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지게 핀 코스모스 꽃송이에 가을이 담뿍 담겼다.

농가의 슬레이트 지붕에도 저 멀리 교회의 십자가 철탑 끝에도 가을이 내려앉았다.

작은 배낭 하나 둘러메고 코스모스 한들거리는 길가를 따라 걷는 트레일족의 신발코에도 가을이 살포시 내려앉았다.

그 뒤에 핀 해바라기는 아쉬운 듯 아직도 뜨거운 여름 해를 닮은 표정으로 가는 여름을 배웅하고 섰다.

모기 입도 비뚤어진다는 처서 하루 뒷날인 24일, 삼동 내산마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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