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남해의 자연은 참으로 ‘신기’하다.

하루에 몇 번을 지나치던 곳인데도 때론 바쁜 일상에 밀려 때론 복잡한 심사에 밀려 그냥 지나는 풍경인 것 같다가도 이런 장면을 볼 때면 마치 ‘명화’를 접할 때 느껴지는 전율마저 느끼게 하니 말이다.

얼마 전까지 세상 모든 빛을 다 튕겨낼 것 같이 격정적인 신록의 빛을 내뿜던 저 숲이 어느새 가을햇살과 벗하며 이내 따사롭고 편안하고 보드라운 느낌으로 가득하다.

저 푸른 하늘엔 때론 먹구름이 끼기도 하고 바다는 바람을 받아 화난 얼굴로 바뀌어도 언제나 그 곁을 지키며 ‘급하지도 느리지도 않게’ 그렇게 그 자리에서 새로운 느낌을 전하는 저 숲처럼…. ‘사람도 저 숲을 닮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저 숲에 담긴 내 고향 남해의 늦가을 빛, 따사롭고 편안하고 보드라운 저 빛의 느낌을 닮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

메마른 가지에 새순이 돋아날 때의 신선함을, 한여름 눈이 아릴 정도로 격정적인 그 열정을, 그러다가도 어느새 따사롭고 편안하고 보드라운 저 숲을…. 저 숲 속 그 빛을 닮고 싶다. 삼동면 물건마을 물건방조어부림에서….

/사진 : 독자 배치훈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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