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남해로 드나들던 이들이라면 누구나 지났을 그 길엔 이제 분주함은 사라지고 여유만 남았다. 그리고 그 길가에는 예전 같이 일했던 기자가 ‘사람이 꽃에 묻혀 꽃같다’ 했던 것처럼 올해도 어김없이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이 꽃과 함께였다.
아직 쪽이 채 생기지 않은 풋마늘, 흙이 덕지덕지 붙은 고구마, 밭 한 켠 두렁에서 봄볕 잔뜩 쬐인 냉이며 쑥이며 시금치까지…. 꽃과 사람, 그리고 내 고향을 떠올리기에 충분한 것들로 가득한 길이다. 지금 남해는 이름 그대로 ‘화전(花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