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와 지역 상생, 해답은
‘지역민들의 관심과 애정’

  ●글 싣는 순서
1. 인구 유입 위해 학교가 필요하다
2. 타지자체의 성공적인 교육, 귀농 정책
3. 지역사회와 소규모 학교, 상생의 해답은

인구 3만의 전라북도 임실군.
임실군도 남해군과 마찬가지로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전체인구의 26%이상을 차지하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지 오래다.
두말 할 나위 없이 인구는 감소하고 있으며 학령인구도 줄어들어 임실군내에는 전교생이 3~50명인 소규모 학교가 많았다.
한 가지 특이한 사항은 소규모 학교가 대부분인데도 가장 최근에 분교가 된 것은 지난 2006년도라는 것이다.
임실교육청 관계자는 “임실군도 당연히 학령인구가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만약 학교 통폐합이 추진된다면 여기는 몇 학급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학교가 통합되거나 폐교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전라북도는 경상남도와 달리 소규모 학교를 대상으로 통폐합을 추진하지 않고 있었다.
때문에 임실군과 교육청도 교육과 학교를 기반으로 한 인구유입정책을 펼치고 있었다.
인구유입을 위한 임실군의 귀농정책은 지원규모, 대상자 등 여느 시군과 비슷했다.
실적도 년 간 1백 명 정도로 괄목할만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2009년에는 10가구 27명이었지만 2010년에는 47가구로 100여명이 늘었다.

분교에서 본교로 승격

임실군내 덕치면에는 덕치초등학교가 있다.
이 초등학교는 과거 학생 수가 10여명에 불과했지만 이 지역 출신인 김용택 시인이 이 학교로 부임을 하면서 학생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타 지역에서 이 덕치초등학교로 자녀를 보내길 희망하는 학부모가 많아지자, 학부모도 아이와 함께 임실군내에 거주할 수 있도록 임실군과 교육청이 덕치초등학교 사택과 인근의 사람이 살지 않는 폐가를 개보수해 숙소로 제공했다.
인적자원과 정책이 맞물려 덕치초등학교는 폐교를 면했으며 그 지역은 학생과 학부모들로 인구유입효과도 누렸다.
분교에서 본교로 승격한 초등학교도 있다.
마암초등학교는 과거 전교생이 16명인 분교였는데 임실교육청에서 추진한 ‘섬진강 참 좋은 학교’라는 정책을 운영하며 인근 지역의 학부모들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학생 수가 늘었고 본교로 승격하기에 이르렀다.
‘섬진강 참 좋은 학교’는 남해군내에서도 볼 수 있는 방과 후 지원 프로그램이다.

농촌유학센터의 운영

또 임실군은‘농촌유학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농촌유학센터의 가장 큰 역할은 외지로부터 임실군내로 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숙소를 제공하는 것이다.
농촌유학센터는 2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흙과 나무 등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진 120㎡ 규모의 건물로 최대 15명까지 입소가 가능하며 주말과 방학을 이용해 한문, 풍물, 목공예 등 다양한 수업을 해나갈 계획이다.
임실군은 이 농촌유학센터가 우리나라 최초로 지역주민, 지자체, 교육청 등 이 함께 교육주체가 되어 폐교위기에 처한 학교를 활성화 시키는 시초가 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임실군청 관계자는 “단순한 귀농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난 8월 개소한 농촌유학센터는 시범운영을 거쳐 앞으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며 꾸준히 교육과 연계한 인구유입정책을 시행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농촌 교육의 새 모델 ‘대리초’

농촌유학센터의 건립은 소규모 학교를 살리고자 하는 교직원의 노력으로부터 시작됐다.
대리초등학교는 지난 2009년 신입생이 단 한명도 없는 폐교의 위기에 있었다.
지역에 학생은 고사하고 젊은 사람 자체가 없어 교장은 동창회, 인근 지역, 심지어 군부대까지 발품을 팔며 학교 살리기에 나섰다.
그 결과 어느 정도의 성과를 올렸고 학교는 폐교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거기에 양성호 교사가 대리초등학교에 전근을 오면서 학교 살리기에 힘을 보탰다.
평소 농어촌 소규모 학교 활성화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해온 양 교사는 대리초로 전근을 오며 자신의 자녀, 가족은 물론, 타 지역의 동료 교사들을 설득해 이 지역으로 전입을 했다.
이후 양 교사 역시 발품을 팔며 인근 지역의 학생들을 모집했고 지역 주민들과 함께 농촌유학센터 건립에 앞장서 행정을 움직였다.
그 결과 현재 대리초는 전교생 수 10여명에서 70명이 넘는 6학급의 지역과 함께 하는 학교로 정착했다.
양 교사는 “대리초는 2009년 11월까지 전교생이 17명이었는데 현재는 초등학생이 73명, 유치원생은 11명으로 임실군내에서는 규모가 큰 학교가 됐다”며 “농촌소규모 학교를 살리는 것의 가장 핵심 요인은 그 학교 교장의 마인드다. 그 다음으로 교사고 지역 주민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을 위해서는 최소한 교사가 그 지역에 살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있는 학생들은 외지로 유출되지 않는다.

완주군도 ‘학교를 보고 귀농’

전북 완주군도 교육을 바탕으로 한 지역 활성화 정책에 힘쓰고 있었다.
인구 8만 5천의 도농복합도시인 완주군은 인구감소 및 지역 활력 저하에 대처하기 위해 ‘지역경제순환센터’를 운영하며 귀농지원을 하는 한편, 지속가능한 농업환경을 구축하고 있었다.
지역경제순환센터 내에는 ‘커뮤니티비즈니스, 마을회사육성, 로컬푸드, 도농순환 등의 센터들이 있는데 모두 인구유입과 농어촌 활성화를 위해 각자의 역할들을 하고 있다.
또한 완주군의 발전계획은 주민의 삶터인 읍면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수립되고 있었다.
읍면별 지역발전위원회가 구성돼 각종 교육, 토론,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주민스스로 지역발전계획에 참여하고 있었다.
이러한 노력에 완주군도 꾸준히 귀농인구가 늘고 있는 상황이며 이 모든 바탕에는 ‘좋은 학교, 좋은 교육 환경’이 있었다.
도농순환센터 전명주 팀장은 “최근 농어촌의 인구감소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그만큼 귀농귀촌이 트렌드가 된 것이다”며 “중요한 것은 귀농귀촌자들이 어느 지역을 선호하는 것인가 인데 완주군도 그렇고 보통 그들이 마음에 들어 하는 학교가 있는 지역을 찾고 있다. 완주군내 삼우초등학교도 특색 있는 교육과정의 운영으로 귀농귀촌자들의 이목을 끌어 과거 분교대상에서 현재 제법 규모가 큰 학교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결론은 관심과 애정

타 지역의 교육과 학교를 기반으로 한 성공적인 인구유입정책을 살펴보면 핵심적인 요소는 역시 지역에 대한 애정, 열정이었다.
폐교 직전의 학교를 살린 대리초등학교의 양성호 교사는 임실군이 고향이 아닌데도 그렇게 열성적이었다.
양 교사의 열정이 소규모 학교를 살리는 것은 물론, 황폐했던 마을을 사람 냄새가 나도록 만들었다.
거창, 임실, 완주 등 타 지역의 사람들은 남해군이 교육환경을 활용한 인구유입정책으로 사람을 이끌 가능성과 좋은 요건들을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각 시군이 하나씩 가지고 있는 장점을 모두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높은 교육열, 좋은 교육 환경 등의 여건 속에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교사, 지역민 등 사람의 열정만 보태진다면 소규모 학교와 지역이 상생하는.  말 그대로 함께 살 수 있다는 그들의 충고다.
최근 남해군내에서도 교육과 학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높아지고, 학교, 행정, 학부모, 교육계의 노력으로 소규모 학교에도 조금씩 학생이 늘어나는 결과를 얻고 있다.
군내 모 중학교 장학회 관계자가 지역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며 했던 ‘어차피 없어질 학교다 라는 말을 종종 듣는데 참으로 힘이 빠지는 소리다. 학교를 살리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하겠다. 동참해 달라’는 말처럼 학교가 지역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더욱 많은 군민들의 관심과 애정이 있길 기대해 본다.  <끝>

<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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