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농어촌은 지금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자신들의 권익을 대변하겠다던 이들이 정치적 이합집산과 야합을 획책하는 통에 이른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1년 365일을 쉬지 않고 들에서 바다에서…. 땀으로 생을 일구며 살아왔던 농어민들이 결국 아스팔트 위에 발을 딛고 섰다. 누군가는 이들이 논밭을 버리고 비료 대신 ‘통탄과 눈물로 아스팔트 농사’를 짓고 있다 했다.

한미 FTA 체결 등으로 더욱 힘겨운 위기에 내몰린 대한민국 농어촌이 경제적 생존권 박탈에 이어 자신들의 대변인을 뽑을 수 있는 정치적 생존권마저 위협당하고 있는 현실….

남해·하동을 비롯한 통폐합 위기에 몰린 농어촌 지역의 연대가 점차 외연을 확장하며 목소리를 높여가자 정치계 인사들의 농어촌 선거구 통폐합 반대 선언이 이어지며 아무도 귀 기울여 주지 않던 농어민들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듯 햇던 선거구 획정 문제는 여전히 정치권의 숫자 놀음과 당리당략, 이합집산, 밀실야합으로 오리무중 안개 속을 걷고 있는 형국이다.

도무지 끝이 보일 것 같지 않는 지리멸렬한 정치권의 밀실야합에 맞서 지난 7일 농어촌·지방선거구지키기 추진위원회 남해·하동 집행위 대표단의 상경투쟁에 이어 14일, 17일, 20일, 그리고 어제 23일까지 총 다섯 차례의 대규모 상경투쟁이 줄을 잇고 있다. 이른 새벽, 늦은 밤… 천리 길을 마다 않고 나선 그 길. “아무도 귀 기울여 주지 않는 것에 더욱 분노를 느낀다”했던 한 농민은 들일을 제쳐두고 어제 새벽 출발한 상경투쟁 버스에도 다시 몸을 실었다.

“약자인 농어촌을 지켜 달라”며 동정에 호소하는 것이 아닌 선거구 획정위원회안과 헌재 판결의 법적 근거, 국토균형발전과 농어촌 보호·육성의 대의적 명분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정의와 농어촌의 미래가 살아있음을 확인시켜달라는 이들의 눈물 섞인 호소에 “서민을 위한다. 약자를 보호한다. 농어업을 살린다”며 쉴 새 없이 떠들어대던 ‘입’들은 오늘도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최근에는 중앙선관위를 앞세워 자신들의 ‘밥그릇 늘이기 꼼수’마저 자행하고 있는 정치권.

단지 인구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법도 명분도 근거도 없는 정치판의 ‘주판알 튕기기’에 오늘도 대한민국 농어촌은 시름하고 있다. 앓고 있다. 서러움에 눈물짓고 있다.

대한민국 농어촌은 오늘도 눈물에 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메아리 없는 함성을 국회 담장 안으로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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