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봄 햇살에 새싹이 움트고, 숨죽이던 나뭇가지에 꽃이 피어나는 4월, 남해군에 1960~70년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멜로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지난해 10월부터 매주 금요일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을 위해 ‘추억의 영화’를 무료로 상영하고 있는 남해군 소재 길현미술관(관장 길현수)이 이달에는 4편의 멜로영화를 상영하는 ‘멜랑꼴리 홧팅전’을 준비한 것이다.

‘멜랑꼴리 홧팅전(멜랑꼴리꼴 파이팅 展)’이라는 주제는 길현수 관장의 초등학생 딸이 직접 지은 것으로 길 관장은 “새로운 계절의 시작인 봄에 점점 새롭게 커가는 아이의 시각에서 기획전의 주제를 정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이 같은 이름을 짓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번 기획전에는 수많은 관람객을 동원하고 연이은 속편을 제작했던 ‘영자의 전성시대(1975)’와 ‘진짜 진짜 좋아해(1977)’, ‘초우(1966)’, ‘하녀(1960)’ 등이 상영되어 가슴 저리게 슬프고, 이룰 수 없었던 사랑 이야기를 엿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6일 상영되는 ‘영자의 전성시대’는 1970년대 중반 쇠락해가던 한국영화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냈던 김호선 감독의 작품이다.

개봉 당시 36만 여명의 관객을 동원했을 정도로 크게 성공했으며, 흥행 이후에는 ‘창수의 전성시대’, ‘미스 염의 순정시절’ 등의 아류작이 탄생하기도 했다.

13일에는 지난 2009년 별세한 문여송 감독의 ‘진짜 진짜 좋아해’가 상영된다. ‘진짜 진짜 좋아해’는 임예진이라는 당대 최고의 하이틴 스타를 탄생시킨 영화로 ‘진짜 진짜’ 시리즈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20일에는 자동차 정비공 철(신성일)과 프랑스 대사의 식모 영희(문희)의 어긋난 사랑을 그린 ‘초우’(감독 정진우)가 상영되며, 27일에는 2010년 임상수 감독이 리메이크하여 다시 화제가 되었던 김기영 감독의 ‘하녀’가 상영된다.

길 관장은 “추억의 영화는 현시점에서 바라본다면 제목이 다소 촌스럽고 연출이 엉성해 보일 수도 있지만, 6,70년대에는 최고의 감동과 재미를 보여준 흥행작들이었다”며 “영화를 감상하며 옛 시절을 떠올리고 추억에 잠겨본다면 또 다른 신선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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