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 처음 문을 연 문화체육센터가 공간과 운영프로그램 부재 등 시설활용방안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 있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센터의 내 공간 방치는 비효율적인 운영실태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문화체육센터 다목적 홀 주변에는 사무실과 시설보관물로 사용될 수 있는 4개의 공간이 있지만 관리사무실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시설물 보관창고로 이용되고 있다.
또 다목적 홀 주변의 남녀 탈의실·샤워실 또한 아무런 팻말도 없이 잠겨 있어 이용자들조차도 이곳을 모르고 있는 실정이며, 아직껏 거의 사용된 적도 없이 방치돼 있는 실정이다.
이밖에도 2층에는 남해군체육회 사무실이 있지만 집기만 있을 뿐 사용이 안되고 있다. 또 같은 층의 문화원도서관도 책만 보관돼 있을 뿐 일반인들의 출입이 차단돼 있으며 소공연장 운영실 옆 공간도 화전문화제 소품 창고로 방치된 상태다. 그나마 지하 1층의 강의실과 소공연장이 서예·국악 교실 등 각종 문화교실로 활용되고 있다.

자체 프로그램 없어 군민참여 부족

군 문화관광과가 올 1월부터 10월초까지 문화체육센터 사용내역을 집계한 결과 체육행사(60건), 음악공연(52건), 강좌(14건) 순으로 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2만6165명 이용) 이처럼 문화체육센터가 주로 행사 대여용으로 제한된 이유는 문화·체육프로그램 등 시설 운영 방안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위탁 경영하고 있는 양천구민체육센터의 경우 시설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매년 3∼4개월 동안 구민취향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구민체육센터 한경식 사회체육과장은 “구민취향조사를 통해 문화·체육활동 등 관심영역이 정해지면 해당 분야의 강사를 섭외하고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양천구민체육센터는 △유아·어린이 △청소년·성인(직장인)△노인·어머니 △여름방학 특별프로그램 등 총 83개 반이 편성돼 있으며 매달 4000명의 구민들이 이곳을 이용한다.
문화체육센터의 운영방안을 생활체육협의회 등 지역단체와 함께 마련한 곳도 있다.
안산시청과 안산YMCA, 안산시생활체육협의회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안산올림픽기념관이 그 예다. 헬스·탁구·바둑·재즈댄스반 등을 운영하는 안산시올림픽기념관은 시 자체 강사를 우선 확보하며 부족한 인력은 인근 도시에서 보충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안산시가 관할했던 영역을 안산시생활체육협의회쪽으로 넘어가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강경호 안산올림픽기념관 차석은 “체육관 시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시민참여를 보장하기 위해선 생활체육동호인들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에 앞으로 운영권을 지역 체육단체쪽으로 넘길 예정”이라고 전했다.

실정에 맞는 문화·체육 프로그램 찾자

물론 남해는 도시와는 다른 소득수준과 여가활용방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위의 사례들을 똑같이 적용할 수 없다. 다만 구민들의 욕구에 맞는 프로그램을 찾는 노력이나 지역의 문화·사회단체와 함께 문화체육센터를 운영하는 방안들은 배울 수 있다.
“남해 문화체육센터는 힘든 스포츠를 중심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평상시 육체노동을 많이 하는 농·어민들은 신체 단련보다 검진 위주의 프로그램이 더 적합합니다” 체육신문 발간을 준비하고 있는 스포츠커뮤니케이션즈의 강원준씨는 남해와 같은 농어촌 지역의 문화체육시설의 원칙과 인력문제를 지적했다.
“문화체육센터를 제대로 활용하는 것은 쉽게 말해 집에서 화투치는 사람들을 경기장으로 나오게끔 유도하는 일입니다” “또한 남해처럼 강사 확보가 힘든 경우 인근 지역의 대학이나 체육단체와의 연계를 통해 인력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한편, 창고로 방치된 문화체육센터 공간과 부족한 프로그램에 대해 군 당국은 예산과 인력문제만 호소할 뿐 별다른 대안을 내 놓지 못하고 있다. 실제 문화체육센터는 월 전기료 100만원과 인건비를 합쳐 한해 2000만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지만 매달 20만원에 가까운 임대료가 고작이다.(7월부터 10월까지의 수입 64만원 기준) 따라서 군이 문화체육센터에 관한 명확한 운영원칙을 세우기 위해선 남해문화원과 생활체육남해군협의회 등의 지역단체들과 협의가 일차적으로 필요하며 이러한 협의 속에서 센터의 내실있는 운영계획들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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