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이 되어 한창 학업에 집중할 즈음,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한 선생님께서 나에게 한 가지 흥미로운 일을 해보지 않겠냐며 제안하셨다.

그것은 바로 남해신문의 시민기자로써 한 학기동안 활동을 하는 것. 평소 글쓰기를 좋아하고 대학 진로도 그런 분야에 관심이 있었기에 흔쾌히 수락했다.

시민 기자가 돼 첫 기사를 쓸 때는 정말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방학 때 시민기자 5명이 함께 모여 기사 쓰는 요령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은 받았지만 기사를 쓸 소재조차 찾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눈을 돌린 곳이 바로 우리 지역인, 독일마을에 관한 문제였다. 아무래도 같은 지역이다 보니 취재할 때에도 별 부담 없이 인터뷰를 할 수 있었고 그 덕에 첫 번째 기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이 기세를 이어 지금 재학 중인 학교와 우리 지역을 중심으로 기사를 써 나갔다. 필리핀 어학연수, 교내 벽화동아리, 화전문화제 등 쉽게 소재를 찾을 수 있는 나의 주위 환경을 돌아보니 기사거리는 생각보다 많았다. 초반에는 너무 힘들어 그냥 그만두고 싶었지만 남해신문 관계자분들께서 넓은 아량으로 우리를 배려해 주시면서 편하게 활동 할 수 있게 많이 신경을 써 주신 덕분에 마음 편히 더 좋은 기사를 쓸 수 있게 노력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시민기자 활동이 나에게 준 영향은 대단히 컸다. 그 중 하나가 나에게 흔치 않은 경험을 하게 해준 것이다. 요즘 입학사정관제가 중요한 입시전형으로 부각되면서 많은 학생들이 너나할 것 없이 스펙을 쌓으려고 혈안이 돼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시민기자로써 활동 한 것은 나의 대학진학은 물론이고 평생 동안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꾸준히 기사를 쓰면서 자연스럽게 글쓰기에 대한 감각을 살리고 또 실력도 많이 늘어난 것을 내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덧붙이자면, 틈틈이 나오는 원고료로 용돈도 짭짤하게 벌 수 있었다.

이번호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나의 기사는 신문에 실리지 않을 것이다. 8월 초 기사쓰기 힘들다고 징징대던 내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어느덧... 그리고 지금은 수북하게 모이게 된 신문스크랩들을 보면 참 좋은 사람들을 만나 좋은 경험들을 하고 너무 좋은 선물을 받기만 한 것 같다. 이 글을 통해 내가 많은 선물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신 권성계 선생님과 남해신문 관계자분들, 그리고 하도 말을 안 들어 마음고생 많았을 박정훈 기자에게 고마운 인사를 전하며 기나긴 여정의 마무리를 지으려고 한다. 앞으로도 나는 이 소중했던 1년을 기억하고 또 지금의 경험을 이어 내 꿈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