 배수시설 정비, 비닐하우스 등 전반적인 기반시설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고 설명했으며 도청 관계자는 적극적으로 검토해 내년 예산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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