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마음엔 희망으로 가득찬 설날이 되길 기원하며 독자님들에게 세배드립니다.
그다지 기쁘지 않은 소식들이 연일 남해 안팎에서 들리고 있어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필자는 암울한 현실을 되씹기 보다는 희망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남해의 인구가 점점 줄어들어 국회의원 선거구 유지도 힘든 지경이 되어갑니다. 인구 5만명 이하가 되어 2년을 경과하면 남해군청은 2개과를 축소해야 합니다. 또 그에 따른 중앙정부의 지방교부금도 대폭 축소되는 등 지방재정 운영에도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경제활동 인구가 줄어들어 지역경제가 점점 침체되고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주해 버리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늘 입버릇처럼 말하는 것이 남해의 특성에 맞는 산업을 활성화시키고 사람이 살만한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꼭 그 방법이 대규모 산업단지나 발전소같은 곳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지난해 마늘축제 개막 퍼포먼스 공연과 지난 18일 군정보고회에서 ‘흥부네 박 터졌네’란 공연을 맡은 ‘큰들’이란 문화예술단체가 있습니다. 40여명의 단원과 진주, 창원 등지의 지부까지 결성되어 있고 2000여명의 후원회원을 거느리고 있으며, 국내 공연은 물론 매년 일본 순회공연까지 소화해내는 국내에서는 알아주는 전통문화 극단입니다.
이 단체가 지금은 사천시 곤명면에 자신들의 근거지를 가지고 있지만 본격적인 공연활동, 문화예술활동을 펼칠 곳을 찾고 있습니다. 이들을 남해로 유치해 보면 어떻겠습니까?
그들은 지역에 정착하는 조건으로 40여명 단원 전원이 거주지를 해당 지자체로 옮기고 그동안 쌓아왔던 자신들의 노하우를 동원해 지역민들에게 문화예술 활동을 전파하고, 전국의 문화예술인을 불러들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단체가 남해로 들어 온다면 작은 마을 하나가 그냥 생기는 효과가 있겠군요. 이들을 매개로 남해지역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는 수많은 사람도 상상이 됩니다. 그들만의 고정 공연장이 생긴다면 남해의 큰 볼거리 하나가 만들어지는 것이기도 합니다.
소설가 이외수씨가 강원도 화천군에서 마련해 준 거처에서 각종 활동을 벌임으로써 지역사회에 안겨준 부가가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화천 홍보대사인 이외수씨는 기본적인 문화활동 외에도 지역특산품 판매, 축제행사 등 다양한 지역사회의 현안에 개입해 많은 성과를 낳아 그 지역에는 큰 기업을 유치한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실력이 검증되고 대중적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문화예술인, 단체를 지역사회에 유치하는 것은 큰 돈 들이지 않고 극대화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좋은 방안이란 것입니다. 겉만 번지르르한 개발 프로젝트보다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뛰어들만한 중요 사업이 되지 않겠습니까.
다른 예를 하나 들어 보겠습니다.
남해에는 몇 년동안 한 해에 60~70명 이상의 사회복지사가 배출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그들이 취업활동을 하고 있는 곳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이처럼 많이 배출된 전문 인력을 활용해 다양한 복지프로그램을 운영해 보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가령 각 마을의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과 노령화된 마을에 공동식사, 숙박 등을 제공하고 복지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사회복지사들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장애인, 노인들의 생산적 활동을 장려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필자가 간단히 두 가지의 예를 들었지만 이처럼 큰 비용없이도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형식적인 사고에 얽매여 우리의 소중한 자산을 바깥으로 넘기기 보다는 외부의 자산을 유치하는 활동을 해보자는 것입니다.
이런 노력들이 하나씩 더해진다면 남해는 분명 희망이 넘치는 곳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진 역량을 모아낼 그릇을 만들고 잘 끓여 낸다면 남해는 전국, 전세계인이 담백하고 고소한 맛을 느끼고 다시 찾는 고장이 될 것입니다.
‘수적석천(水適石穿)-물 방울이 돌을 뚫는다’고 했습니다. 모두의 힘을 모아 선거구도 지켜내고 활력과 희망이 넘치는 남해를 만들어 나가는 한해가 되기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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