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제일고등학교 3학년 이호성 학생(19세)이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학부에 정시로  합격 했다.
지역균형선발이나 수시전형이 아닌 남해군내에서는 보기 힘든 정시합격에다가 보통의 학생들과 다른 지체장애 2급의 몸으로 합격해 귀감이 되고 있다.


성공한 자의 과거는 비참할수록 아름답다고 했던가.
호성 군에게는 오늘의 눈부신 합격이 있기까지 남모를 고통과 노력이 있었다.
그는 장애 때문에 유년시절을 집에서만 보내야 했다.
역시 장애로 초등학교에 입학도 하지 못했다.


당시 군내 초등학교에는 장애아동을 위한 ‘특수학급’이 없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5학년 나이인 12살까지 학교가 아닌 집에서 공부를 했다.
교사인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호성 학생을 집에서 틈틈이 가르쳤다.
호성 군이 6학년이 되던 해에 해양초등학교에 처음으로 특수학급이 생겼고 그때서야 초등학교 6학년으로 편입을 하게 됐다.


이후 남해중학교를 졸업하고 제일고등학교로 진학을 하게 됐다.
중, 고등학교에서도 어려움은 많았다.
학교내에서는 이동할 때 휠체어를 사용해야 했고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아 하교할 때 까지 오랜 시간을 앉아만 있어야 했다.
때문인지 허리가 좋지 않다.


그래도 공부에 대한 열정만큼은 대단했다. 사교육 한 번 받지 않고 집에서 교육방송 교재와 교과서로만 공부한 결과 내신도 항상 상위급이었다.
성치 않은 몸으로 집에서까지 공부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부모님이 책을 숨긴 적도 있었다고.
하지만 어느새 책을 찾아서 보고 있는 이호성 군이었다.


지금의 이호성 군이 있기까지 일등공신은 그의 외할아버지였다.
외할아버지는 7년을 한 결 같이 손자를 손수 업어서 등하교를 시켰다.
그런 외할아버지였기에 이호성 군의 합격 소식에 누구보다 기뻐했다.


호성 군의 외할아버지는 “합격에는 호성이의 노력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호성이에게 자신감과 격려를 심어주었던 선생님들의 공이 크다. 너무 고맙다”며 거듭 감사를 전했다.


한편 호성 군의 담임 장종희 교사는 “수업 태도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호성 군은 학교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학생이었다”며 “문과였던 호성 군은 난이도가 훨씬 높은 이과의 수학문제를 평소에 연습삼아 풀곤했다. 15년 교사경력에 그런 학생은 처음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성 군은 장애인특별전형으로 합격했다. 서울대 뿐만 아니라 연세대 사회과학대학에도 정시로 합격했다. 전국의 장애인 학생 중 호성 군만큼 수능성적이 좋은 학생은 드물다는 얘기다. 또한 수능점수 비율이 높은 정시로 서울대에 합격한다는 것은 농어촌에서는 쉽지가 않은 일이다”라며 “고등학교 때 공부는 체력을 요구한다. 비장애인에게도 힘든 고교 공부를 장애인이라는 몸으로 버텨냈다는 것은 상당히 놀라운 일이다. 이런 학생을 언제 다시 보겠는가”라고 말했다.

 인터뷰 -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남해제일고등학교 이호성 학생 

  

▲합격 소감은
= 얼떨떨한 기분이다. 실력보다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운도 운이지만 선생님과 가족, 친구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학습 비법은
= 특별한 비법은 없다. 그냥 하고 싶을 때 하자는 식이어서 하기 싫은 때는 잠을 자거나 쉬었고 마음이 내킬 때에 공부를 하곤 했다. 잠은 평소 하루에 7시간 정도 자고 집에서는 4시간 정도 공부했다.


▲취미는
= 수학문제를 푸는 것이 취미다. 때로는 독서를 하기도 한다. 티비나 컴퓨터는 의식적으로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힘들었던 점은
= 앉아 있는 것이다. 수업시간이나 쉬는 시간에도 계속 앉아있어야 만해서 힘들었다. 또 체육시간에 혼자 교실에 남아 있는 것도 힘들었다. 수학여행을 단 한 번도 가지 못한 것도 많이 아쉽다.


▲앞으로의 꿈은
=  나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조금이나마 돕고 싶은 마음에 사회과학대학이라는 과를 선택하게 됐다. 사회적 약자 위한 좋은 정책을 만들 수 있도록 정책 연구원을 목표로 꾸준히 노력해 나갈 것이다.


▲후배들에게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을 권하고 싶다. 도전으로 인한 실패를 이겨내는 방법, 버텨내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노력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


▲끝으로
= 가족, 선생님, 친구 모든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 되어 보답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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