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문화재 발굴·보존 필요

▲ 사우스케이프오너스 클럽(골프장) 시공사인 (주)한섬피앤디는 창선면 진동리 234번지 일대를 7개 구역으로 나눠 문화재 지표조사를 실시했다.

남해군 창선 전역이 조선시대 마장문화를 간직한 마장 유적지로 추정된다.

최근 남해군 창선면 진동리 일원인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골프장) 조성사업부지’에서 흥선목마장의 마석장과 말우리로 추정되는 부정형 담장지와 원형 담장지가 발굴됐기 때문이다.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 시공사인 (주)한섬피앤디는 사업시공에 앞서 창선면 진동리 산 234번지 일대를 7개 구역으로 나눠 문화재 지표조사를 실시했으며 지표조사 결과 조사지역 내에서 구석기, 삼국시대의 토기편, 조선시대 자기편, 흥선목장과 관련된 진동리 마거지 등의 유적이 확인돼 (주)한섬피앤디에서는 (재)경상문화재연구원에 시굴조사를 의뢰해 흥선목마장의 마석장과 말우리로 추정되는 부정형 담장지와 원형 담장지를 발굴했다.

남해 마장문화와 관련해 남해군지를 살펴보면 창선 지역에는 질마산(疾馬山)을 비롯해 목초골(牧草谷, 옥천), 마제당지(馬際堂址, 옥천), 감목관지(監牧官址, 상죽), 목장지(牧場址, 상죽), 점마장(點馬場, 상죽), 말덤벙(광천), 목마장(牧馬場, 신흥), 마안산(馬鞍山, 연곡), 질마재(疾馬嶺, 연곡) 등 지명이 말과 연관된 곳이 많다고 기록하고 있으며 말을 사육하기 위해 풀, 물, 점검, 관리를 위한 곳이 구분되어 있고 국마를 사육했기 때문에 제(祭)까지 지낸 사당이 있었다고 전하고 있다.

2주 전 목마장 관련 보도를 접한 몇몇 창선 주민들은 “수산리에서 부윤 1리 길목이 목마장터라는 얘길 듣기도 했다”며 관심을 표현했으며 어떤 어르신은 “창선 전역이 목마장터였다. 동네마다 산 밑에 울담이 있었다”며 “전 야산에 방목해 키웠다”고 말했다.

▲ 창선 진동리 문화재 발굴 조사와 관련해 장포마을 하찬실 어르신은 산능성이 너머에 목마장터가 있었다며 가리키고 있다.

창선면 진동리 장포마을 하찬실(87) 어르신은 “장포는 옛날에 군마지였다. 우리 동네 우승고지 뒤가 바로 말목장터였다”며 “웃대어른들 한테 듣고 자라 안다”고 말했다.

또한 “옛날에 말우리를 돌로 쌓았는데 선인들은 동네 쪽에 말이 못 들어오도록 담을 쌓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장포마을 하찬실 어르신과 박무경(80) 어르신은 “지금은 도로가 나서 차가 다니는데 우리 마을인 장포에서 수산으로 넘어가는 고개가 있는데 거길 목장재라 불렀다”며 동네 목장터와 관련해 구전되어 오는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박무경 어르신은 “한창 공사중인 곳이 곧 골프장이 된다는데 어딘가 모르게 마음이 씁쓸하더라”며 “남해가 발전되는 것도 좋지만 우리 지역 역사도 잘 보존되었으면 한다”고 염려했다.

▲ 장포마을 어르신들이 창선지역 마장 유적과 관련해 지도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와 관련해 행정에서는 “문화재 발굴 조사가 11월 말까지 90% 마무리가 됐다. 골프장 편입 부지 중 미보상 지역이 있어 발굴 조사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며 “문화재 보존 가치가 있는 지역은 보존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스케이프오너스 클럽 시공사인 (주)한섬피앤디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문화재 발굴 조사가 완료된 지역은 공사가 진행 중에 있다”며 “조사를 통해 발굴된 문화재는 이전 복원하거나 일부는 원형 보존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문화재 발굴 조사가 잠시 중단됐는데 중지된 지역은 곧 매입해 발굴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창선면 진동리 일원 문화재 발굴 조사를 맡은 (재)경상문화재연구원은 이번 유적지 조사를 통해 조선시대 마장의 구조 및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학술 자료를 확보하게 되었다며 차후 남해 창선면 일대의 마장과 관련된 유적에 대한 학술조사가 실시된다면 남해지역의 조선시대 마장문화에 대한 학술적 근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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