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부, 공문통해 시행은 업소 자율 맡겨

지난 1월말 남해읍 모처에서 열린 휴게업지부 정기총회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진 '기본 커피3잔 배달'이 지역물가인상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는 비난으로 군홈페이지와 주민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진 휴게업지부가 이번 방침은 지부 차원의 결정이 아니라는 공문을 행정과 회원업소에 돌리는 등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현재 대부분의 업소가 3잔 배달을 시행하고 있어 군민들의 비난 여론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지부는 공문을 통해 '기본 커피3잔 배달' 방침은 지부 차원에서 결정된 것이 아니라 경기가 어려우니 가격을 인상하자는 의견 중 하나였다며 이번 방침 시행은 업소 자율에 맡긴다고 밝혔다. 이인수 지부장은 "총회에서 나온 안건 중 하나였는데 언론에 잘못 보도됨으로써 지부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고 설명한 뒤 "회원업소들의 경영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역물가 안정을 위해 업소 자율에 맡긴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같은 휴게업지부의 업소자율이라는 방침에도 불구하고 이달 들어 읍내 대부분의 다방에서 기본 3잔 배달을 시행하고 있다. 더욱이 일부 업소는 모든 종류의 차에 3잔 배달을 포함시켜 영업을 하고 있다. 한 업주는 "지부에서 결정된 것 아니냐"며 "두잔 배달로는 도저히 수지를 맞출 수 없다. 특히 손님이 3∼4명 있어도 2잔을 시킨다"며 3잔 배달의 불가피성을 밝혔다. 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남해군에 신고된 업소는 100여 군데가 넘지만 실제 영업하는 곳은 80여 업소밖에 안된다며 군민들의 이해를 바라는 눈치다.

하지만 군민들은 이번 휴게업소들의 방침이 사실상 가격 인상이라며 발끈했다. 한 네티즌은 군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경제불황으로 서민들 주머니 사정도 넉넉하지 않은데 업체들이 이를 무시하고 가격을 올렸다"면서 "다방 커피 안 마시기 운동이라도 벌여야 한다"며 가격 인상을 비난했다. 한 주민은 "인근 하동지역에도 3잔 배달을 하지만 그 대신 가격을 인하해 부담을 줄이는 방법을 택했다"며 "여론 수렴도 없이 일방적으로 시행한 이번 결정은 명백한 담합행위이자 가격인상"이라고 주장했다.

농수산업의 침체로 지역 경기는 되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휴게업소의 경영위기도 지역경기와 동떨어지지 않는다. 커피값이 지역경제의 기본 지표가 되고 있는 가운데 '기본 커피 3잔 배달'이라는 휴게업소의 방침이 업소 경영에 어떤 도움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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