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해고 학생들이 참여한 ‘2010 기아체험 24시간’ 홍보 포스터
지난 11월 13일부터 14일까지 서울에서는 전국의 초·중·고 학생을 포함한 15000여명의 인원이 참가한 가운데 ‘2010 기아체험 24시간’이라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서울 송파구 잠실 체육관에서 열린 이 행사는 빈곤, 질병, 전쟁 등의 어려움으로 고통 받는 지구촌 이웃들을 기아체험을 통해 간접적으로 느껴보고, 굶주림의 기쁨과 나눔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마련됐다.

남해고등학교에서도 이 의미있는 행사를 위해 몇몇 학생들이 발벗고 나섰다.

남해고 환경부장이자 영어를 가르치시는 정경근 선생님이 수업시간 중 학생들에게 ‘2010 기아체험 24시간’이라는 행사가 열린다는 것을 알려 주며 “관심 있는 학생은 한 번 체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계기가 돼 많은 학생들은 기아체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그 중 11명의 학생들이 지난 13일 새벽, 첫 차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이날 행사는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메리카의 다섯 개 팀으로 나뉘어 ‘굶주린 아우성’이라는 프로그램을 포함해 ‘나에게 쓰는 편지’, ‘잠자리 복불복’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들과 함께 진행되었다. 그리고 참가자들에게는 24시간 동안 500ml 생수 단 두 병만 제공되어 기아체험의 취지를 다시 한 번 상기 시켰다.

기아체험을 다녀온 남해고 2학년 조아진 학생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서울로 올라가는 길에 들린 휴게소에서 음료수를 한 병 사서 갖고 입장했는데, 들켜서 압수당했다. 그 순간 기아체험을 하러 왔다는 것이 실감나더라”라고 말해 주위 사람들을 웃음 짓게 했다.

남해고 전교 회장을 맡고 있는 2학년 이지혜 학생은 “나는 하루에 세끼를 다 챙겨먹어도 배가 고파서 투정을 부리는데, 아프리카에 있는 난민들은 하루 세 끼는 커녕, 메마른 곳에 살면서 깨끗한 물을 마시는 것조차도 힘이 들 텐데 그동안 투정을 부리던 내가 새삼 부끄러워졌다. 그리고 차가운 바닥에 침낭을 깔고 자면서 여러 번 잠을 설쳤는데 이보다 더 차가운 바닥에서 침낭도 없이 잘 그들을 생각하니 가슴 한 쪽이 미어졌고 더불어 자기반성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번 기아체험에 동기를 제공했던 남해고 정경근 선생님은 “학생들이 뜻 깊은 행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참 기특하더라”며 “청소년 시절, 아이들이 자신보다 어려운 환경에 처한 제3세계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것은 보다 뜻 깊은 경험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리가 사는 남해와는 거리가 먼 서울에서 진행되는 행사이다 보니 많은 학생들이 가지 못하는 아쉬움에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이번 특별하면서도 뜻깊은 기아체험으로 너도나도 관심을 가지고 행사에 관한 정보를 찾아보는 동안 참가한 학생들 뿐만 아니라, 직접 참가하지 못했던 학생들에게도 제3세계에 사는 우리 지구촌 이웃들을 다시 한번 머리에 그리고 가슴에 새겨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던 뜻깊은 체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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