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계 명의 어장 마련위해 총력

삼성테크윈과 결연, 숨은 이야기 밝혀

미조면 항도어촌체험마을에는 체험을 할 만한 갯벌이 없다. 따라서 체험프로그램도 정치망체험, 가두리낚시체험, 멍게·홍합체험, 스킨스쿠버체험 등 바다체험으로 짜여있다. 그러다보니 항도마을에서 바다는 다른 체험마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중요성을 갖는다. 게다가 바다에서 체험을 실시한다해도 그 것이 온전히 마을의 소득으로 연결 되지도 않는다. 체험사업이 어촌계 직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개인사업주에 의해 운영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이익이 마을에 돌아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항도마을의 소득사업은 민박과 특산품판매, 마을직영식당에서 이뤄지는 음식물판매뿐이다. 이와관련, 항도마을 최종민 어촌계장은 “어촌계가 직영하는 어장만 있으면 마을에서 운영하는 배를 총동원해 많은 체험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위해 군청에 허가를 신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현재 관련법상 선상체험은 승선인원의 제한이 있다. 소형선박의 경우 선원들을 제외하면 정작 체험객은 3~4명에도 미치지 못한다. 가뜩이나 개인사업자에 의해 운영되는 사업인데 많은 체험객을 유치하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항도마을의 바람대로 직영어장허가만 난다면 마을소유의 선박(3톤급 4척)과 남해군 소속의 대형선박(10톤, 6톤급 각 1척)을 이용해 80명 이상의 체험객들이 동시에 선상체험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마을에 큰 소득을 안겨줄 것으로 최 어촌계장은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마을직영어장 확보가 녹록치 않은 형편이다. 무슨 이유인지 허가가 늦어지고 있는 것. 최 어촌계장은 “우리가 신청한 어장은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곳이다. 정치망보호구역과 겹치지 않는다면 마땅히 허가를 내주어야하는데 왜 안해주는지 알 수가 없다”고 안타까움을 표하고 “이는 나 하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항도마을 전체를 위한 것인만큼 속히 어장허가가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영어장과 별도로 올해 항도마을이 준비하고 있는 소득사업이 또 있다. 농수산물직판사업이 그것이다. 최종민 어촌계장은 “반농·반어의 특성을 살려 건멸치와 액젓, 선어 등 수산물과 마늘, 시금치 등 농산물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지난해 자매결연을 맺은 ‘삼성테크윈’만해도 5,000명의 임직원이 있기 때문에 테크윈측과 거래가 활발히 이뤄진다면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말이 나왔으니 항도마을과 삼성테크윈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하자. 최 어촌계장이 풀어놓은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10여년 전, 항도마을을 찾은 한 낚시객이 투숙했던 민박집 주인의 친절함에 홀딱 반한 채 돌아갔다. 항도마을의 그 누구도 그를 낚시객 중 하나로 생각할 뿐 특별하게 받아들인 이는 없었다. 그는 떠나고 항도마을은 나름대로의 일상이 계속됐다. 그리고 2011년 어느 날, 최 어촌계장의 휴대전화가 요란하게 울렸다. 자매결연 마을을 물색하던 삼성테크윈 정윤권 과장의 전화였다. 정 과장이 항도마을을 결연마을로 생각한 이유는 직장상사인 부장이 ‘남해를 두루 돌아보되 항도마을에 반드시 가보라’고 주문했기 때문이었다고. 눈치빠른 독자는 여기서 알아챘으리라. 그렇다. 옛날 그 낚시객이 바로 그 부장이었다. 민박집 주인이 배푼 친절이 대기업과의 자매결연이라는 큰 인연으로 돌아온 것이다. 친절이 만들어낸 인연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삼성테크윈의 소개로 창원시한의사협회와 자매결연을 맺게된 것. 항도마을은 삼성테크윈에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정윤권 과장을 명예청년회장으로, 이야기의 주인공인 해당 부장은 명예개발위원장으로 임명할 계획이다.

이제 항도마을에 남은 과제는 마을직영 어장 확보뿐이다. 동화같이 귀한 인연을 맺게한 마을의 친절함에 직영어장까지 더해진다면 항도마을의 앞길은 탄탄대로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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