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저 멀리 강진만 푸른 바다가 내려다 뵈는 고현면 이어마을, 이 마을에 살고 있는 허성용 씨(62세) 밭에 보기에도 신기할 정도로 큰 초대형 박이 열렸다.

어지간한 전봇대 둘레만한 두께에 족히 1m는 넘어보이는 큰 초대형 박은 어지간한 여자 1명의 몸무게를 훌쩍 넘길 정도로 무거운 약 50kg 내외. 이 초대형 박은 5년전 암의 일종인 혈액림프종 판정을 받고 한참을 투병하다 올해 드디어 오랜 투병생활을 끝내고 처음으로 묵정밭을 가꿨다는 초보 농군 허 씨의 작품이다. “충청도에 사는 지인에게 받은 박씨 몇 알을 집 뒤 텃밭에 뿌렸더니 올해 이렇게 큰 박이 여러 개나 열었다”며 환하게 웃는 허성용 씨, 암 투병으로 생사의 고비를 넘나든 뒤 다시 건강을 찾은 허 씨는 “이제부터 사는 내 삶은 내 인생의 덤”이라며 나중에 이 박에서 나온 씨를 털면 주변 이웃이나 필요한 분들에게 나눠주고 싶다고 말했다.

풍성한 가을, ‘나눔’으로 이웃들에게도 이런 기쁨을 나눠주고 싶다는 허 씨의 말에 마음까지 풍성해짐을 느낀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