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해 지역 기관 단체장들이 매주 수요일, 화전 도서관 지하 밴드연습실에서 색소폰 모임을 갖고 있다. 사진 맨 왼쪽부터 남해문화원 이우학 강사, 남해우체국 강덕선 우체국장, 해성중학교 강상용 교사, 남해문화원 이호균 원장, KEPCO(한국전력) 남해지점 배태준 지점장, 농협남해군지부 박성면 지부장, 남해경찰서 윤외출 서장
매주 수요일, 화전도서관 지하 밴드연습실에서 연주 연습중인 꽃중년들의 아름다운 색소폰 소리가 계단을 타고 들려온다.

사회에서는 동료, 혹은 부하직원들로부터 존경받는 직장인으로 한 가정에서는 어엿한 가장으로 더 바랄 것 없는 만족한 삶을 살고 있는 남해 지역 기관 단체장들이 그간 업무적으로 만나왔던 관내 기관 단체장들과 딱딱한 관계를 허물고 함께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기 때문.

기관장 색소폰 모임에서 실질적인 지도는 해성중학교 강상용 교사가 맡고 있으며 단원들로는 남해우체국 강덕선 국장을 비롯해 남해경찰서 윤외출 서장, KEPCO(한국전력) 남해지점 배태준 지점장, 남해문화원 이호균 원장, 농협남해군지부 박성면 지부장, 남해문화원 이우학 강사가 있다.

이들은 오는 15일 남해문화원에서 개최하는 실버가요제에서 그간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일 예정으로 차후 기관장협의회 ‘송년의 밤’ 행사에서 또 한번 실력을 뽐낼 계획이다.

농협남해군지부 박성면 지부장은 “처음에는 악보도 못 봤는데 지금은 엉터리 연주이긴 하지만 한 두곡 정도는 거뜬히 해낸다”며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갈수록 재미도 느끼고 새로운 세계를 만난 것 마냥 한껏 들뜨게 된다”고 말했다.

KEPCO(한국전력) 남해지점 배태준 지점장은 “악기를 배우면서 술자리를 피했다”며 “색소폰을 익히기 위해 매번 앉아서 연습을 했는데 이젠 허리도 아프고 목도 쉬는 것 같다”고 불평 아닌 불평을 늘어놓아 단원들의 웃음을 샀다.

일주일에 한번 씩 모여 2시간 씩 꾸준히 연습해 온 그들은 가족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줘 힘이 된다면서 색소폰 연주 실력이 어느 정도 쌓이면 사전에 계획해 뒀던 공연 이외에 불우이웃들을 위해 복지시설 자체행사 등에 찬조 출연해 공연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취재를 마치며 돌아서는 길, 색소폰 연주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기관 단체장의 눈동자와 손가락 이외에 뜻밖에 한 가지가 눈에 들어온다.

다름 아닌 기관 단체장들의 발이다.

멜로디를 내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손가락과 함께 기관 단체장들의 발들도 손가락 장단에 맞춰 까딱까딱 경쾌하게 리듬을 맞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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