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날 우리는 즐긴다. 축제가 그렇고 명절이 그렇고 각종의 행사가 그렇다. 그러나 그 특별한 날이 되면 우리의 즐김을 위하여 스스로의 편안함을 버리고 혹독한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경찰관서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이다.
과거의 살벌한 권위주의에서 탈피하여 이제는 상당히 친근한 상태로 우리 곁에 공존하며 우리의 안전을 위한 파수꾼의 기능을 잘 실천해 주어 항상 감사한다. 특히 남해경찰서의 경우 타 지역에 비해 상당히 우수한 실적과 시스템을 통하여 전국에서도 모범적인 인정을 받고 있으니 다행한 일이고 대외적으로 자랑할 수 있을 만하다. 
치안과 불법을 감시하고 수사하는 그들이 수행하는 업무는 원칙적으로 준법사회를 지향한다. 이처럼 경찰관서의 본래 목적이 법질서의 확립을 통한 사회의 안정을 추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필자가 제기하고자 하는 바는 준법에 반하는 발상에 기인한 주장이라 매우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이다.
자동차는 이제 우리생활에 있어서 휴대폰과 같이 절대적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아마도 대부분의 국민이 자동차와 관련한 불법을 한번쯤은 저질렀을 것이다. 과속, 주.정차위반, 안전벨트미착용, 중앙선침범, 불법유턴, 버스전용차로위반, 신호위반 등 주의해야할 법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워낙 우리의 생활 속에서 빈번하게 접하는 경우라서 불법을 저지르면서도 위법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위반하였을 경우는 엄연한 범법행위다. 경찰관서에서 이를 단속하여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위하고자 함은 본연의 임무이기 때문에 단속을 탓할 수 있는 명분은 없다. 기본적으로 우리 스스로가 소홀하게 취급하고 있는 법규에 대해서 준법을 생활화 해가는 것이 최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은 있다. 예를 들자면 지난 4월 17일은 남해 다정소류지변 튤립 축제가 피크였던 때다. 전국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주변 국도마저도 불법 주차장이 될 정도로 혼잡스러웠다. 해병전우회, 모범택시 운전자들의 도움을 받았지만 경찰관서 직원들의 수고는 이만저만이 아니란 것이 얼핏 눈으로 보기에도 충분히 짐작이 갔다.
그 와중에도 필자의 눈에 들어 온 것은 행사장 진입부근에서 이동식과속단속카메라를 설치하여 단속을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마치 내 딸의 결혼식장을 방문하는 축하객들에게 보안검색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이미지가 투영되었다.
모처럼 가족들과 봄나들이를 계획하고 멀리 남해까지 차를 몰고 행사장 부근에 다 왔다고 마음을 놓는 순간 행여 과속 중이었다면 여지없이 단속에 걸려 그날의 여행은 완전히 망치게 될 것은 뻔한 일이다. 분명히 자기의 잘못으로 인한 일이지만 순순히 승복하기 보다는 기분 더럽다고 다시는 남해 안 온다는 생각을 가지게 될 것이다.
굳이 그 시간에 거기에서 꼭 단속을 해야만 했는지 융통성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법에도 인정은 있다.”라는 말이 있다. 법을 지키자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시의적절함에 대한 아쉬움을 아우르자는 의미다. 하지만 법을 지키지 않음에 대한 범법자의 입장을 오늘 일진이 사나웠다느니 재수가 없었다느니 하는 식으로 치부하여 자기 합리화를 시키고 있는 오늘날 우리가 가진 사회 통념적 교통관련 불법에 대한 무감각도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  

지나침이 오히려 불편을 초래하듯이 무감각이 지나침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잘 헤아려야 한다. 간혹 외지의 지인들로부터 이런 건의를 받는다. 남해는 관광지다. 남해를 찾는 사람들로 인하여 지역의 부를 형성해야 하는 곳이다. 그럼에도 남해대교를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받는 인사가 검문소의 불심검문이다. 남해가 좋아서 찾아왔지만 왠지 기분 좋은 출발이 아니라서 기분이 상했다. 행정기관의 협의를 통하여 이에 대한 개선을 건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도 잊지 않고 주문했다. 아마도 상당한 불쾌감을 경험했던 모양이다.
교통문제가 나왔으니 한 가지만 덧붙이자. 남해읍 시내의 경우 주차선이 그려진 도로외의 이면도로를 지나다보면 양쪽 도로변 주차로 인하여 양방향 소통이 불가한 경우가 허다하다.
도시 이미지에 엄청난 손상을 가져다준다. 이미 남해읍 경우는 주차 공간의 포화상태가 도달한지 오래되었다.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운전자는 공존을 위한 배려를 중요하게 생각해야하고, 행정당국도 이를 해결하기위한 근본적 대안 마련에 힘써야 한다.
누차 강조했지만 어떤 결과를 두고 모든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책을 만들기는 어렵다. 최선책을 위한 융통성을 고민해 줄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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