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장소 사양, 낯선 곳 특별함 찾아
  
 
  
지족에 설치된 죽방렴체험다리를 둘러보는 팸투어참가자들.  
  

올해 첫 팸투어가 국내 여행전문작가 및 인터넷 여행카페 운영자 등 11명을 초청, 지난 4월 29∼30일 1박 2일의 일정으로 실시됐다.

군 관광발전위가 이제껏 실시한 팸투어 가운데 처음으로 여행전문작가들을 초청한 이번 여행은 참가자 대부분이 몇권의 여행관련서적을 냈거나 현재도 각 언론매체에 여행기를 소개하고 있으며 한국관광공사의 추천관광지 선정위원 등으로 활동중인 것이 특징.
참가자 일부의 면면을 구체적으로 보면 국민일보사 관광전문기자(유연태), 세계일보 포토에세이 연재(양영훈), 기행문 자전거 기행 동행 사진작가 (이강빈)오마이뉴스 여행기자 (안병기, 이종원) 등으로 화려하다. 이와 관련 군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참가자 대부분 남해가 초행길이 아니어서 금산 보리암, 상주해수욕장 등 군내 유명관광지는 아예 일정에서 빠진 것도 특징"이라고 이야기했다.

여행작가들은 대신 ▲팔만대장경 발굴조사지▲장량산동정마애비 ▲망운산등반 및 철쭉관람 ▲용문사 ▲지족어촌체험마을 ▲해오름예술촌▲창선 공룡발자국 ▲구미 숲 ▲도마들판 등 자신들과 그간 덜 익숙했던 여행지 등을 주로 찾아 남해의 새로운 멋을 느꼈다.

팸투어를 주관한 군 관광발전위 김성철 위원은 "참가자 대부분이 자신의 지면을 확보하고 있는 여행작가들이라 앞으로 다른 어떤 매체나 관광객들보다 남해를 보다 세세하고 구체적으로 알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히고 "이들과의 인연 덕분에 한국관광공사가 일년에 전국 48곳만 추천하는 오는 8월의 '이달의 가볼만한 곳'에 선정되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팸투어 참가자 여행후기>

남해, 더 이상 섬이 아닌 곳
곳곳 "변방아닌 중심" 다부진 꿈  
   

  
 
  
팸투어에 참가한 여행작가들과 군 관광발전위 위원들.

안병기 (오마이뉴스 여행기자)

10여명의 여행 전문 작가와 사진 작가들의 말석에 끼어 공식 일정 1박 2일의 남해 팸 투어 끝에 어제 오후 늦게야 집에 돌아 왔다.

무릇 모든 여행은 經典(경전)이다. 그리고 남해라는 경전에는 여전히 내가 해독할 수 없는 언어가 도사리고 있다. 그것은 근본적으로 내가 남해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뜻이며 남해의 문화, 역사와 완벽한 일치감을 이뤄내기엔 "당당 멀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실 일치란 사랑이란 말의 다른 표현이 아니던가.

그러나 1박 2일 동안 남해의 삶과 풍경을 돌아보는 동안 일관된 하나의 시선이 있었다는 것은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내 10대 때의 감수성으로 남해를 바라보고자 했다. 가난했지만 지극한 아름다움으로 추억되는 내 유년의 기억을 더듬어 남해 사람들의 삶과 풍경에 오버 랩 시키고자 했다. 그리하여 어느 순간에는 남해와 알 수 없는 일치감과 공명을 이루기도 했고 어느 순간에는 가슴 속 말(言語)길이 막히는 깊은 슬픔에 빠져들기도 했다. 아마도 그 시절로 부터 내가 너무 멀리 떠나와 버렸다는 느낌 때문이었을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하면 남해는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고장이다. 남해 역사는 과거라는 한 지점에  멈춰져 있는 역사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의 역사다. 가천마을 다랭이 논이 그렇고 지족해협의 원시적 어업 형태인 죽방렴이 그 구체적인 적인 실례에 해당한다.아직도 어업의 형태로 존속하고 있는 죽방렴의 풍경은  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다리를 놓는다. 과거에서 현재로 다리를 놓고 옛 사람들과 현재를 사는 우리 사이에도 다리를 놓는다. 그리고 세대간에도 이해의 폭을 넓게 해준다.

남해라는 고장은 죽어있는 무기체가 아니라 살아있는 유기체이기도 하다. 제 모습을 늘 전 보다 나은 형태로 성형하려고 애쓴다. 향토 역사관을 짓고, 서포 기념 사업회를 꾸리고, 문화 역사 관광을 표방함으로써 반도의 변방에 위치하고 있다는 자신의 약점을 장점으로 바꾸려고 애쓴다.

불리한 자연 조건과 싸워 자신의 삶을 지켜낸 역사적 경험이 이젠  도리어 그들 내부에서 발전을 위한 하나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리 농사와 고구마 주류를 이루었던 농사를 마늘 농사로 대체함으로써 생활의 활로를 뚫었던 경험과 “남해 똥배”라 불리는 거름배가 육지에서 거름과 인분을 실어 날라 그 거름으로 보리 농사를 지었던 부지런함과 억척스러움이 남해 사람들의 기질 속에 굽이치고 있는 것이다.

작년에 개통된 삼천포 창선대교는 이제 남해군이 더 이상 섬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어제 까지는 싸워 물리쳐야만 될 자연 조건들이 이제는 오히려 남해 발전의 발판이 되었다. 죽방렴, 다랭이 논은 물론 삭막한 겨울 풍경을 감싸안는 푸른 마늘 밭과 보리밭, 어느 도로를 타도 눈에 들어오는 시원스런 바다가 관광 남해의 꿈의 원천이 된 것이다. 그리하여 1개 읍과 9개 면, 인구 5만 4000으로 이루어진 미약한 군세를 가진 작은 자치단체는 언젠가는 반도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진입하리라는 다부진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꿈이 결코 허황된 관념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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