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여행다큐·주간지 등 언론매체 관심 급증

‘길’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점점 끝을 모르고 증가하는 추세다. 이와 더불어 최근 남해바래길에 쏠린 ‘핫’(Hot, 뜨거운)한 관심도 함께 커져가고 있는 추세다. ‘핫’하다 못해 손을 데일 정도로 뜨겁다. 소위 트레일의 열풍의 중심에서 남해바래길은 빠지지 않고 항상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근 들어 남해바래길을 주제로 한 방송·신문·잡지 등 언론매체의 촬영 또는 보도 러시가 이어지는 것이 이런 남해바래길에 대한 관심을 그대로 반증하고 있다.

▲시사IN에 소개된 남해바래길

▲ 남해바래길에 세상의 눈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남해바래길이 소개된 시사주간지 ‘시사IN’ 190호 별책부록 표지
초기 트레일에 관한 보도는 제주올레길의 성공사례를 관광자원화 특성에서 접근하거나 관광객 급증의 효과, 관광객 증가로 인한 지역 관광산업의 활성화 측면에서 보도하는 행태가 대다수였다. 제주 올레길의 성공은 이후 걷는 길 조성은 단순한 관광자원 개발의 의미를 넘어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 자리매김했고 상대적으로 이런 걷기 문화의 중심에서 뒤늦게 출발했던 남해바래길은 조성 추진이 채 1년이 되지 않은 ‘병아리’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제주올레, 지리산둘레길, 강원도 바우길과 더불어 어느덧 이 걷기문화의 주류에 점차 편승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이런 가운데 시사주간지 ‘시사IN’이 최근 발행한 190호 별책부록 <시사IN>과 지방자치단체장이 선정한 걷기 좋은 길 33선에 남해바래길도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너나 할 것 없이 전국 광역지자체 뿐 아니라 작은 구 단위 지자체까지 ‘걷는 길’ 조성에 뛰어들면서 트레일코스의 현황도 집계하기 힘들 정도로 급증하고 있는데다 중앙부처간, 지자체간 과열경쟁 우려 속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비교적 차분하게 ‘걷는 길’과 ‘걷기 문화’를 보도하고 최근에는 연재 기획보도로 전국의 대표적인 트레일 코스를 담백하게 소개하는데 주력해 왔던 매체가 ‘시사IN’이라는 주간지다.

특히 이 매체의 경우 마구잡이식 개발, 관광형 걷는 길 조성이 아니라 ‘문화’로서의 걷는 길 조성사업에 집중된 보도방향을 가지고 있는 매체여서 여기에 소개된 것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바탕으로 민간이 주축이 돼 추진하고 있는 남해바래길이 전국 유수의 트레일코스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일차적인 검증을 받은 것이라 분석해도 과언은 아닐 듯 하다. 또한 시사IN을 즐겨보는 구독층과 걷기 문화에 선도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연령층이 20대 후반부터 40대 후반까지 상당수 중첩되는 점도 이 매체에 소개된 뒤 남해바래길의 방문객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조심스레 기대케 하는 부분이다.

이 부록은 주로 기자들이 둘러본 각 지역의 대표적인 트레일코스 소개와 함께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 각 지자체장이 직접 자기 지역의 대표적인 길을 소개하는 형태로 구성됐으며 일부는 여행전문기자 또는 외부필진의 글들로 채워져 있다. 이런 편집틀에도 불구하고 남해바래길은 순수 민간단체인 바래길사람들 문찬일 사무국장의 직접 쓴 소개글과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남해바래길에 대한 안내글을 써 대구·경북, 부산·경남 등 소위 영남의 수많은 트레일코스 중 6개 대표 코스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KBS 여행다큐 ‘풍경이 있는 여행’이 주목한 남해바래길

활자매체를 넘어 아름다운 영상이 필수인 방송매체에서 갖는 남해바래길에 대한 관심도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먼저 지난 1일부터 뉴스보도전문채널인 YTN을 통해 남해바래길이 이번 주 내내 정규프로그램 사이사이 남해바래길을 소개하는 브릿지 형태의 영상이 방송되고 있고 지난달 말에는 KBS 1TV 여행다큐 ‘풍경이 있는 여행’ 촬영팀(연출 정관조 PD, 촬영감독 김정욱)이 현재 조성돼 있는 남해바래길 전 구간을 HD 영상으로 담아갔다.

▲ KBS 1TV 여행다큐 ‘풍경이 있는 여행’ 프로그램은 남해바래길의 아름다운 비경을 전국 안방에 생생하게 소개할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달 말 바래길 1코스 다랭이지겟길 구간에서 촬영 중인 ‘풍경이 있는 여행’ 제작팀의 모습

‘풍경이 있는 여행’ 촬영팀은 지난달 20일부터 25일까지 5일간 남해바래길 1구간 다랭이지겟길을 비롯해 전체 4구간까지의 영상을 중심으로 죽방렴, 멸치잡이 등 봄철 남해의 풍경들을 영상에 담아 방송할 예정이며 군내 유명관광지의 모습도 함께 담아 방송할 예정이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전국의 걷는 길 연속 방송 첫 회 분량에 남해바래길을 소개할 예정이어서 ‘최초’가 가지는 의미와 상징성도 트레일을 즐기는 이들에게 상당부문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풍경이 있는 여행’ 남해바래길 방송분은 다음주 토요일(14일) 오전 9시 30분에 KBS 1TV를 통해 방송된다.

이외에도 지역방송국 자체 프로그램에서도 남해바래길 소개가 예정돼 있어 인근 지역 향우들에게는 고향의 봄 풍경을 TV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도 예정돼 있다.

국내 유명 트레일코스와 어깨 나란히 견줄 정도

유명세 뒷받침할 ‘신중함과 신속한 준비’ 이어져야

KBS 창원방송총국 프로그램인 ‘네트워크 참TV’(8일(日) 오전 8시 10분 방송)에서도 경남도내 트레일코스를 소개하는 기획코너에서 처음으로 남해바래길을 보도할 예정인데다 부산·경남을 비롯해 현재 남해바래길을 찾는 탐방객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대구·경북·강원지역까지 이 프로그램이 방송될 예정이어서 방송 이후 남해바래길을 찾는 이들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유명세는 좋지만 아직은 부족한게 많아

그러나 남해바래길에 대한 이같은 관심을 무턱대고 반가워 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미 문화체육관광부 등 걷는길 조성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중앙부처에서도 최근 ‘걷는길 조성 남발’의 우려를 감안해 차분한 속도 조절과 신중한 검증작업을 거치는 중에도 남해바래길은 이례적으로 구간 연장을 결정하는 등 남해바래길의 가능성이 점차 주목받고 인정받고 있는 분위기지만 아직은 ‘만들어 지고 있는 길’이고 ‘다듬어져야 할 길’이라는 것이 현실이다.

이미 바래길을 걸어본 많은 이들이 제기하고 있는 구간과 구간간의 연계, 대중교통 이용편의 제고의 문제, 화장실 및 휴식공간의 필요성 등 최근 집중되고 있는 유명세에 반해 아직은 남해바래길이 갖춰야 할 것이 더욱 많기 때문이다.

특히 이 작업은 남해바래길이 철저히 자연친화적이고 지역주민에게 불편을 끼치는 관광개발사업의 폐해를 가져와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더욱 어려운 일이다.

분명 최근 남해바래길에 대한 관심은 실제 방문객의 증가로 이어질 것은 불보듯 뻔하다. 우려되는 점은 지금의 바래길이 마치 남해바래길의 전부인 양 호도되는 것을 우리 스스로가 경계하고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점이다. 이 대목에서 바래길을 만들어가는 이들과 남해군 행정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적어도 바래길 구간 주변 주민들에게 바래길 조성의 취지와 지역주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아젠다를 시급히 설정해 바래길이 ‘남해군 행정의 것도 아닌, 일부 단체의 것도 아닌 남해군민 전체의 것’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작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하는 과제도 최근에 남해바래길에 쏟아진 유명세와 함께 던져진 숙제다.

조성취지에 부합하는 계획은 계획대로 추진하되 지역민들의 주인의식과 자연친화적, 지역밀착형 바래길 조성사업의 취지를 전파하는데는 민관이 함께 지금이라도 나서야 한다.

같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로서는 지난 여름 유명세로 인한 곤혹을 크게 치른 바 있다. 지난해 상주해수욕장 주차료 징수문제가 남긴 교훈이 그것이다. 거듭 같은 논란에 휩싸여 그냥 포기해 버리거나 주저앉아 버리기엔 남해바래길이 가진 자산의 크기가 너무나 크고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걷기문화로 우리 지역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더더욱 신중하지만 빠르게, 차분하지만 눈에 띄는 준비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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