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지 않으며 화려하지는 않지만 은은히 자신을 드러내며 넉넉한 품으로 삶과 자연을 껴안는 그릇이 우리 옹기다.

옹기는 자연에서 얻은 흙과 재를 사용해 만드는 그릇으로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옹기를 소중히 여기며 자연과 늘 함께 해 왔다.

그러나 요즘은 옹기가 차츰 그 자리를 플라스틱에게 내 주고 있다.

김용태씨가 옹기와 인연을 맺은 것은 90년대 초반이었다.

직장생활을 하다가 ‘문득 이렇게 사는 것이 진정한 삶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었고 나만의 삶을 찾고 싶었다.

  
 
  
 
  
김용태씨는 평소에도 일을 끝내면 문방구에서 찱흙을 사다가 사람을 만들기도 하고 이런저런 동물모양을 조각하기도 했는데, 이런 소중한 흙과의 인연이 옹기만드는 일 직업으로 선택하게 한 계기가 된 것이다.

그리고 지금 밤이면 별과 달을 보며 작업장을 찾고 달덩이같던 그릇을 만들어내며 흙과의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김용태씨가 옹기를 굽는 공방은 읍 평현마을 산자락에 있다. 흙집을 짓고 그는 이곳에서 틈나는대로 옹기를 빚어낸다.

그는 2년전까지만 해도 이곳에서 옹기를 굽는 일에만 매달려왔으나 생각같이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지금은 직장을 다니면 밤시간이나 주말을 이용해 옹기를 빚어내고 있다.

  
 
 
  
 
  
 
 
  
 
  
그러나 마음은 항상 옹기에 있는 것은 사실. 다시 여건만 되며 다른 일은 제쳐두고 옹기만을 위한 삶을 살고 싶은 것이다.

김용태씨는 오는 16일부터 3일간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리는 ‘제1회 남해군전통공예전시회’에 남다른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옹기의 아름다움이나 은은한 자태를 맘껏 뽐낼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접하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한번 옹기와 인연을 맺은 사람들은 그 멋에 항상 가까이 두고 즐기기에 전시회같은 열린 공간은 옹기를 일반 사람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용태씨는 “옹기를 보통은 질그릇이라고도 표현을 하는데, ‘질’이라고 하면 여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생명을 소중하게 기르는 ‘살아있는’의 또 다른 표현”이라며 자연이 빚은 숨쉬는 그릇에 대한 풀이를 내놓기도 했다.

오는 16일부터 열리는 전시회를 찾아 뒤안길 볕바른 곳에서 햇살을 받으며 묵묵히 저 할 일을 다하는 숨쉬는 그릇 옹기처럼 전통공예를 지켜가는 지역공예가들의 숨겨진 멋들을 느껴보자.

3일동안 펼쳐지는 전시회에는 옹기의 멋 말고도 나전칠기나 손바느질, 도자기, 천연염색 등 우리 조상들이 지켜온 은은한 멋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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